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부식은 담백하고 맑은 육수
- 남부식은 붉고 새콤달콤한 맛
- 소고기·공심채 등 30여 재료
- 잘 익힌 뒤 그릇에 덜어 먹어
- 느억맘 소스와 환상의 조합
- 손님 80% 한국거주 베트남인
- 인근에 대표가 운영 쌀국수집
- 총 15시간 우려낸 5가지 육수
- 바나나 꽃잎으로 맛 한층 더해
- 현지식 돼지국밥도 인기 메뉴
중국에 ‘훠궈’가 있다면 베트남에는 ‘러우(lau)’가 있다. ‘라이옥 베트남 샤브샤브(부산 남구 대연동)’를 찾으면 베트남 현지 방식 그대로의 ‘러우’를 즐길 수 있다. 러우는 샤부샤부와 비슷한 요리다. 국내에 베트남 요리를 한국인 입맛에 맞춰 변형한 식당은 많지만 전통 베트남 요리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곳은 드물다. 이 때문에 국내에 거주하는 베트남인이 소문을 듣고 라이옥을 찾아올 정도다. 라이옥 남윤모 대표는 “손님 중 80%는 베트남 사람”이라며 “베트남 여행을 다녀온 한국인도 현지와 같은 맛에 감탄한다”고 말했다. 이곳은 베트남 남부와 북부의 식문화가 다른 점을 고려해 육수를 따로 만든다. 이는 베트남에서도 보기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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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옥 베트남 샤브샤브’는 베트남 남부와 북부의 식문화가 다른 것을 고려해 남·북부식 육수를 따로 만들어 낸다. 이는 베트남에서도 보기 드문 방식이다. |
■베트남 남·북부 맛을 동시에
칸이 나눠진 커다란 냄비에 북부식 육수와 남부식 육수가 따로 담겨 나온다. 맑은 색인 북부식 육수는 시원하고 담백한 맛이 쌀국수 국물과 비슷하다. 남부식 육수는 과일을 말려 응축한 향신료와 토마토, 파인애플 등이 들어가 붉은색을 띤다. 새콤달콤하면서 달짝지근한 맛이 중독성 있다.
육수에 넣을 재료는 무제한 리필할 수 있다(1인당 1만9500원). 공심채(모닝글로리) 박하 숙주나물 버섯 등 30가지에 달한다. 베트남 민물 생선을 포함해 소고기 돼지고기 한치 새우 등도 추가 요금 없이 마음껏 뷔페식으로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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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수에 넣어 먹는 30여 가지 재료들. 모닝글로리 버섯 소고기 돼지고기 해산물 등을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다. |
재료는 한꺼번에 넣고 끓인다. 해산물은 남부식 육수에, 고기는 북부식 육수에 넣는다. 남부식 육수의 과일 향신료가 해산물의 비린내를 잡아주고, 북부식 육수의 시원한 맛은 소고기와 돼지고기로 한층 깊어진다.
재료가 알맞게 익었다 싶으면 그릇에 덜어내 먹는다. 이때 곁들이는 소스가 ‘느억맘’이다. 느억맘은 생선을 염장해 발효한 베트남 전통 소스다. 살이 부드러운 베트남 민물 생선과 특히 어울렸다. 동남아시아의 향신료는 대체로 호불호가 강하지만, 베트남 요리에 들어가는 향신료는 각각의 개성을 강하게 드러내지 않고 다른 재료와 부드럽게 어우러져 맛의 조화를 이루는 게 특징이다.
남은 육수에 면을 삶으면 샤부샤부 국수가 된다. 라이옥에서는 베트남 봉지라면을 쓴다. 한국의 육개장 컵라면처럼 면발이 얇다. 남 대표는 “면을 데치듯 살짝만 익히면 쫄깃한 식감이 배가된다”고 조언했다. 이때 육수는 취향에 따라 선택한다.
■바나나 꽃잎 넣은 ‘진짜’ 쌀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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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트남 중부 지역의 대표 쌀국수인 ‘분보후예’는 채 썬 바나나 꽃잎과 레몬즙을 넣으면 맛이 한층 더 깊어진다. |
지난 2월께 문을 연 ‘라이옥 샤브샤브’가 빠르게 자리 잡은 비결은 남 대표 부부가 5년째 운영 중인 인근 ‘라이옥 베트남 쌀국수’의 성공 덕분이다. 이곳 역시 베트남 전통 방식을 따른다. 특히 쌀국수는 기본 육수가 맛을 좌우하는 만큼, 육수 만들기에 가장 큰 공을 들인다.
라이옥은 매일 13시간을 우려내 기본 육수를 만든다. 닭고기 쌀국수와 소고기 쌀국수에 들어갈 육수를 나눈 다음 추가 재료를 넣고 다시 2시간을 더 끓인다. 조금씩 다른 조리법을 거쳐 하루에 만드는 육수 종류만 다섯 가지다.
‘분보후에(9000원)’는 베트남 중부 후에 지역의 대표적인 쌀국수다. 채 썬 바나나 꽃잎을 함께 먹는 게 핵심이다. 남 대표는 “바나나 꽃잎이 들어가지 않으면 분보후예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분보후예의 맑은 국물은 그냥 떠먹어도 담백하고 시원하지만 레몬즙을 넣고 민트와 바나나 꽃잎을 넣으면 맛이 한층 더 다양해진다. 여기에 베트남 고추를 말려 만든 양념을 한 숟갈 넣으면 칼칼한 쌀국수로 변신한다.
라이옥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남 대표가 개발한 베트남식 돼지국밥 ‘라이옥밥’(7000원)이다. 숙성된 돼지고기를 먹지 못하는 장인을 위해 남 대표가 고민하다 개발한 시그니처 메뉴다. 남 대표는 “소고기뭇국처럼 맑은 국물에 밥을 말아 먹으면 해장 음식으로 그만이라 아침부터 찾는 사람이 많다”고 덧붙였다. 그는 “매년 베트남으로 여행 겸 답사를 떠나 식문화 트렌드를 연구한다. 다양한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는 메뉴들을 지속해서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글·사진=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