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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주 쑤고 장 담그고…‘도심 속 농가’서 체험하는 전통음식

전통음식체험장 ‘뜰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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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널찍한 마당에 장독이 가득한
- 부산 북구 만덕터널 위 한옥

- 유치원생부터 학생·성인까지
- 장·장아찌 직접 만들고 맛봐
- 식생활교육운동가가 직접 운영

- 로컬푸드 의미 몸소 깨치며
- 환경교육 덤으로 받는 효과

“좀 전에 간장, 식초, 설탕 넣었죠? 삼투압 작용으로 채소 속 수분이 장아찌 국물로 빠져나올 겁니다. 약초 물도 넣었고 채소 영양분이 스며든 장아찌 국물을 버리면 아깝겠죠? 이 국물은 비빔밥 할 때 넣고, 채소 샐러드에 뿌리고, 김 구워서 찍어 먹으면 됩니다. 간장이 따로 필요 없어요. 그렇게 활용하면 물도 오염시키지 않겠죠, 여러분?”
   
부산 북구 만덕동 전통음식체험장 ‘뜰에장’. 넓은 마당과 장독, 100년 된 한옥이 인상적이다.
지난 4일 오후 3시 부산 북구 만덕동 전통음식체험장 뜰에장. 부산 모 고등학교 학생 15명이 전통 방법으로 장아찌 만드는 실습을 하고 있었다. 학생들이 오이 고추 양파 파프리카 부추 등을 직접 손질하고 알맞은 크기로 잘라 그 위에 간장을 붓고 식초 설탕으로 간을 조절했다. 채소 일부는 뜰에장 텃밭에서 직접 딴 것을 사용했다. 2시간여 실습을 마칠 땐 학생 모두 작은 통에 자신이 만든 장아찌를 넣어 돌아갔다.

부산 북구 만덕터널 위 한적한 동네에 부산에선 보기 어려운 한옥이 있다. 전통음식체험장 뜰에장이다. 뜰에장 앞뜰에는 온갖 풀과 과실수가 자라고 수십 개의 크고 작은 장독이 놓여 있다. 뜰에장 뒤쪽 텃밭에는 갖가지 채소를 유기농으로 기르고 양봉을 한다. 뜰에장에 있는 식물은 모두 100종이나 된다. 도심 속에서 작은 농촌을 만난 기분이다. ‘뜰에장’은 ‘뜰에 있는 장독 안의 장’이란 뜻이다. 뜰에장의 풍경을 압축한 이름이다.

   
전통음식체험장 ‘뜰에장’을 운영하는 권소숙 대표.
뜰에장을 운영하는 이는 권소숙(60) 대표다. 권 대표는 부산 동래구 식생활교육부산네트워크 상임대표도 맡고 있다. 권 대표가 고추장, 된장, 간장 등 장을 담가 판매하고 장 담그는 법을 가르친 지는 오래됐다. 북구 금곡동이 지금 모습처럼 개발되기 전 낙동강변 자연마을 시절, 그곳에 있던 친정에서 어머니에게 배운 솜씨로 젊은 시절부터 사람들에게 장 담그는 법을 알려줬다. 장 담그는 철이 되면 많게는 100명이나 모여들어 배워갔다.

그러다 금곡동이 개발돼 친정집이 헐리게 되자 어머니 때부터 내려온 장독을 옮길 장소가 없어 곤란을 겪게 됐다. 10여 년 전 우연히 지금 뜰에장으로 쓰는 한옥을 발견해 장독을 모두 옮겨오고, 가족도 이쪽으로 이사 왔다. 이 한옥은 지은 지 100년쯤 됐다. 원래 있던 작은 방들을 터서 한 방으로 만들어 교육장으로 쓰고 있다. 오래된 천장을 뜯어내니 멋스러운 서까래가 드러났다. 뜰에장은 이쪽으로 이사 온 뒤 붙인 이름이다.

뜰에장에는 한 해 3000여 명이 다녀간다. 외국인도 있고 내국인도 있다. 초등학생부터 대학생, 중년까지 나이는 다양하다. 부산에서 전통음식 만들기 이론을 배우고 실습할 수 있는 공간이 드물다 보니 교육기관과 외국인 관광객이 무척 방문하고 싶어 한다. 특히 전통음식 만들기를 ‘한옥’에서 배울 기회는 부산에서 좀처럼 없다. 뜰에장은 2013년 농림축산식품부 지정 ‘식생활 우수 체험공간’이다. 권 대표가 직접 만든 장도 판매했으나 요즘은 교육에만 집중한다.

뜰에장에서는 장, 장아찌, 동래파전 등 전통음식을 만들어볼 수 있다. 유치원생은 직접 메주를 쑤고 고추장을 만들어 먹는 ‘미각체험’을 통해 전통 음식에 관심을 두게 된다. 권 대표는 “장이라곤 입에도 안 대던 아이들이 직접 만든 고추장을 집으로 가져가서 잘 먹는다는 이야기를 부모들에게 자주 듣는다”고 했다.

   
‘뜰에장’에서 전통 장의 효능과 우수성에 대해 배우는 사람들. 뜰에장 제공
중·고등학생들에겐 바른 식생활 교육과 환경보호에 대해 알려주며 음식 만들기 실습을 진행한다. 뜰에장 뒤뜰에서 직접 채소를 수확해보면 멀리 외국에서 배나 비행기로 수입하는 식자재에 들어가는 에너지, 일명 푸드 마일리지가 얼마나 높은지 체감하게 된다. 어른들은 장 담그는 법을 배울 수 있다. 메주 만드는 법을 따로 배울 수도 있고, 장 만드는 방법 전반을 3회에 걸쳐 배울 수도 있다. 교육은 대체로 회당 2시간이며 1인 2만 원이다.

부산의 향토음식 동래파전 만들기 수업도 인기다. 권 대표가 해물과 소고기, 파, 쌀가루 등 재료를 준비해주면 참가자가 직접 반죽해 구워 먹는 방식이다. 비용은 2시간 1인 기준 3만 원이다.

뜰에장에서 전통음식 만들기 체험을 하고 싶으면 10명 이상 그룹을 만들어 연락하면 된다. 10명 이하는 교육을 진행하기 어렵다. 010-5501-7163

글·사진=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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