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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일 서울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디즈니+의 ‘재혼 황후’ 제작 발표회에서 주지훈 신민아, 조수원 감독, 이종석 이세영(왼쪽부터)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
- 글로벌 조회수 29억회 웹툰 원작
- 가상의 조선 이국적 궁정 로맨스
- 운명 개척하는 여성 서사로 팬덤
- 연기 흡입력과 케미가 흥행 관건
- 로맨스 판타지 실사화 향방 가늠
궁정을 배경으로 사랑과 권력의 상관관계를 그린 한국 사극은 많다. 판타지 요소를 결합한 사극 역시 적지 않다. 그러나 이 모든 게 ‘서양풍’으로 그려진다면? 그렇다면 말이 달라진다. 디즈니+의 ‘재혼 황후’는 기존 한국 사극과는 달리 서양식 궁정 판타지를 배경으로 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지닌다.
‘재혼 황후’는 동대제국의 황후 나비에(신민아)가 도망 노예 라스타(이세영)에게 빠진 황제 소비에슈(주지훈)로부터 이혼을 통보받고, 이를 수락하는 대신 서왕국의 왕자 하인리(이종석)와의 재혼 승인을 요구하며 벌어지는 로맨스 판타지다. 글로벌 누적 조회수 29억7000만 회를 기록한 메가 IP인 동명의 네이버 웹툰이 원작이다. 디즈니+는 당초 4일로 예정됐던 공개 일정을 하루 빠른 3일로 변경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자신감의 일환이다. ‘재혼 황후’의 관전 포인트를 살펴봤다.
■‘브리저튼’이냐, ‘서프라이즈’냐
‘재혼 황후’의 실사화를 기다리며 예비 시청자들이 가장 많이 언급한 작품은 두 개다. 하나는 영국 상류사회의 로맨스를 그린 넷플릭스의 ‘브리저튼’이다. 화려한 궁전과 형형색색의 드레스, 귀족들의 사교 문화 등이 ‘브리저튼’을 떠올린다는 반응이 많다. 많이 언급되는 또 하나는 재연 프로그램 ‘신비한 TV 서프라이즈’다. 지난해 방영된 KBS 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처럼 서양풍 원작의 배경을 가상의 조선으로 변환한 작품은 있었지만, 한국 배우들이 서양 복식을 입고 서양 이름을 그대로 부르는 건 ‘재혼 황후’가 최초다. 서양 배경과 한국 배우들의 연기가 잘 맞물리지 못할 경우 재연극을 보는 듯한 어색함을 안길 수 있다. “성공하면 ‘브리저튼’, 실패하면 ‘서프라이즈’”라는 이야기가 공개 전부터 나온 이유다. ‘재혼 황후’는 과연 어떤 평가를 받을지가 첫 번째 관람 포인트다.
■원작 팬도 만족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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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혼 황후’의 한 장면. 디즈니+ 제공 |
막강한 팬덤은 초반 작품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되지만, 작품이 공개됐을 때 가장 엄격한 심사위원이 되기도 한다. 원작의 방대한 세계관을 10부작으로 압축하면서 빠진 인물과 장면들이 있는 만큼 원작 팬들을 얼마나 만족시킬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특히 원작은 남편의 배신에도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는 나비에라는 인물을 통해 기존 ‘로판’ 설정을 뒤집은 작품으로 유명하다. 이러한 정서가 유지돼야 기존 팬덤의 이탈을 막고, 드라마로 유입된 시청자도 만족시킬 수 있을 터. 초반 입소문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로코의 성패를 가르는 캐스팅
로코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 바로, 배우 캐스팅과 그들의 케미다. ‘재혼 황후’는 스타 배우들의 캐스팅으로 일찍이 눈도장을 찍었다. 3일 공개된 1~4화까지를 보면 나비에 역의 신민아는 단단함 뒤에 감춰진 상처와 따뜻함을 잘 살려냈다. 절대 권력을 지닌 황제 소비에슈 역의 주지훈은 ‘궁’의 황태자 출신답게 황제의 권위와 한 인간의 불안정한 감정을 밀도 있게 살렸다.
라스타를 맡은 이세영은 기적처럼 얻은 기회를 잃지 않기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인간의 욕망을 설득해 낸다. 하인리 역의 이종석 또한 나비에에게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인물을 이물감 없이 소화한다. 앞으로 보다 복잡하게 얽힐 이들의 관계성은 ‘재혼 황후’의 가장 큰 재미가 될 전망이다.
■디즈니+가 ‘재혼 황후’에 거는 기대
‘재혼 황후’에 거는 디즈니+의 기대는 남다르다. 디즈니+는 2023년 강풀의 작품을 옮긴 ‘무빙’으로 신드롬을 일으켰지만, 브랜드 파워를 끌어올릴 후속 히트작의 부재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꾸준한 흥행작을 배출한 넷플릭스와 비교되며 자존심도 적지 않게 훼손된 상황. 그런 디즈니+에게 인기 대형 원작 IP를 내세운 ‘재혼 황후’는 자사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절호의 기회로 여겨지는 분위기다. 특히 이번 작품 성과가 국내 로판 IP 실사화 향방을 가늠할 시험대로도 여겨지는 만큼, 디즈니+에게는 의미 있는 도전이 될 전망이다.
정시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