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낯설던 수구레국밥 30년 고수…“깊은 국물 맛은 남편 어간장 덕분”

가야동 가야포차선지국밥 본점

  •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  |   입력 : 2019-05-08 18:47:33
  •  |   본지 20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수백 명 문전성시… 분점도 22곳
- 기부·무료급식 봉사 등 나눔 적극

- 쫄깃 꼬들 식감 좋은 수구레국밥
- 방송서 음식 알려지며 더 인기 끌어
- 비린내 없이 시원한 선지국밥은
- 한우 피로만 만든 선지가 비결

- 소고기 황태 넣은 특제 간장 사용
- 직접 담아 4000㎡ 부지서 숙성
- 소금 간 때보다 한층 맛 깊어져

‘잘되는 식당은 이유가 있다’. 부산 부산진구 가야동 가야포차선지국밥 본점(051-894-6921)을 취재하고 든 생각이다. 흔하디흔한 국밥 메뉴로 30년간 불황을 몰랐다는 식당. 부산·경남지역에 22개의 분점을 낸 식당. 그 국밥집이 ‘대박’ 난 비결을 알아봤다.
   
부산 부산진구 가야동 가야포차선지국밥의 대표 메뉴인 선지국밥(왼쪽)과 수구레국밥.
식사하기엔 애매한 오후 3시쯤 가야포차선지국밥 본점을 찾았다. 여느 식당의 점심시간을 방불케 할 정도로 택시들이 식당 앞을 꽉 막고 있었다. 부산 전역을 누비는 택시 기사들이 선호하는 식당이라면 일단 믿을 수 있다. 식당 안에는 다양한 연령층의 손님이 테이블을 거의 채우고 있었다. 24시간 영업하는 가야포차선지국밥 본점은 식사 시간이 따로 없을 정도로 어느 때 가도 붐빈다. 하루에 방문하는 손님이 800~1000명에 이른다.

   
최비결 사장이 맛의 비결인 직접 담은 간장을 보여주고 있다.
가야포차선지국밥은 선지국밥(5500원)과 수구레국밥(6500원)이 주메뉴다. 안주로 수구레무침, 오삼불고기, 오돌뼈, 닭갈비, 돼지석쇠구이도 준비돼 있다. 상호에는 선지국밥이 표기돼 있지만, 손님 중 80%는 ‘수구레국밥’을 주문한다. 수구레국밥은 선지국밥에 수구레를 넣어 끓인 국이다. 수구레는 소의 가죽과 살코기 사이의 부위로 쫄깃쫄깃한 식감이 특징이다. 선지국밥은 콩나물과 무, 선지를 넣어 시원하고 칼칼하다. 한우로 국을 끓이고 돼지가 아닌 소 피로 만든 선지를 써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 수구레국밥은 여기에 수구레를 추가해 풍부한 기름 맛과 향이 난다.

부산에서 수구레국밥은 낯선 음식이었다. 가야포차선지국밥 최비결(58) 사장은 고향인 경남 마산에서 어릴 적 먹던 수구레국밥을 30년 전 부산에서 국밥집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판매했다. 그러다 몇 년 전 KBS 예능프로그램 ‘1박 2일’에서 경남 창녕시장 수구레국밥이 소개된 이후 수구레국밥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수구레국밥을 먹으러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이 크게 늘었다.

“부산에서 수구레국밥을 파는 식당이 우리하고 용호동 식당하고 두 곳밖에 없었어요. 방송에서 수구레국밥이 소개되고 난 뒤에 전국적으로 확산했죠. 오랫동안 한 우물 판 노력을 언젠간 알아주는구나 싶었습니다. 요즘은 수구레 수요가 많아서 가격이 많이 올랐고, 물량이 죄다 서울로 가서 구하기 힘들어요. 우리는 오랜 거래처가 있으니 안정적으로 공급받고 있지요.”

   
부산 강서구에 있는 간장 장독들.
가야포차선지국밥 최 사장은 30년 전 처음 국밥집을 개업했다. 위치를 옮기며 몇 번 상호를 바꿨지만 메뉴는 거의 같았다. 숫한 식당이 개업과 폐업을 반복하는 동안 최 사장의 국밥집은 불황을 몰랐다고 한다. 최 사장은 “음식하는 게 항상 재미있고, 손님들과 관계가 좋아서 그런 것 같다”고 했다. 동서대 앞에서 ‘냉정포차’라는 이름으로 장사할 때는 동서대 학생들과 관계가 돈독했다. 2011년 가야동 현 위치로 이전해 ‘가야포차선지국밥’으로 개업한 이후에도 부모가 된 동서대 학생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찾아온다.

잘나가던 가야포차선지국밥이 더욱 성황을 이루게 된 계기가 있다. 최 사장의 남편 한장현 씨가 한가네비결식품을 창업해 직접 담은 간장을 가야포차선지국밥에 공급하면서부터다. 한가네비결식품의 간장은 메주에 소고기 황태 다시마 등을 넣은 ‘어간장’이다. 강서구에 약 4000㎡ 부지를 마련해 장독에 간장을 담는다. 햇볕을 쪼이고 바람을 맞히며 1, 2년 숙성시킨 뒤 비로소 세상에 내놓는다. 지난해에는 특허도 받았다. 보통 간장보다 감칠맛이 뛰어나 국을 끓이면 소금 간을 했을 때보다 깊은 맛이 난다. 가야포차선지국밥의 선지국밥과 수구레국밥의 맛도 한층 깊어졌다. 이 특제 간장을 쓴 이후 손님이 더욱 늘어났다고 한다.

최 사장은 “남편이 암수술을 받은 뒤 자연식에 관심이 생겼다. 소금보다 발효음식인 간장이 건강에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집에서 먹는 음식 간을 직접 만든 간장으로 하기 시작했다. 이후 좋은 음식을 고객과도 나누고 싶어 간장공장을 세웠다. 이윤만 생각했다면 안 할 일”이라고 했다.

수구레국밥과 특제 간장의 인기에 힘입어 가야포차선지국밥은 5년 전부터 분점도 내기 시작했다. 현재 부산과 부산 근교에 22곳의 분점이 있다. ‘나눔’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최 사장은 매년 가야동에 1000만 원가량 기부하며 매주 수요일 농아인을 위한 무료급식 봉사를 하고 있다.

글·사진=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실속 없는 ‘국제기구 인증’ 혈세 붓는 기초단체
  2. 2100억대 체임 국제신문 대주주, 국감 증인 채택
  3. 3‘부캉이’는 무태상어 아닌 흑상어…수과원 근접영상 분석 최종 확인(종합)
  4. 4부산 전셋집 1년새 11%↓…매물가뭄 심화에 세입자 울상
  5. 5‘경영난’ 태종대 집와이어 재개장…이용료 1만 원 낮췄다
  6. 6센텀2지구 속도전…풍산 이전지 주민 경청·토지보상 착수
  7. 7부캉이 떠나도 북항 북적이려면…“원도심 접근성 개선을”
  8. 8기장군수실 1층 이전 ‘없던 일로’
  9. 9[사설] 외국인 400만 시대, 부산은 이제 체류형 관광이다
  10. 10송곳검증 벼르더니…교통·시설公도 싱거웠던 시의회 청문회
  1. 1100억대 체임 국제신문 대주주, 국감 증인 채택
  2. 2송곳검증 벼르더니…교통·시설公도 싱거웠던 시의회 청문회
  3. 3조희대 “국회·대통령의 제청 간섭은 위헌”(종합)
  4. 4여야, 국감서 알래스카 LNG 사업 집중 추궁
  5. 5연일 노무현 때리는 한동훈, 박정희 띄우는 주진우…檢 출신들 속내는
  6. 6이 대통령 "북극항로 시범운항 선박 귀항 부산의 미래 깃발, 신경써달라"
  7. 7‘맹탕 청문’ 의식 부산시의회, 교통·시설公 송곳검증 벼른다
  8. 8[속보]조희대 작심 발언 “국회·대통령은 대법원장 제청에 관여 못 해”
  9. 9부산 민주당 "주진우, 암살자(들) 부산영상위 시사회 사실왜곡 비판"
  10. 10검찰개혁, 중수청장 임명 두고 커지는 집안싸움
  1. 1‘부캉이’는 무태상어 아닌 흑상어…수과원 근접영상 분석 최종 확인(종합)
  2. 2부산 전셋집 1년새 11%↓…매물가뭄 심화에 세입자 울상
  3. 3센텀2지구 속도전…풍산 이전지 주민 경청·토지보상 착수
  4. 4롯데백화점, 업계 첫 외국인 매출 1조 ‘포문’
  5. 5금감원 “AI 해킹 시도 IP 28개 확인”
  6. 6부산 극지해양 전문강사 “현장 능력 키워요”
  7. 7주가지수- 2026년 10월 6일
  8. 8부산 청년기업 ‘DPP(디지털제품여권)’ 국내 첫 상용화
  9. 9부산 아파트 매매 침체일로…해운대·수영·동래만 웃었다
  10. 10부산지역 농지 41%, 외지인이 소유
  1. 1실속 없는 ‘국제기구 인증’ 혈세 붓는 기초단체
  2. 2‘경영난’ 태종대 집와이어 재개장…이용료 1만 원 낮췄다
  3. 3부캉이 떠나도 북항 북적이려면…“원도심 접근성 개선을”
  4. 4기장군수실 1층 이전 ‘없던 일로’
  5. 5전기車 높아진 인기에 예산 동나…부산시, 하반기 1520대 더 지원
  6. 6전재수 시장, 소통 행보…사흘 연속 생중계 회의(종합)
  7. 7“침묵하는 대주주, 대화 자리 나서라”
  8. 8부산중수청장 “정치 중립성·수사 독립성 엄격히 지키겠다”
  9. 9박완수 경남도지사 “행정통합 위해 부울 시장 설득”
  10. 10양산시보건소 일반진료 줄인다
  1. 1롯데, 6위 탈환 사활…3위 싸움 변수로
  2. 2김도영 굳히기냐, 힐리어드·오스틴 뒤집기냐
  3. 3조코비치, 올 첫 우승 눈앞
  4. 4장애인AG 결단식…“金 21개 이상 목표”
  5. 5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6. 6“감독님이 먹으라고” 정수진, 내막 폭로…유도회 “선수관리·운영체계 점검” 사과
  7. 7불안한 모레노호 우즈벡전 반등할까
  8. 8레이예스 200안타 달성에도…롯데, 두산에 4안타 그치며 패배
  9. 9‘손흥민 A매치 한국인 최다 골’ 우즈베키스탄에 2-0 완승
  10. 10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우리은행
부산 야구장 미래는
경기 7시간 전 입장해 쇼핑·식사…종일 즐기는 교세라돔
부산 야구장 미래는
야구 없는 날에도 팬·관광객 북적…도쿄돔 일대는 미니도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