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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고기 한 점 먹어보면 안다, 20년 터줏대감의 비결

동래 온천1동 ‘해월정’

  • 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
  •  |   입력 : 2020-01-22 19:35:17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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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등심 눈꽃살 안거미 안창살…
- 담백한 한우 특수부위 전문점
- 점심엔 언양불고기정식 ‘깔끔’
- 정갈한 반찬 10여 가지 나와

- 옛 갈비골목 지킨 정승현 대표
- “집밥 내놓고 싶은 엄마의 마음
- 긴 세월 그 자리에 버티게 해줘”

수년 전까지 부산 동래구 온천동은 골목을 따라 갈빗집이 늘어서 버스정류장 이름도 갈비 골목이었을 정도로 지역 명소였다. 골목을 차지했던 갈빗집들은 국제통화기금(IMF) 사태와 금융위기 등이 덮칠 때마다 하나둘 사라졌고 지금은 드문드문 들어선 카페와 음식점, 공사가 한창인 아파트 단지가 빈자리를 메우고 있다. 이곳에서 20여 년간 한자리를 지키며 골목의 흥망성쇠를 지켜본 고깃집이 있다. 동래구 온천1동 해월정(대표 정승현)이다.
   
고소한 등심이 석쇠 위에서 익어간다. ‘해월정’에서는 엄선한 한우 특수부위 등을 즐길 수 있다. 해월정 제공
■담백하고 고소한 한우 특수부위

해월정은 한우 특수부위 전문점이다. 꽃등심 눈꽃살 안거미(토시살)와 안창살 등을 먹을 수 있다. 꽃등심은 등심 부위 중 육즙이 가장 고소하고 진한 부위다. 눈꽃살은 갈비 중앙에 있는 꽃갈비를 뜻하며 두툼한 살코기와 환상적인 마블링을 자랑한다.

한우 한 마리에 700g 정도만 얻을 수 있는 토시살은 특히 소고기 중 가장 귀하고 연한 부위다. 작업할 때 팔에 끼는 토시처럼 생겼다고 해서 토시살이라고 한다. 경남지역에서는 토시살을 안거미라고 부른다. 안심살 옆에 붙어 안창살처럼 부드럽고 안심 등심 등 여러 부위의 맛을 합친 듯한 느낌이 난다. 기름기가 적고 갈빗살보다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다.

한우 특수부위 본연의 맛을 제대로 느끼려면 오래 익히지 않아야 한다. 불판을 데워 고기를 올리면, 수초 만에 붉고 선명한 고기 위에 배어 나오는 육즙이 눈에 보인다. 이때 딱 한 번만 뒤집은 다음 반대편도 익었다고 생각하면 바로 먹어도 된다. 한우 특수부위는 기름기가 적고 담백해 최근 찾는 사람이 많다. 정 대표는 “손님들이 과거에는 마블링이 많은 고기를 선호했는데 최근에는 담백한 특수부위를 찾는 추세”라고 밝혔다.

   
정갈한 언양불고기 정식.
■점심엔 깔끔한 언양불고기 정식

아무리 고기 마니아라도 점심에 고기를 구워 먹기는 부담스럽다. 해월정은 이를 위해 언양불고기 정식을 준비했다. 실제로 점심에 찾아오는 손님 대부분은 언양불고기 정식을 주문한다. 언양불고기는 소고기를 기계로 얇게 잘라 불고기 양념에 절여 초벌한 뒤 석쇠에 올려 상에 올린 것이다. 불고기 맛을 좌우하는 양념과 고기 맛을 위해 주방에는 이를 전담하는 ‘불고기 실장님’이 따로 있다. 은은한 불향이 느껴지는 불고기를 상추에 올려 한 입 먹어도 좋고 밥에 얹어 쓱쓱 비벼 먹어도 좋다.

   
한우 특수부위 안창, 안거미, 갈빗살(사진 위)과 등심. 해월정 제공
함께 나오는 밑반찬만 10여 가지인데, 삼색 나물 고등어조림 물김치 된장찌개 달걀찜 파전 등 집밥 반찬처럼 익숙하면서도 토속적이다. 이 때문에 점심 특선만으로도 푸짐하고 깔끔한 한정식 코스를 먹는 느낌을 준다. 고기만 구워 먹는다고 해서 밑반찬 구성이 줄어들지 않는다. 정 대표는 “다른 음식점을 직접 다녀보며 동향을 살피는 것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여기저기 다녀본 결과 저마다의 주력 메뉴는 다르지만 밑반찬은 제철 식자재로 만든 음식을 마련하면 가장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빠르게 변하는 골목에서 자리를 지킨 비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정 대표는 “고객의 입맛은 속일 수 없다. 요식업에 몸담은 사람으로서 손님이 건강한 맛을 느끼도록 하는 게 가장 큰 철학”이라며 “엄마가 해주는 집밥 같은 음식을 내놓고 싶다. 그 마음이 오랜 세월을 버티게 해준 것 같다”고 전했다.

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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