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기름·일본서 공수한 황동솥
- 발화점 높이고 기름 온도 유지
- 소리까지 맛있는 식감의 비결
- 덮밥 받으면 튀김은 접시로
- 밥에 ‘온천계란’ 터뜨리고
- 달곰·짭조름한 간장으로 비벼
- ‘토마토’ 조합 땐 느끼함 싹 잡아
- 시원한 생맥주 곁들이면 좋아
- ‘모밀정식’은 여름철 한정 판매
‘신발을 튀겨도 맛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어떤 식자재라도 튀김옷을 입혀 기름에 튀기면 다른 조리법으로 요리했을 때보다 맛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튀김은 그리 쉬운 조리법이 아니다. 누구나 할 순 있지만, 잘하는 경지까지 도달하려면 상당한 노하우가 필요하다. 튀김옷의 두께, 기름 온도, 튀기는 시간에 따라 완성도가 하늘과 땅 차이다.
| |  |
| 붕장어와 새우 가지 단호박 계란 튀김 등이 제공되는 ‘스페셜텐동’. 텐동과 어울리는 생맥주를 200㎖ 사이즈로도 판매한다. |
부산 수영구 망미동 ‘코카모메(010-9661-1754)’가 일본식 튀김덮밥 ‘텐동’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서른 살 동갑내기 부부가 지난 3월 망미중앙시장 근처 골목길에 작은 텐동집을 열었는데 알음알음 입소문이 나 평일과 휴일 가리지 않고 항상 대기 줄이 있다.
텐동은 일본식 튀김덮밥이다. 소스를 뿌린 밥 위에 몇 가지 튀김을 얹은 음식이다. 코카모메의 튀김은 바삭바삭한 식감이 돋보인다. 요리를 담당하는 남편 심지훈 대표는 “일본과 한국의 유명한 텐동집을 찾아가 직접 먹어 보고 연구했다. 일본 튀김은 조금 눅눅한 편인데 한국인은 바삭한 식감을 좋아한다. 최대한 바삭하게 튀기기 위해 기름 온도와 조리 시간을 조율하고 있다”고 했다. 튀김 기름에 참기름을 첨가해 발화점을 높인 것도 바삭한 식감을 내는 비결이다. 일본에서 공수한 ‘황동솥’도 한몫한다. 열 전도율이 좋아 열이 고루고루 잘 퍼지고 일정한 기름 온도를 유지할 수 있다.
코카모메는 ‘코카모메텐동’ ‘에비텐동’ ‘스페셜텐동’ ‘리틀텐동’ 등 네 종류의 텐동 메뉴를 판매한다. 코카모메텐동(9000원)은 새우, 가지, 연근, 단호박, 김, 온천계란, 꽈리고추 튀김이 밥 위에 올라가 있다. 재료의 신선도를 가장 중요시하기 때문에 계절에 따라 신선도가 달라지는 연근과 꽈리는 고구마 등 다른 재료로 대체되기도 한다.
텐동을 받으면 밥 위에 올라간 튀김을 하나씩 꺼내 빈 접시에 옮겨 놓아야 뜨거운 밥에 눅눅해지는 것을 방지하고 끝까지 바삭한 식감을 즐길 수 있다. 밥은 테이블에 마련된 간장 소스와 ‘온천계란’을 터뜨려 비벼 먹으면 맛있다. 온천계란은 일본 온천마을에서 뜨거운 온천수에 익혀 먹는 계란에서 따왔다. 코카모메는 온천물에 익힌 계란 맛을 내기 위해 80~85도 물에 계란을 살짝만 익힌다. 끓는 물에 삶은 계란보다 부드럽기 때문에 밥에 비벼 먹기 좋다. 간장은 코카모메가 자랑하는 ‘특제소스’다. 간장에 채소 등 비법 재료를 첨가해 다시 끓여 텐동에 제일 어울리는 맛을 찾았다. 달곰하면서 짭조름한 감칠맛이 일품이다.
| |  |
| 온천계란 튀김을 터뜨리고 간장을 넣어 비빈 밥과 튀김을 함께 먹으면 된다. |
간장계란밥과 튀김을 함께 먹어봤다. 무엇보다 내실을 기한 재료가 눈에 띄었다. 튀김옷을 입힌다고 눈속임을 하지 않고, 튼실하고 신선한 재료를 사용했다. 겉에 입힌 튀김옷은 바삭하고 안의 재료는 촉촉했다. ‘튀김의 정석’이었다. 새우튀김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새우의 크기가 상당히 컸고, 머리와 내장을 미리 손질해놓아서 따로 발라내지 않고 통째로 먹으면 됐다. 새우를 좋아한다면 코카모메텐동에서 가지를 빼고 새우 2마리를 더 넣어 새우 4마리를 먹을 수 있는 ‘에비텐동(1만1000원)을 선택하면 된다.
이름처럼 특별한 ‘스페셜텐동(1만4000원)’도 있다. 코카모메텐동에 붕장어(바닷장어) 한 마리가 추가된 메뉴다. 냉동이 아닌 생물 붕장어를 매일 사서 쓰기 때문에 재고를 남기지 않기 위해 하루에 10~20그릇 한정으로 판매한다. 30㎝ 길이의 붕장어 한 마리를 통째로 튀겨서 제공하기에 시각으로 먼저 압도된다. 붕장어 튀김은 잘라 먹어도 되지만 자르면서 튀김옷이 벗겨질 수 있어 통째로 베어 먹으면 가장 맛있다.
| |  |
| 여름을 맞아 모밀정식도 출시한다. |
여름철에는 ‘모밀정식’도 판매할 예정이다. 텐동 간장양념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제조한 간장 소스에 모밀을 적셔 먹고, 바삭한 튀김을 함께 즐길 수 있다. 튀김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새콤달콤한 ‘코카모메 토마토(3000원)’를 곁들이면 질릴 겨를 없이 텐동을 끝까지 만끽할 수 있다. 생맥주 200㎖를 제공하는 ‘한 모금 생맥주(3000원)’는 점심시간 텐동을 먹을 때 ‘영혼의 단짝’이다.
아내 강수지 씨는 “욕심 없이 손님 한 분 한 분께 최선을 다하고 싶다. 최상의 맛을 제공하기 위해 손님이 오시면 바로 음식을 만들기 시작한다. 나오는 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해해달라”고 했다. 일요일 휴무.
글·사진=박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