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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계란·버터 뺀 디저트…‘건강한 달콤함’이라니

부산 비건식당 핫스폿 2탄

  • 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
  •  |   입력 : 2019-11-06 18:38:33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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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Vegan)은 고기와 생선은 물론 우유, 계란 등 동물성 식재료를 먹지 않는 사람이나 식생활을 뜻한다. 비건 인구가 늘어나며 비건 식품을 다루는 식당도 늘어나고 있다. 식재료나 맛에 제한이 많던 과거와 달리 비건 식품은 수요에 따라 맛도 모양도 점점 진화하고 있다. 지난주에 소개한 부산지역 비건 카페 ‘홈(해운대구 중동)’ ‘팜트리(해운대구 송정동)’에 이어 이번 주에는 수영구 광안동에 있는 비건 베이커리 ‘매초롬’과 비건 카페 ‘한민이의 마크로비오틱’을 만나본다. 매초롬은 접하기 어려운 글루텐프리 도넛과 아몬드밀크를, 한민이의 마크로비오틱은 체질을 생각한 제철음식을 다루는 것이 특징이다.
   
‘매초롬’의 대표 디저트인 글루텐프리 도넛세트. 얼그레이 쇼콜라, 초코, 피넛버터, 플레인, 말차, 커피 등 6가지 맛으로 구성됐다. 오른쪽 사진은 ‘한민이의 마크로비오틱’의 제철 식자재 디저트.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사과 소보로 케이크, 아보카도 초콜릿 케이크, 우엉 샤브레 쿠키, 진저 라테.
◇ 광안동 '매초롬'…외국인들이 먼저 알아본 ‘글루텐프리 도넛’

‘매초롬하다’. 젊고 건강해 아름다운 태가 있다는 뜻이다. 박귀전·미전 자매는 ‘매초롬’이란 단어가 자신들이 만들고 싶은 비건 음식과 닮았다고 느껴왔다. 그런 느낌은 지난 8월 부산 수영구 광안동에 비건 베이커리 ‘매초롬’을 탄생시켰다.

   
아몬드밀크와 아몬드밀크티.
매초롬에서는 쌀가루로 만든 식빵과 볶은 야채·콩을 넣은 빵, 소이 라테, 착즙 주스 등을 만들어 판매한다. 평소 건강과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던 자매가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연구해 만들어낸 귀중한 결과물이다.

매초롬의 대표 메뉴인 글루텐프리 도넛 세트(1만5000원)는 초코, 피넛버터, 플레인, 얼그레이 쇼콜라, 커피, 말차 등 6가지 맛으로 구성된 디저트다. 앙증맞은 모양과 색감이 눈부터 사로잡는다. 도넛은 국산 유기농 현미 가루, 병아리콩, 코코넛 가루 등으로 만들어 글루텐 성분이 없다. 불용성 단백질인 글루텐은 비건 빵을 만들 때 주로 쓰는 쌀가루에도 소량 들어있을 만큼 흔한 성분이다. 빵의 쫄깃한 식감을 담당하지만 일부 사람에게는 소화 불량과 두통, 피부 트러블 등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다. 글루텐 프리 도넛은 밀가루 음식을 먹으면 소화가 안 되는 사람을 위해 만든 것으로, 이는 비건과 다른 개념이다. 박미전 대표는 “특히 외국인에게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비건 우유 격인 아몬드밀크(5000원)와 아몬드밀크티(6500원)는 매초롬만의 시그니처 음료다. 아몬드밀크는 최근 해외나 서울 등에서 두유보다 인기가 많은 비건 음료지만 아직 부산에서는 다루는 곳이 별로 없다. 채식주의자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해 지난 8~9월 열린 비건 로드 행사에서도 아몬드밀크가 가장 먼저 동났을 만큼 인기를 증명했다. 아몬드밀크는 정제수와 아몬드, 대추야자, 히말라야 핑크 솔트로 만든다. 특히 아몬드를 12시간 동안 물에 불린 다음 부유물을 걷어내고 건조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이렇게 하면 소화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일일 아몬드 섭취 권장량이 한 잔에 고스란히 들어 건강식으로도 제격이다.

   
에코 제품
매초롬은 플라스틱이나 일회용품을 쓰지 않는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한다. 한 번 쓰고 버리는 티슈 대신 깨끗하게 삶은 수건을 매장 테이블에 올려둔다. 또 생분해 천연 실크치실(7000원), 100% 친환경 대나무 빨대(4000원)와 생분해 빨대 세척솔(2000원) 등 에코 제품도 함께 판매한다.

박 대표는 “건강을 생각하다 보니 저절로 채식과 자연에 닿았다. 그래서 테이크아웃 용기도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생분해 물질을 사용한다”며 “우리 일상 속에 제로 웨이스트가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며 싱그러운 바람을 전했다. 일요일 휴무. 070-7633-3215


◇ 광안동 '한민이 마크로 비오틱'…초코케이크 사이사이 크림 대신 아보카도

   
마크로비오틱 피자
“계절마다 옷의 길이와 두께를 달리하듯 음식도 계절에 따라 제철 식자재로 만들어 먹어야 더 건강해집니다.” 비건 카페 ‘한민이의 마크로비오틱’ 김한민 대표는 마크로비오틱을 이렇게 정의했다. 마크로비오틱은 음식의 궁합과 제철 재료의 조화를 고려해 먹는 건강한 식생활을 뜻한다. 김 대표는 텃밭을 가꿨던 부모님 덕분에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제철 식자재를 먹었다. 비건 음식은 채식주의자인 언니의 추천으로 접하게 됐다. 한때 외식업체에서 근무하기도 했지만 건강식을 직접 만들어 보고 싶다는 갈증이 생긴 김 대표는 독학으로 비건 음식을 연구하며 직접 레시피를 개발했다. 이후 7년째 마크로비오틱 요리 수업을 이어오다 지난 2월 광안동에 지금의 카페를 열었다.

이곳에는 다른 데서 볼 수 없는 특별한 메뉴가 있다. 아보카도를 갈아 만든 초코케이크(한 조각 7000원)가 그 주인공이다. 얼핏 보면 일반 초코케이크와 모양이 다를 바 없지만 케이크 층 사이마다 크림처럼 간 아보카도를 깔았다. 그 위에 직접 만든 초콜릿을 코팅하듯 덧발랐다. 달콤한 초콜릿 사이로 상큼한 아보카도가 존재감을 드러낸다. 아보카도는 비만과 당뇨에 효과가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최근 비건 식자재로 인기가 많다.

또 다른 디저트인 시즌 과일 케이크는 철마다 주재료를 바꿔 내놓는다. 지금 방문하면 사과 소보로 케이크(한 조각 6000원)를 맛볼 수 있다. 잼처럼 얹은 사과는 녹진하지만 아삭한 맛이 살아 있고 뿌려진 소보로는 식감을 더한다. 빵에 올린 크림은 두유로 만들었다. 봄·여름철에는 딸기 산딸기 청포도 무화과 등으로 만든 케이크를 내놓는다.압권은 진저 라테(6000원)다. 직접 재배한 생강으로 해마다 이맘때쯤 생강청을 만들어 최소 1년간 숙성시킨다. 숙성된 생강청을 우려 만든 것이 진저 라테. 생강 향이 은은하게 퍼져 생강 특유의 매운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고 목 넘김이 부드럽다. 시원하게 마시고 싶다면 유리병에 담긴 아이스 진저 라테(7000원)를 주문하면 된다.

허기진 배를 조금 더 채우고 싶다면 마크로비오틱 피자(9500원)도 있다. 피자 치즈 대신 캐슈너트 소스를 사용하며 위에 올린 바질 역시 텃밭에서 직접 키운 것이다. 크기가 크지 않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어 찾는 이가 많은 대표 메뉴 중 하나다. 이 외에도 무농약 우엉 샤브레 쿠키(3000원) 등 제철 식자재를 활용한 비건 식품을 만나볼 수 있다. 김 대표는 “추운 계절에는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뿌리채소를 먹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월요일 휴무. 010-2787-7868

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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