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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의 맛] 쫄깃쫄깃 뒷고기, ‘겉바속촉’ 장어 한 점…숯불 향연에 침이 꼴깍

김해 신어산 인근 별미들

  • 국제신문
  • 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
  •  |  입력 : 2021-01-20 19:58:51
  •  |  본지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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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축업자들 정형 뒤 남은 돈육
- 식당 등 헐값에 팔아 서민 인기
- 볼살·혀살·턱살 각기 다른 식감

- 불암 민물장어구이집 10곳 성업
- 자연산 수급 어려워 양식산 사용
- 기름 많아 고소하고 담백함 일품

캠핑의 꽃은 단연 음식이다. 음식이 없다면 텐트를 치느라 녹초가 된 멤버들을 다독일 수 없다. 게다가 배부르지 않은 상태에서 ‘불멍’은 그저 불판 위 고기 생각만 간절하게 할 뿐이다. 직접 재료를 가져와 만들어 먹는 것도 추억이 되지만, 해당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을 먹는 것으로 여행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김해 신어산자연숲캠핑장에서 캠핑을 시작한 ‘캠핑 요기요’ 팀은 김해지역의 특산물인 뒷고기와 민물장어로 저녁 메뉴를 선정했다.
   
경남 김해의 역사가 깃든 뒷고기. 1970년대 부산 강서구 강동동과 경남 김해 불암동의 경계인 선암다리(김해교)에서는 민물장어가 많이 잡혔다. 강변을 중심으로 장어구이 전문점이 들어서 장어마을이 형성됐다. 뒷고기는 도축업자들이 돼지고기를 정형하고 남거나 맛있는 부위를 빼돌려 먹었다는 뜻에서 유래한 음식이다. 부위별 맛이 달라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김민훈 기자 minhun@kookje.co.kr
■부위별 맛 다른 ‘김해 뒷고기’ 매력

‘뒷고기’. 항정살이나 목살처럼 고기 부위의 명칭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사실은 ‘뒤로 빼돌린 고기’란 뜻이다. 과거 김해 안동과 주촌에 있는 도축장에서는 인근 도시에 다량의 돼지고기를 유통했다. 유통 전에는 부위별 도축 과정을 거치는데, 이때 도축업자들이 정형하고 남은 고기나 맛있는 부위를 몰래 빼돌려 인근 식당에 헐값으로 팔거나 동료들과 나눠 먹었다고 한다. 저렴한 가격으로 맛있는 돼지고기를 먹을 수 있어 특히 노동자와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그 뒷고기의 원조가 바로 김해이다.

   
포장 주문한 장어구이와 뒷고기를 캠핑장에서 구워 먹는 ‘캠핑 요기요’팀.
‘양가네 뒷고기’(내동)에서 뒷고기를 포장 주문했다. 이곳 대표에 따르면 뒷고기는 주로 돼지머리 부위를 넉넉하게 잘라 유통하기 때문에 눈살 볼살 혀살 콧살 턱살 머릿살 항정살 등으로 구성된다. 부위를 따로 선택할 수 없어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뒷고기 중 눈살은 지방 없이 살코기로만 이뤄져 육질이 부드럽다. 혀살도 지방이 없지만 담백하고, 볼살은 삼겹살과 맛이 비슷하다. 콧살은 쫄깃하며 머릿살은 항정살과 비슷해 무척 고소하다. 이곳 대표는 “뒷고기는 대체로 지방이 많다. 불판에 올려 고기 표면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듯 지방이 올라오면 뒤집어야 한다”며 “불판에서 콩을 볶듯 자주 뒤집어서 먹으면 된다”고 조언했다.

조언을 되새겨 뒷고기를 구워 먹을 석쇠 앞에 섰다. 불을 붙인 숯들이 무서운 기세로 타올랐다. 스멀스멀 맺히는 지방을 눈으로 확인하면 재빨리 뒤집는다. 어느 정도 익으면 빠른 속도로 뒤집기를 반복한다. 노릇노릇 잘 익은 뒷고기는 허기진 팀원들의 번개 같은 젓가락질 사이로 빠르게 사라졌다. 먹을 때마다 뒷고기 맛이 달라 색다른 재미가 있다.

■부산·김해 경계 지나던 민물장어

   
장어구이.
부산김해경전철 대사역(부산)에서 한 정거장을 지나면 경남 김해인 불암역이다. 범위를 더 좁히면 대사역이 있는 부산 강서구 강동동에서 ‘선암다리’(지금의 김해교)를 건너면 불암역이 있는 경남 김해 불암동이다.

부산과 경남의 경계인 김해교 밑으로 서낙동강 물줄기가 흐른다. 1970년대에는 이곳에서 그물만 던졌다 하면 민물장어가 많이 잡혀 다리를 중심으로 민물장어집들이 생겨났다. 강변 좌우로 30여 곳의 장어구이 전문점이 성시를 이뤄 ‘불암 장어마을’로 불렸다. 거리를 정비해 민물장어를 지역 상품화하고, 2017년부터 매년 주민의 주도로 ‘장어와 함께하는 불암 문화축제’를 연다. 민물장어 외에도 가물치 붕어 등 다양한 민물고기 요리를 다룬다. 지금은 10여 곳의 장어구이 전문점이 영업 중이다.

장어마을 가장 안쪽에 있는 ‘불암정’은 1976년부터 대를 이어 장어식당을 운영 중이다. 전통과 맛을 인정받아 2019년 김해시가 선정한 ‘개업 30년이 넘은 한 우물 가게’에 포함됐다. 한 우물 가게는 김해만의 ‘노포’를 일컫는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불암정에서 소금·양념 장어구이를 포장했다. 장어는 전문가가 아니면 껍질과 살을 알맞게 굽기 어려워 초벌구이 과정을 거치고 상에 오른다. 포장 주문할 때도 마찬가지다. 현장에서는 초벌구이 된 장어를 살짝만 구워 먹으면 된다. 요즘은 자연산 장어가 잘 잡히지 않아 질 좋은 양식을 주로 쓴다고 한다. 민물장어는 기름이 많아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이 난다.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장어 두 마리가 오동통한 살집을 뽐내며 석쇠에 올랐다. 불이 닿자마자 고소한 냄새가 진동했다. 겉은 바삭했으며 살점은 담백하고 입안에서 녹았다. 숯불로 휘감은 덕분에 불향도 진하게 다가왔다.

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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