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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연휴에 맞춰 개봉하는 한국 영화 ‘암살자(들)’의 한 장면. 각 배급사 제공 |
- 한국판 ‘인턴’ 최민식·한소희 合
- 영부인 저격 실화 담은 ‘암살자들’
- 시리즈 최종편 ‘타짜’ 흥행 관심
- 여름대작 경쟁 피하려 가을쏠림
“(이번 추석 시즌에는) 한국 영화가 여러 편 개봉한다. 어느 작품이 웃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관객들 입장에서는 모처럼 골라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유해진이 최근 열린 ‘암살자들’ 제작보고회에서 한 말이다.
유해진의 말대로 ‘모처럼’이다. ‘암살자(들)’을 비롯해 ‘타짜: 벨제붑의 노래’ ‘인턴’ ‘가능한 사랑’ 등 올해 추석 시즌에는 각기 다른 장르로 무장한 한국 영화들이 쏟아진다. 팬데믹 이후 극장 파이가 쪼그라들면서 배급사들이 출혈 경쟁을 기피해 왔던 그림과는 사뭇 다르다. ‘호프’ ‘오디세이’ ‘스파이더맨’ 등 여름 극성수기에 개봉한 여름 대작과의 경쟁을 피하려다 추석 시즌에 한국 영화들이 몰린 면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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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턴’의 한 장면. 각 배급사 제공 |
9월 추석을 염두에 두고 가장 먼저 개봉하는 건 최민식 한소희 주연의 ‘인턴’이다. 추석 연휴 전 주인 다음 달 19일 관객을 만난다.
패션계의 다크호스로 급부상한 ‘선우’(한소희)의 회사에 경력 37년 차 실버 인턴 ‘기호’(최민식)가 입사하면서 시작되는 오피스 라이프를 그린다. 2015년 개봉해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던 로버트 드니로, 앤 해서웨이가 주연한 동명 할리우드 영화가 원작이다. ‘82년생 김지영’ ‘만약에 우리’로 흥행 실패 없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김도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번 작품까지 성공하면, 김도영 감독의 주가는 한층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허진호 감독이 연출한 ‘암살자(들)’은 1974년 ‘그날’로 관객을 초대한다.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기념 행사에서 저격당해 사망한 육영수 여사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로, 역사 속에 남은 빈틈 사이로 영화적 상상력을 채웠다. 유해진 박해일 이민호로 이어지는 라인업도 화려하지만, 더 눈길이 가는 건 제작사다. ‘남산의 부장들’ ‘서울의 봄’을 잇따라 성공시키며 시대극 명가로 주목받은 하이브미디어코프가 선보이는 또 한편의 현대사 이야기라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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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짜: 벨제붑의 노래’의 한 장면. 각 배급사 제공 |
엔터 명가의 자존심은 이번 추석에 살아날 수 있을까. 잇따른 흥행 실패로 적자가 쌓인 CJ ENM은 ‘타짜’ 4번째 시리즈 ‘타짜: 벨제붑의 노래(다음 달 23일 개봉)’를 내놓는다. 허영만 원작 만화 ‘타짜’ 시리즈의 마지막 편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1편의 고니(조승우), 2편의 대길(최승현), 3편의 일출(박정민)에 이어 변요한이 4대 타짜 태영으로 분해 도박판의 다이내믹함을 보여줄 예정이다.
사실, 이 영화의 가장 큰 경쟁작은 최동훈 감독이 만든 ‘타짜1’이다. 비평과 흥행 모두를 잡은 ‘타짜1’ 이후 ‘형 만한 아우 없다’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는데, 마지막 영화가 그 산을 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창동 감독이 ‘버닝’ 이후 8년 만에 선보이는 넷플릭스 영화 ‘가능한 사랑’도 다음 달 24일부터 2주간 개봉한다. 배급사가 넷플릭스로 확정되면서 극장에서는 보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례적으로 넷플릭스 공개 전에 만나보게 됐다. 이는 내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을 겨냥한 넷플릭스의 포석으로 풀이된다. 아카데미에 작품을 출품하기 위해선 2주간 극장 개봉을 해야 하기 때문. 사정이 어떻든 간에, 영화 팬들로서는 아쉬움을 달랠 절호의 기회다. 영화는 해고 노동자와 그의 아내, 그리고 다큐멘터리 감독과 그녀의 남편, 두 부부가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만나 서로 다른 삶과 숨은 욕망을 마주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드린다. 이번 추석 라인업 중 출연자가 가장 화려하다. 전도연 설경구 조인성 조여정이 이창동이라는 이름 아래 모였다.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구교환 주연의 ‘부활남 더 레드’는 다음 달 말 개봉을 조율 중이다. 추석 연휴의 한복판에서 살짝 비껴서 개천절 한글날로 이어지는 연휴를 노릴 것으로 전망된다. 구교환에겐 ‘만약에 우리’ ‘군체’, 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에 이은 올해 4번째 작품으로, 실질적으로 그가 단독 주연을 맡은 작품인 만큼 ‘대세 구교환’의 티켓 파워를 확인할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영화 집안싸움이 된 올 추석 극장가를 바라보는 영화계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승자 없는 출혈 경쟁이 될 것이라는 부정적인 의견과 함께, 기대작들이 몰렸다는 것 자체가 이를 받아 줄 시장 체력이 그만큼 좋아졌다는 의미라는 분석이 따른다. 과연 어떤 작품이 가장 크게 웃게 될까. 공은 이제 관객들에게 넘어갔다.
정시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