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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인증샷 부르는 ‘입 속 바캉스’

  •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  |   입력 : 2019-07-10 18:49:23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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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수'의 계절이 왔다. 찌는 듯한 더위도 이가 얼얼할 만큼 차가운 빙수를 먹을 땐 잠시 잊는다. 빙수는 계속 진화해 왔다. 수동 제빙기로 간 얼음 위에 달곰한 통팥을 얹은 단순한 모양의 팥빙수로 시작해 지금은 얼음과 온갖 재료가 ‘콜라보’하고 있다. 가격도 3000원대부터 수만 원대까지 각양각색이다. 호텔에서 즐길 수 있는 최고급 ‘가심비 빙수’와 저렴한 가격으로 높은 만족도를 얻을 수 있는 ‘가성비 빙수’를 각각 알아봤다.
   
부산 기장군 힐튼부산 맥퀸즈 라운지에서 판매하는 망고빙수(앞)와 클래식 팥빙수. 힐튼부산 제공(왼쪽), 부산 남구 남천동 보성녹차팥빙수의 팥빙수. 팥 위에 뿌린 녹차가루가 매력적이다. 박정민 기자
◇ 3만 원의 품격, 특급호텔 빙수

‘호텔 밥값만큼 비싼 빙수를 먹는 사람이 있을까’ 싶지만 의외로 인기가 많다. 서울 한 특급호텔에선 한 그릇에 5만4000원 하는 빙수가 하루 200그릇이나 팔린다. 부산에도 호텔 빙수 바람이 분다. 부산 특급호텔들은 저마다 특색 있는 빙수를 내놓았다. 고급 재료를 사용해 먹기 아까울 정도로 멋을 부린 빙수들이 소비자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파크하얏트의 팥빙수(위), 해운대그랜드호텔의 샤인머스켓빙수.
힐튼부산에선 ‘망고빙수(3만8000원)’가 대표 빙수다. 곱게 간 우유 얼음에 부드럽고 달콤한 애플망고 과육을 듬뿍 넣고, 망고퓌레, 솜사탕, 견과류를 곁들여 먹을 수 있게 했다. 함께 제공되는 팥은 팥빙수의 아쉬움을 달래주고, 마카롱과 망고 아이스크림은 다채로운 맛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값비싼 애플망고가 듬뿍 들어간 데다 시원하게 펼쳐진 기장 앞바다가 보이는 힐튼부산 맥퀸즈 라운지에서 망중한을 즐길 수 있어 새로운 소비 추세인 ‘가심비’를 만족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클래식 팥빙수(3만3000원)’는 곱게 간 우유 얼음과 팥, 쫀득한 떡이 어우러진다. 견과류와 바닐라 아이스크림, 마카롱도 함께 제공돼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파크하얏트 라운지에서는 다양한 토핑으로 멋을 낸 빙수 4종을 선보인다. 파란색 우유 얼음에 파인애플 블루베리 초콜릿 토핑을 얹고 솜사탕으로 장식한 ‘오션빙수’를 비롯해 우유 얼음에 수박, 블루베리, 수박 모양의 아이스크림, 팝핑 초콜릿으로 장식한 ‘수박빙수’가 있다. 망고 우유 얼음에 신선한 망고와 망고 머랭, 구운 아몬드, 초콜릿 등 토핑을 올린 ‘망고빙수’, 단팥과 인절미, 쿠키가 조합을 이룬 ‘팥빙수’도 있다. 가격은 모두 3만5000원.

해운대그랜드호텔 1층 로비라운지 라운드는 빙수 3종을 준비했다. 올해 눈에 띄는 빙수는 ‘귀족 포도’라 불리는 샤인머스켓을 듬뿍 넣은 ‘샤인머스켓빙수(3만7000원)’다. 강한 단맛과 아삭한 식감이 특징이며 껍질째 먹는 과일이다. 국산 팥과 오곡가루의 고소함이 가득한 전통팥빙수(3만1000원)도 있다. 부산웨스틴조선호텔은 로비 파노라마 라운지에서 여름 빙수 프로모션으로 수박빙수(3만9000원)와 청포도빙수(3만9000원)를 판매한다. 수박과 청포도를 통째로 갈아 즙을 얼린 뒤 눈꽃 빙수로 만들었다. 부산롯데호텔 1층 라운지는 지난해보다 1종 추가해 빙수 3종을 선보인다. 망고빙수는 4만2000원, 전통빙수는 3만5000원, 베리빙수는 4만2000원이다.


◇ 3000원의 만족, 부산 대표 빙수들

   
용호동할매팥빙수의 팥빙수(위), 연운당의 토마토빙수.
빙수는 역시 잘 삶은 팥이 생명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여름이면 문턱이 닳도록 드나드는 팥빙수 맛집이 부산에 두 곳 있다. 남구 용호동 ‘용호동할매팥빙수’와 수영구 남천동 ‘보성녹차팥빙수’다. 두 곳은 모두 빙수로는 ‘팥빙수’ 한 가지 메뉴만 판매한다. 가격은 3000원으로 1일 1팥빙수도 가능한 부담 없는 금액이다. 오래된 단골은 물론이고 여름이면 전국에서 맛을 보겠다고 몰려드는 양대 팥빙수 맛집의 매력은 무엇일까.

용호동할매팥빙수는 기본에 충실한 맛이다. 멋이 없는 것이 멋이라고 할 수 있다. 투박하지만 ‘팥빙수’ 하면 떠올리는 전형적인 맛과 외양이 매력이다. 팥빙수는 주문하면 바로 나온다. 우유 얼음보다는 다소 거칠어 알갱이가 느껴지는 얼음에 직접 삶아 알이 씹히는 팥을 듬뿍 올려준다. 여기에 달곰한 과일청 한 스푼으로 ‘화룡점정’을 한다. 시간 없고 주머니 가벼운 서민들이 잠시 더위를 식히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팥빙수다.

보성녹차팥빙수는 용호동할매팥빙수와 비슷한 면이 많다. 다른 점은 팥 위에 녹차가루를 뿌려준다는 것이다. 녹차의 향긋함이 팥의 풍미를 더욱 돋보이게 만든다. 무엇보다 보성녹차팥빙수는 매장 인테리어가 매력적이다. 매장 안팎을 나무와 풀로 장식해 숲속 한가운데 있는 기분이 든다. 1층과 2층 곳곳에 테이블과 좌석을 마련해 어디에 앉아 먹느냐에 따라 그날의 맛과 분위기가 달라진다. 널찍한 무료 주차장도 매력 요인이다.

금정구 장전동과 부산진구 전포카페거리에 매장을 둔 빙수 전문 카페 연운당은 부산 빙수의 새로운 강자다. 토마토빙수(9500원), 말차빙수(9800원), 단호박카라멜빙수(9800원), 수박빙수(1만2500원) 등 다양한 재료를 빙수에 접목해 젊은 층에 핫 플레이스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대표 메뉴는 토마토빙수다. 빙수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토마토를 절묘하게 접목했다. 수박 껍질을 벗겨 속살만 내놓은 듯한 외양이 눈길을 끈다. 곱게 간 우유 얼음을 타원형으로 쌓아 토마토 퓌레를 정성껏 발랐다. 스푼으로 겉부터 파먹으면 부드러운 우유얼음과 토마토 퓌레가 한입에 들어온다. 빙수 위에 뿌린 통후추가 의외로 궁합이 잘 맞다. 빙수 속에 토마토 퓌레 한층을 더 만든 정성도 돋보인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우유얼음이 부드럽고 달다. 세심한 ‘배치’ 덕에 꽤 많은 양이지만 바닥을 보일 때까지 질리지 않는다.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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