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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카펫’ 말달리는 낮, ‘별빛 담요’ 하늘 덮는 밤

대자연과 만나는 몽골 여행

  • 김영록 기자
  •  |   입력 : 2019-07-24 19:01:05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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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렐지국립공원 게르서 하룻밤
- 달빛·별빛 쏟아지는 모습 장관
- 몽골식 바비큐 요리 ‘허르헉’
- 말 타고 초원 보는 재미도 백미

- 드넓은 사막 ‘엘승타사르하이’
- 낙타 체험·모래 언덕 썰매 이색
- 높이 40m 세계 최대 ‘마동상’
- 칭기즈칸 후예 기백 느낄 수 있어

이번 여름 당신은 어떤 휴가를 계획하고 있는가. 만약 도심 속 빌딩 숲과 미세먼지에 질렸다면 비행기로 4시간이면 갈 수 있는 몽골을 추천한다. 한눈에 모두 담을 수 없는 드넓은 초원과 가슴이 시원해지는 상쾌한 공기, 그리고 대륙을 호령했던 칭기즈칸의 후예들이 순박한 미소로 당신을 반겨준다. 가끔 말똥을 피해 걸어야 하고 수 시간 차를 타고 이동해야 하지만 가만히 대자연을 바라다보고 있으면 그것마저도 즐겁다.
사막과 대초원이 공존하는 몽골 엘승타사르하이에서 말들이 풀을 뜯고 있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는 상황에서 여유롭게 풀을 뜯어 먹는 수백 마리 가축을 지켜보는 것도 환상적인 체험이다.
■초록빛 대초원과 쏟아지는 별빛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 인접한 칭기즈칸 국제공항은 여행객이 초원 한가운데라고 느끼는 곳에 있다. 비행기에서 내리면 저 멀리 보이는 초록빛 물결에 마음이 설렌다.

이런 몽골에서는 무엇보다 게르(몽골 유목민의 이동식 천막) 체험과 말타기가 기본이다. 울란바토르에서 차를 타고 동쪽으로 1시간가량 가면 테렐지 국립공원에 도착한다. 이동 시간이 길 수도 있지만, 한순간도 지루하지는 않다. 초원을 멍하니 바라보면 어느 순간 차는 목적지에 도착해 있다. 가끔 차가 급정거하는데 말이나 양, 소 떼가 길을 막고 이방인을 맞이해서다.

일몰과 함께 붉은 빛이 하얀 게르 마을을 뒤덮고 있다.
테렐지 국립공원에 도착하면 초록빛 초원 곳곳에 하얀 게르가 옹기종기 자리 잡은 모습이 장관이다. 과거에는 게르가 이방인이 접근하기 힘든 위생이 열악한 곳으로 묘사됐지만, 지금은 내부에 개인 화장실이 있고 냉장고가 있는 곳도 많다.

게르에서 하룻밤을 머물기로 했다면 늦은 시간까지 잠을 안 자고 버티거나 초저녁 잠을 청하고 한밤중에 다시 일어날 것을 추천한다. 이달 기준 몽골은 해가 밤 9시께 지는데 해가 지고 두세 시간가량 더 기다리면 달빛과 별빛이 함께 쏟아지는 장관을 볼 수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북두칠성도 하늘 한가운데 또렷하게 나타난다. 운이 좋다면 별똥별이 떨어지는 장관도 볼 수 있다.

몽골 초원에서 말을 타기는 생각하는 것보다 힘들지 않다. 초보자는 마부가 줄을 잡고 초원을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도록 돕는다. 만약 말을 탈 줄 안다면 천천히 혼자서 몰아 볼 수도 있다. 말 위에서 초원을 바라보는 재미도 백미다. 가만히 앉아 끝도 보이지 않는 초원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사극 주인공처럼 ‘이랴’ 소리를 내며 말을 내달리고 싶은 마음도 든다. 길을 가다 보면 거북이 모양을 쏙 닮은 ‘거북이 바위’ 같은 특이한 돌무더기도 나타난다. 게르로 돌아오는 길에 잠시 차에서 내려 몽골인들이 휴양지로 즐겨 찾는 자작나무 숲을 조용히 걷는 것은 정신 건강에 좋다.

도로를 막고 있는 양 떼.
울란바토르에서 서쪽으로 3시간가량 차로 이동하면 엘승타사르하이가 나온다. ‘모래의 단절’이라는 뜻의 모래 언덕이다. 도로를 경계로 초원과 사막이 싹둑 잘린 모습이다. 이곳에서도 게르 체험이 가능한데 특이하게 사막 위를 낙타를 타고 이동하는 이벤트를 체험할 수 있다. 모래 언덕에서 썰매도 탈 수 있다. 이곳에서는 테렐지 국립공원에 있는 초원보다 더 자유롭게 몽골 5대 가축(말 소 양 염소 낙타)을 방목해 키운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는 상황에서 여유롭게 풀을 뜯어 먹는 수백 마리 가축을 지켜보는 것도 환상적인 체험이다. 일몰과 함께 붉은 빛이 하얀 게르 마을을 뒤덮는 모습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될 것이다.

탁 트인 초원에 살아서인지 몽골인들은 시력이 매우 좋다. 평균 2.0에 유목민은 최대 6.0까지 간단다. 현지인 가이드 영애(여·33) 씨는 “드넓은 초원 곳곳에 가축을 놓아 기르며 관리하다 보면 눈이 좋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게르 안에서 몽골 유목민이 먹는 전통요리를 맛보는 것도 별미다. 특히 양고기와 당근 등을 넣어 만든 찜 요리인 몽골식 바비큐 ‘허르헉’이 맛있다. 하늘 위 별빛을 보며 허르헉과 함께 맥주를 한 잔 하면 모든 근심을 잊는다. 다만 몽골 음식이 맞지 않을 수도 있는데 몽골에 있는 대부분 마트에는 한국산 라면과 김치, 고추장 같은 상품을 판다. 국내에서 굳이 가져갈 필요 없이 이곳 마트에서 사도 ‘고향의 맛’을 쉽게 느낄 수 있다.

■칭기즈칸과 대제국의 흔적

칭기즈칸 마동상.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는 한국인이 여행하기에 편안하다. 카페 식당 편의점 등 너무나도 익숙한 국내 업체 여러 곳이 이곳에 진출해 있다.

울란바토르 시내를 한눈에 보려면 자이승전망대에 오르면 된다. 2차 세계대전에서 러시아와 몽골 연합군이 일본군에 승리한 것을 기념해 1971년 세운 전망대다. 전망대에 가면 당시 전쟁 상황을 묘사한 모자이크 벽화를 볼 수 있다. 몽골군과 러시아군이 일본의 ‘욱일승천기’를 밟는 장면이 눈에 띈다.

전망대에서 게르와 아파트가 공존하는 시내를 내려다보면 몽골의 변화를 몸으로 느낄 수 있다. 최근에는 한국인 사업자가 참여한 대형 쇼핑몰도 생겼고 이마트 등 대형마트도 곳곳에 들어섰다.

몽골제국의 흔적도 많이 남았다. 몽골의 마지막 황제인 벅드칸의 겨울 궁전에 가면 당시 화려했던 황제의 생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대륙을 호령했던 칭기즈칸의 모습도 몽골 곳곳에 살아 숨 쉰다. 울란바토르에서 30분가량 차를 타고 이동하면 몽골제국 개국 800주년을 기념한 세계 최대 마동상을 볼 수 있다. 칭기즈칸이 말을 타고 초원을 노려보는 모습을 보면 당시 몽골인들의 위세를 짐작할 수 있다. 높이만 40m에 주변은 몽골제국 36명의 왕을 상징하는 기둥이 둘러싸고 있다. 울란바토르 도심 속 수흐바토르 광장에도 칭기즈칸이 의자에 앉아 울란바토르 시내를 쳐다보는 거대한 동상이 있다.

거북이 바위.
광장 인근에는 몽골 최대 규모 불상이 설치된 간등사원이 있다. 사원 안에서 ‘옴마니반메훔’을 외치며 ‘마니차(손으로 돌리는 경전)’를 돌리며 소원을 비는 것도 잊지 못할 추억이 된다.

울란바토르 극장에서 하는 국립전통 민속공연에는 1시간 동안 춤과 악기 연주, 노래, 오케스트라 등 다양한 방법으로 몽골을 표현한다. 한 사람이 동시에 여러 소리를 내는 ‘허미’, 말의 소리를 닮은 ‘마두금’ 연주, 사천왕상 가면을 쓰고 추는 ‘참이란 탈춤’을 즐길 수 있다. 먼 이국에서 온 이방인을 위해 몽골 전통악기로 연주해 준 ‘아리랑’을 들으면 색다른 감동을 느낀다.

몽골은 6~8월 여행하기 좋다. 매년 7월 11~15일에는 몽골 최대 축제인 나담축제가 열린다. 몽골은 지대가 높아 무엇보다 맑은 공기 속에 마치 하늘이 지상으로 내려온 듯한 느낌을 맛볼 수 있다. 순박한 몽골 유목민을 만나면 자연스럽게 마음이 치유되는 느낌이다.


# 김해공항 ~ 울란바토르 에어부산 주 4회 운항, 일교차 커 긴 옷 챙겨야

■ 몽골 여행 팁

‘모래의 단절’이라는 뜻의 모래 언덕 엘승타사르하이에서는 낙타를 타고 사막을 돌아볼 수 있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사진은 낙타 타기 체험을 하는 관광객들.
몽골 인구는 300만 명에 불과하다. 국토는 넓지만 인구는 부산보다 적다. 그중 120만 명이 수도인 울란바토르에 모여 산다. 울란바토르와 일부 도시를 제외한 몽골의 초원지대에서는 여전히 많은 인구가 계절마다 가축을 이끌고 다니며 유목 생활을 하고 있다.

몽골은 세계 어느 곳보다 한국인이 방문하기 좋은 환경을 갖췄다. 우선 울란바토르에는 3000여 명의 한국인이 거주한다. 몽골 전체 인구가 300만 명인 것을 고려하면 높은 비율이다. 실제 울란바토르 시내 곳곳에서 한인 식당을 볼 수 있다. 몽골과 한국은 정치·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데 울란바토르에는 한국을 기리기 위한 ‘서울 스트리트’까지 생겼다. 과거 몽골에서 인술을 베푼 이태준 선생을 기리기 위한 공원과 기념관도 울란바토르 시내 한가운데 조성됐다. 시차도 1시간에 불과해 여행을 하는데 어려움이 없다. 다만 6~8월 몽골은 조금 더운 날씨지만 초원에는 일교차가 심해 저녁에는 긴 옷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에어부산이 부산-울란바토르 항공편을 주 3회(화 금 일) 운항하는데 지난달부터 오는 10월까지 매주 수요일에도 항공편을 투입해 주 4회로 증편 운항한다. 운항 항공기도 162석에서 180석 항공기로 키웠다. 비행 시간은 편도로 4시간가량 걸린다.

글·사진=김영록 기자

취재 협찬 =에어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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