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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마라 유행의 시작은 ‘훠궈’…대륙의 화끈한 맛 재현

부산진구 양정동 ‘송화강’

  •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  |   입력 : 2019-05-22 19:03:44
  •  |   본지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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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인 사장이 현지서 냄비 공수
- 청경채 쑥갓 당면 버섯 등 넣고
- 샤부샤부처럼 고기 익혀 먹어

- 향신료 ‘마라’ 듬뿍 넣은 홍탕
- 알싸하고 얼얼해 혀 마비되는 듯
- 사골육수 담아낸 백탕으로 달래
- 재료 더할수록 깊고 담백한 풍미
- 독특한 매운 맛에 SNS 입소문

중국 향신료인 ‘마라(麻辣)’의 인기가 뜨겁다. 마라탕 마라족발 마라볶음면 마라삼각김밥 마라샹궈 등 편의점부터 식당가까지 ‘마라’는 요즘 외식업계의 가장 ‘핫’한 키워드다. 마라는 중국 사천지방의 향신료다. 알싸하게 매운맛이 우리 고추장의 매운 맛과 다른 점이다.
   
부산 부산진구 양정동 중국음식점 ‘송화강’의 대표 메뉴 ‘훠궈’. 중국인 사장이 맛부터 냄비, 재료까지 모두 중국 현지의 분위기를 살렸다.
마라 유행의 원조는 ‘훠궈’다. 훠궈는 육수에 야채 고기 해산물 면류 등 다양한 재료를 넣고 데쳐 먹는 중국의 전통 음식이다. 훠궈의 육수는 홍탕과 백탕으로 나뉘는데, 홍탕에 마라가 듬뿍 들어간다. 백탕은 사골 육수다.

부산 부산진구 양정동 ‘송화강(051-851-5584)’은 대륙의 훠궈 맛을 제대로 내는 중국음식점이다. 한국식으로 변형된 훠궈가 아니라, 중국인 사장이 중국 현지의 맛을 한국 손님에게 소개한다. 중국식 훠궈를 먹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매운 맛을 즐기는 젊은 층이 SNS에 ‘입소문’을 내고 있다. 고향 음식이 그리운 중국인들도 자주 찾는다.

송화강 동지혜(37) 사장은 중국 하얼빈 출신이다. 2006년 부산의 무역회사에 취업하면서 한국에 살기 시작했다. 동 사장은 “회사 동료들과 매일 점심을 사먹었는데 메뉴가 짜장면 짬뽕 돼지국밥 등 한정적이라 좀 질렸다. 한국 분들도 새로운 음식을 먹고 싶지 않을까 싶었다. 중국의 다양한 음식을 한국인에게 소개해주고 싶었다”고 개업 동기를 설명했다.

송화강에서 훠궈를 주문하면 우선 냄비 규모에 놀란다. 샤부샤부나 전골을 담는 냄비보다 1.5배는 커 보였다. 송 사장은 “중국인은 큰 걸 좋아한다. 중국 분위기를 내기 위해 중국에서 냄비를 직접 사 왔다”고 했다.

두 사람이 먹기 적당한 훠궈 세트(3만5000원)는 양고기 혹은 쇠고기, 청경채 배추 시금치 쑥갓 콩나물 등 채소, 건두부, 두부피, 버섯, 당면, 옥수수면 등으로 구성됐다. 1만 원을 더 보태면 해산물이 추가된 세트를 맛볼 수 있다.

샤부샤부를 먹을 땐 보통 육수가 끓기 시작하면 채소를 넣고 이후 고기를 하나씩 익혀서 먹는다. 동 사장은 “중국인들은 훠궈를 먹을 때 고기부터 익혀 먹는다. 처음엔 육수의 맛이 깊지 않기 때문에 고기를 익혀야 육수가 맛있어진다. 그 육수에 야채를 넣으면 야채를 맛있게 먹을 수 있다”고 했다.

홍탕에 양고기를 살짝 익혀서 먹어봤다. 얼얼한 매운맛에 혀의 감각이 잠시 마비되는 듯했다. 한국식 매운맛에 익숙한 혀는 마라의 맛을 제대로 감지하지 못했다. 무슨 맛인지 확인하고 싶어 다시 한번 홍탕에 고기를 담갔다. 그렇게 한 점, 두 점 홍탕에 익혀 먹는 고기가 늘어났다. 홍탕은 맵지만 계속 손이 가는 ‘중독성’이 있다.

백탕은 소뼈와 닭뼈를 우려 만든 사골 육수다. 한국인에게도 익숙한 맛이다. 마라의 맛에 얼얼해진 혀를 백탕의 부드러운 맛이 달래준다. 홍탕과 백탕이 반반씩 나오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훠궈 소스 재료들. 깨 소스를 중심으로 좋아하는 재료를 섞어 먹으면 된다.
육수에 익힌 고기와 채소를 특제 소스에 찍어 먹으면 더 맛있다. 소스 재료로는 깨 소스, 땅콩 가루, 삭힌 두부 가루, 숙성한 부추 가루, 고추기름, 파, 고수 등이 마련돼 있다. 각각 재료가 낯선 한국 손님을 위해 깨 소스를 중심으로 모든 재료를 조금씩 담아준다. 소스 맛이 익숙해지면 뷔페식으로 준비된 재료를 취향에 맞게 가져다 먹으면 된다. 샤부샤부의 달곰한 땅콩소스에 비해 훠궈 소스는 짜고 고소한 맛이 어우러져 묵직하다.

훠궈 재료 중 하나인 중국당면은 요즘 인터넷에서 인기가 높다. 특유의 쫄깃쫄깃한 식감이 마니아를 양산하고 있다. 한국에서 유통되는 중국당면은 백색의 넓적한 모양이 많은데, 송화강의 중국당면은 노란색에 가깝고 굵은 칼국수 면처럼 생겼다. 한국에서 볼 수 있는 면보다 더 쫄깃하고 맛있어 동 사장이 중국에서 직접 공수한다. 훠궈 육수는 처음엔 심심한데 재료가 더해질수록 깊고 담백해진다. 중국당면은 중간중간 넣어 먹고, 마지막에 남은 육수엔 옥수수면을 넣어 먹으면 궁합이 잘 맞다.

송화강에는 훠궈 말고도 한국에서 쉽게 보기 힘든 중국 음식이 많다. 한국 생활 10년이 넘은 동 사장이 한국인 입맛에 맞는 중국 음식만 골라 메뉴에 넣었다. 궈보러오(중국 탕수육), 쉬즈러오펀(야채와 돼지 등심살을 요리한 사천요리), 커오즈오즈(돼지 허벅지살 조림), 마라샤오롱샤(민물가재 조림), 샹라양파에(양갈비 튀김) 등 다양한 음식에 도전해보자. 점심땐 위샹러오스덮밥, 마파두부덮밥, 가지덮밥, 고추잡채덮밥 등 덮밥류를 저렴하게(6000원) 판매한다. 중국식 짜장면과 물만두도 별미다.

글·사진=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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