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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창도 인생처럼 타이밍…잘 구워야 쫄깃쫄깃 ‘힐링푸드’

동래 ‘풍미랑 막창’

  • 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
  •  |   입력 : 2020-04-15 20:27:00
  •  |   본지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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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두형 대표 굽기따른 식감 강조
- 초벌구이 돼지막창 튀기듯 익혀
- 고사리·고구마·파인애플 곁들여
- 이 집 특제소스 찍어먹으면 환상
- 소막창은 적당히 구워야 안 질겨
- 가게 옆 온천천 운치도 맛 한몫

고기를 구울 때는 타이밍이 생명이다. 육즙과 식감을 얼마만큼 살려내느냐에 따라 고기 맛이 좌우된다. 덜 익히면 고소한 맛을 느끼지 못할뿐더러 배탈이 날 가능성이 크고, 너무 구우면 과자처럼 바삭거린다(물론 이 상태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특히 막창은 삼겹살이나 한우 등과 달리 어느 정도 구워야 먹기 좋은 때인지 알기 어렵다. 막창이 가진 최상의 식감을 맛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부산 동래구 안락동에 있는 ‘풍미랑 막창’을 찾았다. 풍미랑이란 이름은 풍미를 느낄 수 있는 사랑채 같은 가게를 운영하고 싶은 강두형 대표의 마음에서 따왔다.

■ 초벌구이 막창, 튀기듯 익히세요

   
풍미랑막창은 깨끗한 세척과 연육 과정을 거쳐 잡내 없이 쫄깃한 최적의 막창을 선보인다.특히 막창 전용 소스를 따로 개발해 풍부한 맛을 느끼도록 했다. 김성효 전문기자
풍미랑의 주메뉴는 돼지막창과 소막창, 오겹살이다. 돼지막창은 돼지의 창자 부위를, 소막창은 소의 4번째 위를 각각 뜻한다. 막창 부위는 바로 구워 먹으면 너무 질긴 데다 특유의 잡내가 강해 우선 깨끗하게 세척해야 한다. 질긴 막창은 연육과 숙성 과정을 거쳐 부드럽게 만든다. 모든 고기는 도축 후 사후경직이 일어나 육질이 질겨지는데, 사과 등의 과일을 넣고 고기를 재우면 육질이 부드러워지는 연육 작용이 일어난다. 강 대표는 “연육 작용을 돕는 화학제품이 따로 있지만 몸에 좋지 않을뿐더러 고기가 흐물흐물해져 일절 쓰지 않는다”며 “연육 이후에는 48시간의 냉장 숙성을 거친다. 이렇게 하면 막창을 먹기 좋은 최적의 상태로 불판에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제 굽기가 관건이다. 강 대표는 “돼지막창은 보통 초벌구이 된 상태로 나온다. 이후 불판에서는 조금 과하다 싶은 생각이 들 정도까지 익혀야 한다”며 “튀김에 가깝게 굽는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라고 조언했다. 원통 모양의 막창을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뒤 속까지 모두 노르스름하게 익혔을 때가 최적의 상태다. 성격이 급해 자꾸만 불판에 젓가락이 가는 사람은 조금 더 기다려야 한다.

   
잘 구운 돼지막창을 한 점 집었다. 카레 가루를 조금 묻히고 풍미랑에서 만든 특제 소스를 푹 찍어 입에 넣었다. 씹을수록 쫄깃한 막창에 특제 소스와 카레 가루가 찰떡처럼 달라붙어 고소함이 짙어졌다. 일행의 추천으로 방울토마토를 불판에 살짝 구운 다음 특제소스에 넣어 터트렸더니 상큼한 맛이 더해졌다. 좀 더 바삭한 맛을 선호하는 사람은 막창이 납작해질 때까지 더 구우면 된다.

소막창은 돼지막창보다 고소한 맛이 더 진하다. 쭈글쭈글하게 늘어진 생김새에 거부감을 느껴 기피하는 사람도 있지만 아미노산이 풍부한 영양식 중 하나다. 소막창은 오래 구우면 한없이 질겨진다. 적당히 익힌 다음 빈 접시에 모두 덜어내고, 이후부터는 먹을 만큼 불판에 옮긴다. 이렇게 하면 먹는 내내 탱탱한 소막창을 적당한 온도로 즐길 수 있다.

■ 막창과 ‘찰떡궁합’ 특제 소스

   
온천천에 위치한 풍미랑막창 외관.
풍미랑 막창은 전용 특제 소스에 찍어 먹으면 맛이 더 깊어진다. 돼지막창의 소스는 된장, 소막창은 간장이 베이스다. 막창과 어울리는 소스의 맛을 끊임없이 연구한 결과물이다. 카레 가루, 소금 등을 취향대로 찍어 먹을 수 있다. 고사리 고구마 파인애플 등 함께 먹으면 좋은 식자재도 충분하다.

밑반찬 중 연꽃처럼 펼쳐진 자색 양파 하나가 눈에 띄었다. 모양이 예뻐서 탄성이 나왔다. 강 대표가 “30년을 연구해서 나온 작품”이라며 웃음 지었다. 강 대표의 확고한 음식 철학을 들은 터라 농담으로 들리지 않았다. 그는 ‘가치 있는 음식’을 내놓는다는 것을 목표로 4, 5년 전 외식업계에 뛰어들었다. 메뉴 한 가지를 개발하고 선보이기까지 1년이 걸릴 정도다. 강 대표는 “1000원을 쓰든 1만 원을 쓰든 돈을 쓰는 사람이 가치 있는 소비라고 생각하도록 신중하고 철저하게 메뉴를 준비한다”고 말했다. 맛이 보장되는 게 당연하다.

풍미랑의 벽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적혀 있다. ‘고기는 흐름이거늘 다 먹고 추가하면 위장에서 역정하니 끊김 없는 건식 위해 급속주문 현명이로다’. 구운 고기를 다 먹고 나서야 추가 주문을 하면 다시 고기가 익을 때까지 기다려야 해서 식사 흐름이 끊긴다는 뜻이다. 고기는 주문할 때도 타이밍이 생명이다.

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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