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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양념은 거들 뿐…기본기 탄탄 ‘족발의 정석’

부전동 ‘수호족발감자탕’

  • 국제신문
  •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
  •  |  입력 : 2018-07-25 18:46:51
  •  |  본지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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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콜라겐 풍부한 국내산 돼지 사용
- 20가지 한약재 가루 넣고 삶아
- 마늘 등 양념 넣고 다시 90분 푹

- 매콤달콤 불족발·새콤 냉채족발
- 보쌈김치와 환상 항정살 수육
- 덤으로 주는 담백깔끔 감자탕 등
- 불볕더위 이겨낼 돼지고기 풍미

연이은 불볕더위에 하루하루가 힘들다. 여름이니 더운 게 당연하지만 숨 쉴 틈 없이 덥기만 한 날씨를 이겨내기가 쉽지 않다. 이럴 땐 끓이거나 굽는 등 직접 가열해서 먹는 요리는 먹고는 싶은데 아무래도 집에서 하기는 힘겹다. 자연스럽게 맛집을 찾게 된다. 족발은 이미 다 삶아져 상에 오를 땐 먹기 좋을 정도의 온도로 식어 있다. 거기에 구수하게 끓여나온 감자탕까지 더해지면 떨어진 기운을 돌아오게 할 만하다.
아래에서 감자탕을 끓여가면서 위에 얹은 보쌈, 오리지널 족발, 불족발 등을 즐길 수 있다.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수호족발감자탕(051-807-7800)’은 족발을 시키면 감자탕이 함께 제공되는 곳이다. 아무리 덤이 좋다지만 족발이 맛이 없다면 사실 뭘 더 준다 해도 의미는 없다. 그래서 거두절미하고 족발부터 맛봤다. 이곳에선 족발용으로 제일 맛있는 돼지 앞발과 그보다는 가격이 저렴한 뒷발 중 선택할 수 있다. 발톱부터 무릎까지를 장족이라고 하는데 이 부분만을 고집한다. 단족은 발가락부터 발목까지만을 말한다. 흔히 족발에는 전지살(앞다릿살)을 쓴다는 말도 많이 하는데, 전지는 다리와 몸통이 붙는 부위의 살을 뜻하는 말이라 부위가 다르다. 그리고 이곳에선 한 농가에서만 길러 출하하는 돼지를 사용한다. 그래야 고기의 질이 좋거나 나쁘거나 하는 기복 없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조래영 대표는 “돼지 앞발은 콜라겐이 풍부해 쫄깃하게 씹는 맛이 좋다. 매일 받아오는 국내산 돼지족의 혈에 발골칼로 칼집을 내고 마사지하듯 위에서 아래로 꾹꾹 눌러 핏물을 완전히 뺀다”고 했다. 1시간 남짓 찬물에서 해야 제대로 밑작업이 된다. 돼지 비린내나 잡내를 나게 하는 것은 돼지의 피와 신선하지 않은 지방이므로 원인을 제거하는 세심함이 필요하다.

족발에서 나는 특유의 향은 한약재를 같이 삶기 때문이다. 보통 족발에 들어가는 한약재는 계피, 감초, 황기, 팔각 등으로 이를 포함해 20가지의 한약재를 가루로 만들어 쓴다. 여기에 마늘, 생강, 파인애플, 배 등을 넣고 간장, 설탕을 더한 뒤 잡내를 제거한 장족을 넣어 함께 끓인다. 양념 물이 끓을 때 족발을 넣고 90분 정도 삶으면 색과 맛이 완성된다. 조 대표는 “이전에 삼겹살집 13년, 돼지국밥집 5년을 통해 돼지를 어떻게 다루는지를 터득했다. 돼지고기 관련 장사를 오래 해서도 그렇지만 돼지고기만의 부드러움을 좋아한다”며 재료와 조리법에 자신감을 보였다.

앞다리와 뒷다리 중 선택할 수 있는 오리지널 족발. 족발의 기본에 충실하다.
이렇게 삶은 족발은 맛의 균형이 좋았다. 살에 은은하게 배어 있는 한약재의 향, 간장 등으로 양념해 순하게 간이 밴 살코기, 갈색의 쫄깃한 껍질까지 족발에서 기대하는 맛을 잘 뽑아냈다. 잡내도 전혀 없고 향신료도 과하지 않아 호불호가 없을 만한 맛이었다. 족발이 기본을 갖췄으니 거기에 매운 양념을 묻혀 훈제로 불향을 입힌 불족발이나 완전히 식혀 얇게 썰어 다양한 채소와 곁들여 먹게 한 냉채족발 모두 괜찮았다. 불족발 소스는 토마토, 채소, 사과, 파 등 10여 가지를 섞어 만들어 내 매콤달콤하면서 연한 신맛까지 줘 질리지 않았다. 양념이 너무 강하면 금방 물릴 수 있으므로 적절한 양념 양을 고민한 듯했다. 특히 냉채족발의 겨자 소스는 코를 자극하는 강한 식초 향이 났는데 정작 먹어보니 부드럽고 꼬리가 긴 신맛이 났다. 파인애플 등 소화를 돕는 과일을 갈아 넣어 15일 이상 숙성하면서 완성한 맛이다. 농도는 마치 미숫가루처럼 숟가락으로 뜨면 부드럽게 주르륵 떨어질 정도라 채소와 족발에 착 잘 달라붙었다. 수육은 이곳에서 항정살로 만들어낸다. 항정살 수육은 아주 부드러워서 무를 꼬들꼬들하게 절여 매일 만드는 보쌈김치와 잘 어울렸다.

15일 이상 숙성한 겨자 소스를 뿌려먹는 냉채족발은 상큼한 맛으로 여름에 더욱 인기다.
감자탕은 덤으로 주는 거지만 제대로 끓여냈다. 등뼈와 목뼈를 한두 시간 흐르는 찬물에 넣어 핏물을 빼고 한 번 끓여서 그 물은 버리고 뼈를 찬물에 씻는다. 이 과정에서 뼈를 자르면서 생겼던 가루나 피, 필요 없는 지방 등이 다 씻겨나가서 잡내가 제거된다. 이렇게 한 뼈에 다시 물을 붓고 된장과 각종 양념을 넣어 끓여낸다. 뼈에 붙은 고기는 아주 부드러운데 국물은 끈적하기보다는 담백하고 깔끔했다. 조 대표는 “감자탕이나 카레, 미역국은 끓인 당일보다 하루 지난 다음 날 훨씬 깊은 맛이 있다. 그래서 완성된 감자탕을 그대로 얼렸다가 손님상에 내기 직전 다시 끓여 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 국물은 담백하고 깔끔하게 유지되면서 뼈에 붙은 살은 하루 동안 국물을 머금어 훨씬 더 부드러워진다. 족발과 감자탕, 수육까지 돼지고기의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어 좋았다.

글·사진=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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