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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쫄깃한 생면 파스타 식당, 목욕탕 간판 따라 들어오세요

부산 장진우식당

  • 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
  •  |   입력 : 2020-04-08 19:04:01
  •  |   본지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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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욕탕 ‘미성탕’ 개조
- 온탕은 테이블로 변신 등
- 시설 남겨 이색 분위기
- “숨은 골목 찾는 재미”

- 대표 메뉴 채끝 스테이크
- 각종 샐러드 뿐 아니라
- 손수 반죽하고 면 뽑는
- 쫄깃한 생면 파스타 자신
- 새우 오일소스 링귀니 추천

- 주류·음식 마음껏 먹도록
- 콜키지 프리 서비스 제공
- “동네 어르신도 방문
- 부담 없이 찾는 공간되길”

“여기가 식당이야, 목욕탕이야?” ‘부산 장진우식당’(부산진구 당감동)을 처음 찾은 사람이라면 문 앞에 붙은 목욕탕 간판 때문에 입구에서 망설이게 된다. 권용혁 대표가 일부러 간판을 바꿔 달지 않은 탓이다. 이유를 묻자 “숨은 골목을 찾아오는 재미를 주고 싶어서”라는 답이 돌아왔다. 이색 레스토랑 대표다운 대답이었다.
   
부산 장진우식당은 목욕탕의 벽돌과 창문 등을 남겨 독특한 분위기를 풍긴다. 채끝 스테이크와 파스타를 즐길 수 있다. 부산 장진우식당 제공
■목욕탕이 힙한 레스토랑으로

장진우식당은 본래 장진우 대표가 서울 이태원 경리단길에 있는 자신의 서재에 지인들을 초청해 음식을 만들어주던 데서 시작했다. 테이블은 단 하나, 하루에 한 팀만 초대해 음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식당을 차리겠다는 생각이 따로 있던 것은 아니었다. 음식 맛과 분위기 등이 호평을 받으며 돈을 주고서라도 음식을 먹겠다는 사람이 늘어났고, “장진우네 식당에서 보자”고 약속을 잡는 사람이 늘어나며 자연스레 장진우식당이 탄생했다.

장진우식당의 목표는 그 지역의 특색을 살린 식문화 콘텐츠를 확산하는 것이다. 서울 식당의 인기에 힘입어 광주 울산 제주 등에서도 각각의 콘셉트를 가진 장진우식당이 생겼다. 지역명이 붙는 것을 빼면 식당의 이름은 같지만 대표는 지역별로 다르다. 서울에 있는 장진우식당이 원테이블 콘셉트를 내세웠다면 부산 장진우식당은 목욕탕을 개조한 이색 레스토랑으로 색깔을 정했다. 요리를 전공한 권 대표가 셰프 겸 대표로 식당을 책임진다. 장진우 대표와는 창업스쿨에서 만나 의기투합한 사이다.

■콜키지 프리로 생면 파스타 즐겨

   
목욕탕 간판을 남긴 부산 장진우식당 외관.
부산 장진우식당은 2018년 5월께 문을 열었다. 그전까지 이곳은 ‘미성탕’이란 이름의 동네 목욕탕이었다. 인근 번화가인 서면과 지리적으로 멀지 않으면서도 임대료가 저렴한 골목 상권을 알아보던 중 권 대표가 찾아냈다. 그는 목욕탕이 가진 특유의 느낌이 좋아 리모델링을 최소화하기로 마음먹었다. 목욕탕에서 쓰던 보관함은 카운터 뒤편에 남겨두고 온탕이 있던 자리는 틀만 조금 바꿔 테이블로 변신시켰다.

권 대표는 아침 일찍부터 식당에서 직접 생면을 만든다. 생면은 일반 건면과 달리 기계를 쓰지 않고 반죽부터 면을 뽑기까지 모든 과정을 손으로 직접 만든다. 면을 뽑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들인 품만큼 쫄깃한 식감과 재료의 신선한 맛이 면에 고스란히 담긴다. 모든 파스타를 생면으로 만들기는 무리가 있어 일반 건면을 적절히 활용한다. 그 대신 고객이 선택할 수 있도록 메뉴판에 생면과 건면을 구분해뒀다. 이 중 앤초비 파스타는 앤초비의 산미를 싫어하는 사람도 먹을 수 있도록 부드러운 맛으로 중화해 거부감을 없앴다.

   
새우 오일 소스 링귀니
대표 메뉴인 채끝 스테이크와 샐러드 등을 제외하고도 파스타 메뉴만 12가지다. 메뉴는 시즌별로 식자재를 달리해 구성을 조금씩 바꾼다. 권 대표가 요즘 추천하는 메뉴는 새우 오일 소스 링귀니다. 특별한 재료가 들어가지 않는 평범한 파스타지만 오일 소스와 방울토마토의 맛이 어우러져 중독성 있는 감칠맛을 낸다. 권 대표의 추천으로 음식을 먹어본 고객이 그 자리에서 한 그릇을 비우고 추가로 주문했을 정도다. 권 대표는 “맛에 비해 판매량이 적은 메뉴다. 한번 맛보면 중독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식당은 다른 곳과 달리 콜키지 비용을 받지 않는다. 콜키지는 고객이 주류를 가져오면 식당에서 마실 수 있도록 잔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뜻한다. 가장 흔한 경우가 와인이다. 고객이 좋아하는 주류를 식당의 음식과 마음껏 즐기도록 권 대표가 내린 결정이다. 그는 “채끝 스테이크는 쌉쌀한 맛이 특징인 시라즈 품종으로 만든 레드와인과 어울리고 앤초비 등 해산물이 들어간 파스타는 화이트와인과 어울린다”며 추천도 잊지 않았다.

식당의 주 타깃은 젊은 층이지만 식당의 문턱을 일부러 높일 생각은 없다. 권 대표는 “이따금 동네 어르신이 목욕탕 자리에 무엇이 생겼나 하는 호기심에 문을 열었다가 레스토랑인 것을 알고 서둘러 나가신다. 레스토랑이라고 부담스럽게 생각하지 말고 가볍게 들러 식사할 수 있는 편안한 식당으로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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