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백 명 문전성시… 분점도 22곳
- 기부·무료급식 봉사 등 나눔 적극
- 쫄깃 꼬들 식감 좋은 수구레국밥
- 방송서 음식 알려지며 더 인기 끌어
- 비린내 없이 시원한 선지국밥은
- 한우 피로만 만든 선지가 비결
- 소고기 황태 넣은 특제 간장 사용
- 직접 담아 4000㎡ 부지서 숙성
- 소금 간 때보다 한층 맛 깊어져
‘잘되는 식당은 이유가 있다’. 부산 부산진구 가야동 가야포차선지국밥 본점(051-894-6921)을 취재하고 든 생각이다. 흔하디흔한 국밥 메뉴로 30년간 불황을 몰랐다는 식당. 부산·경남지역에 22개의 분점을 낸 식당. 그 국밥집이 ‘대박’ 난 비결을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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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부산진구 가야동 가야포차선지국밥의 대표 메뉴인 선지국밥(왼쪽)과 수구레국밥. |
식사하기엔 애매한 오후 3시쯤 가야포차선지국밥 본점을 찾았다. 여느 식당의 점심시간을 방불케 할 정도로 택시들이 식당 앞을 꽉 막고 있었다. 부산 전역을 누비는 택시 기사들이 선호하는 식당이라면 일단 믿을 수 있다. 식당 안에는 다양한 연령층의 손님이 테이블을 거의 채우고 있었다. 24시간 영업하는 가야포차선지국밥 본점은 식사 시간이 따로 없을 정도로 어느 때 가도 붐빈다. 하루에 방문하는 손님이 800~1000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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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비결 사장이 맛의 비결인 직접 담은 간장을 보여주고 있다. |
가야포차선지국밥은 선지국밥(5500원)과 수구레국밥(6500원)이 주메뉴다. 안주로 수구레무침, 오삼불고기, 오돌뼈, 닭갈비, 돼지석쇠구이도 준비돼 있다. 상호에는 선지국밥이 표기돼 있지만, 손님 중 80%는 ‘수구레국밥’을 주문한다. 수구레국밥은 선지국밥에 수구레를 넣어 끓인 국이다. 수구레는 소의 가죽과 살코기 사이의 부위로 쫄깃쫄깃한 식감이 특징이다. 선지국밥은 콩나물과 무, 선지를 넣어 시원하고 칼칼하다. 한우로 국을 끓이고 돼지가 아닌 소 피로 만든 선지를 써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 수구레국밥은 여기에 수구레를 추가해 풍부한 기름 맛과 향이 난다.
부산에서 수구레국밥은 낯선 음식이었다. 가야포차선지국밥 최비결(58) 사장은 고향인 경남 마산에서 어릴 적 먹던 수구레국밥을 30년 전 부산에서 국밥집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판매했다. 그러다 몇 년 전 KBS 예능프로그램 ‘1박 2일’에서 경남 창녕시장 수구레국밥이 소개된 이후 수구레국밥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수구레국밥을 먹으러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이 크게 늘었다.
“부산에서 수구레국밥을 파는 식당이 우리하고 용호동 식당하고 두 곳밖에 없었어요. 방송에서 수구레국밥이 소개되고 난 뒤에 전국적으로 확산했죠. 오랫동안 한 우물 판 노력을 언젠간 알아주는구나 싶었습니다. 요즘은 수구레 수요가 많아서 가격이 많이 올랐고, 물량이 죄다 서울로 가서 구하기 힘들어요. 우리는 오랜 거래처가 있으니 안정적으로 공급받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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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강서구에 있는 간장 장독들. |
가야포차선지국밥 최 사장은 30년 전 처음 국밥집을 개업했다. 위치를 옮기며 몇 번 상호를 바꿨지만 메뉴는 거의 같았다. 숫한 식당이 개업과 폐업을 반복하는 동안 최 사장의 국밥집은 불황을 몰랐다고 한다. 최 사장은 “음식하는 게 항상 재미있고, 손님들과 관계가 좋아서 그런 것 같다”고 했다. 동서대 앞에서 ‘냉정포차’라는 이름으로 장사할 때는 동서대 학생들과 관계가 돈독했다. 2011년 가야동 현 위치로 이전해 ‘가야포차선지국밥’으로 개업한 이후에도 부모가 된 동서대 학생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찾아온다.
잘나가던 가야포차선지국밥이 더욱 성황을 이루게 된 계기가 있다. 최 사장의 남편 한장현 씨가 한가네비결식품을 창업해 직접 담은 간장을 가야포차선지국밥에 공급하면서부터다. 한가네비결식품의 간장은 메주에 소고기 황태 다시마 등을 넣은 ‘어간장’이다. 강서구에 약 4000㎡ 부지를 마련해 장독에 간장을 담는다. 햇볕을 쪼이고 바람을 맞히며 1, 2년 숙성시킨 뒤 비로소 세상에 내놓는다. 지난해에는 특허도 받았다. 보통 간장보다 감칠맛이 뛰어나 국을 끓이면 소금 간을 했을 때보다 깊은 맛이 난다. 가야포차선지국밥의 선지국밥과 수구레국밥의 맛도 한층 깊어졌다. 이 특제 간장을 쓴 이후 손님이 더욱 늘어났다고 한다.
최 사장은 “남편이 암수술을 받은 뒤 자연식에 관심이 생겼다. 소금보다 발효음식인 간장이 건강에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집에서 먹는 음식 간을 직접 만든 간장으로 하기 시작했다. 이후 좋은 음식을 고객과도 나누고 싶어 간장공장을 세웠다. 이윤만 생각했다면 안 할 일”이라고 했다.
수구레국밥과 특제 간장의 인기에 힘입어 가야포차선지국밥은 5년 전부터 분점도 내기 시작했다. 현재 부산과 부산 근교에 22곳의 분점이 있다. ‘나눔’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최 사장은 매년 가야동에 1000만 원가량 기부하며 매주 수요일 농아인을 위한 무료급식 봉사를 하고 있다.
글·사진=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