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데스크시각] 정치의 관객과 배우 /조송현

현실정치와 거리 둔 '盧의 남자' 문재인, 여야 균형·견제위해 행동으로 보여줘야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문재인(전 청와대비서실장·변호사)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지난 4·27재보선 기간 보여준 '정치적' 행보가 정가의 이목을 끌었다. 김해을 국회의원 보선의 야권 후보 단일화를 직접 중재했고, 선대위 상임 고문을 맡아 필승결의대회에도 참석했다. 2009년 10월 양산 재선거 때 민주당 후보의 간곡한 요청에도 유세장 근처에서 끝내 발길을 돌린 것과 크게 비교된다. 문 이사장은 또 지난 12일 서울 인사동 서울미술관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2주기 추모 전시회 개관식에서도 친노 진영을 대표해 인사말을 하는 등 예전의 '현실정치 알레르기'에서 상당히 벗어난 듯한 모습이다.

문 이사장은 대선 출마를 비롯한 현실정치 참여 의향을 묻는 질문에는 "답변하기 난감하다, 넘어가자"고 답했다. '그런(출마해야 할) 상황은 오지 않을 것'이라는 종전의 단정적인 답변에 비하면 '전향적'이다. 하지만 문 이사장은 한국정치발전과 진보진영의 집권을 위해 시민적 행동은 마다하지 않겠으나 출마 등 현실정치에 직접 뛰어들지는 않겠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단호하게 밝혔다. 문 이사장의 이 같은 '정치 결벽'에 가까운 소신을 정치 과잉 시대에 절제의 미덕으로 여기는 시민들이 많다.

그러나 문 이사장의 현실에 대한 인식의 농도와 참여의 폭 사이에 괴리를 느끼는 시민들도 적지 않다. 절박함을 목도하고서도 참여에는 일정한 선을 긋고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 같은 의구심은 문 이사장이 현실정치에 발목까지만 담글 게 아니라 온몸을 던져야 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으로 이어진다. 문 이사장이 현실정치에 몸을 던져야 하는 이유는 다름 아닌 자신의 절박한 현실 인식에 있다.

문 이사장은 얼마 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이명박(MB) 정부가 민주주의와 인권을 크게 후퇴시켰으며, 지금은 절박한 상황이라고 했다. 그런데 MB와 여당의 오만과 독선, 일방독주는 따지고 보면 야당이 초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대선 때 무려 500만표 차이로 진 허약한 야당이 독선을 허용했다는 말이다.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정권은 독주를 강력한 추진으로 착각하기 십상이다.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도 같은 상황이 반복돼 일방독주가 되풀이될지 모른다. 민주주의와 인권도 그와 비례해 퇴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 정권의 핵심에 있었던 문 이사장이 현실을 개혁하지 않고 '해석'만 하고 있을 수 없는 이유다.

관객은 팽팽한 게임에 빠져들면서 흥미를 느낀다. 정치 상황도 마찬가지다. 여야 정치세력이 균형을 이뤄야 국민이 대접을 받고 편해진다. 한 쪽이 너무 기울면 정권이 국민에게 서비스를 잘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오히려 국민들은 탄압을 받아도 어디 하소연할 데가 없게 된다. 그러니 허약한 야당에 힘을 보태는 것은 국민을 위하는 일인 셈이다.

문 이사장은 고 노 전 대통령의 정신과 참여정부의 가치를 계승발전시키는 데 남은 여생을 바치기로 했다고 말했다. 고양된 인권과 민주주의에 바탕한, 모두 함께 더불어 사는 세상이 참여정부의 지향이라면 그것은 기념관에 전시해둘 이념이 아니라 행동으로 구현해야 할 미래 현실이다.

문 이사장이 진행하고 있는 전 정부의 정책 평가와 대안 연구도 정치발전을 위한 중요한 작업임을 모르지 않는다. 그럼에도 그가 인식하는 현실의 절박성에 비춰보면 그 같은 연구작업은 소극적이고, 어쩌면 흙탕물을 뒤집어쓰지 않겠다는 보신적·탈속주의적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문 이사장이 현실정치에서 존재감과 파괴력을 보장할 수는 없다. 다만 분명한 것은 여야 정치세력이 균형을 이루고, 그로 인해 국민에 대한 정치 서비스를 개선하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곧 인권과 민주주의의 퇴행을 막고, 더불어 사는 세상을 구현하는 데 다가가는 길이기도 하다.

인간은 삶이라는 연극에서 관객이자 배우이다. 정치의 자장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는 세상에서, 권력의 심장부에 몸 담았던 사람이 정치 연극의 관객 만을 고수할 수 있는 여지는 거의 없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면적 조율만 남았다…55보급창 이전 속도
  2. 2영화의전당 앞 도로 지하화 10여년 만에 본격화
  3. 3“소나무 뽑은 구덩이에 ‘아동’ 묻었다” 참상 담은 詩와 수필
  4. 4부산서 판매된 로또 1등 27억, 주인 못 찾아 한 달 뒤 소멸
  5. 5‘해운대 그린시티’ 체계적인 도시 정비의 길 열렸다
  6. 6엑스포 관람객 UAM 수송…4월 불꽃축제 부산 매력 알린다
  7. 7공무원이 허위공문서에 음주운전 폭행까지...부산시 9명 징계
  8. 8도시철도 무임승차 지원 논란, 노인연령·연금 조정으로 번져
  9. 9튀르키예 시리아 강진 사상 2만명 넘어 휴교령...尹도 원조 지시
  10. 10지구대서 넘어진 만취자 ‘의식불명’
  1. 1면적 조율만 남았다…55보급창 이전 속도
  2. 2부산 북강서 동래 획정 최대 관심사로, 남구 합구는 불가피
  3. 3[뉴스 분석] 尹도 安도 총선 공천권 절실…진흙탕 전대 불렀다
  4. 4[속보] ‘김나연대’ 김기현-나경원 손 잡았다…與 전대 판 뒤집히나
  5. 5때릴 때는 언제고? 친윤계 초선의원들, 나경원 찾아 구애
  6. 6화물차 안전운임제 폐지·‘번호판 장사’ 퇴출
  7. 7화주-운송사 자율 운임계약…화물연대 “운송료 깎일 것” 반대
  8. 8학교시설 개방 확대할 수 있는 길 열린다
  9. 9오흥일 울산교육감 보궐선거 후보 사퇴
  10. 10野 ‘이상민 탄핵’ 본회의 보고…대통령실 “어떤 법 위반했나”
  1. 1부산서 판매된 로또 1등 27억, 주인 못 찾아 한 달 뒤 소멸
  2. 2‘해운대 그린시티’ 체계적인 도시 정비의 길 열렸다
  3. 3엑스포 관람객 UAM 수송…4월 불꽃축제 부산 매력 알린다
  4. 4올해 세무사 700명 이상 뽑는다…공무원 출신은 별도 선발
  5. 5금융위 고위직 지원 없더니…尹캠프 인사 내정됐었나
  6. 6우크라, 전쟁 중에도 현지실사 확정…한국에 '복병' 되나
  7. 7“주변도 행복하게”… 부산시 도시정비사업 가이드라인 수립
  8. 8'옥중지시' 김만배, 월평균 22회 변호인 접견
  9. 9한국 외환시장 빗장 풀린다…새벽 2시까지 해외에 개방
  10. 10해경, 수협중앙회장 선거 앞두고 진해수협 압수수색
  1. 1영화의전당 앞 도로 지하화 10여년 만에 본격화
  2. 2“소나무 뽑은 구덩이에 ‘아동’ 묻었다” 참상 담은 詩와 수필
  3. 3공무원이 허위공문서에 음주운전 폭행까지...부산시 9명 징계
  4. 4도시철도 무임승차 지원 논란, 노인연령·연금 조정으로 번져
  5. 5지구대서 넘어진 만취자 ‘의식불명’
  6. 6부산중구 신청사, 용두산공원에 설립될까
  7. 7새벽 부산 부암고가교서 음주운전 의심 차량 충돌 전복
  8. 8신당역 화장실 스토킹 살인 전주환 1심서 징역 40년
  9. 9의대생도 지방 떠나 서울로…부산 3년간 57명 중도탈락
  10. 10부산 울산 경남 이제 봄? 낮 최고 13~16도...내륙 일교차 15도
  1. 1롯데 ‘좌완 부족’ 고질병, 해법은 김진욱 활용?
  2. 2267골 ‘토트넘의 왕’ 해리 케인
  3. 3벤투 후임 감독 첫 상대는 콜롬비아
  4. 45연패 해도 1위…김민재의 나폴리 우승 보인다
  5. 5‘이강철호’ 최지만 OUT, 최지훈 IN
  6. 6임시완, 부산세계탁구선수권 홍보대사 위촉
  7. 7롯데 괌으로 떠났는데…박세웅이 국내에 남은 이유는
  8. 8쇼트트랙 최민정, 올 시즌 월드컵 개인전 첫 ‘금메달’
  9. 9폼 오른 황소, 리버풀 잡고 부상에 발목
  10. 10황의조 FC서울 이적…도약 위한 숨 고르기
우리은행
주민이 직접 설계하는 지방자치단체 구성
불신 큰 지방의회 권한 확대? 다수당 견제책 등 선결돼야
주민이 직접 설계하는 지방자치단체 구성
단체장 권한 집중 획일적 구조…행정전문관 등 대안 고민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더불어 살며 지켜가야 할 피란수도 부산
55보급창은 반드시 공원이 되어야 한다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자연의 법, 인간의 법
낙동강 녹조를 그대로 둘 것인가
기고 [전체보기]
‘부산이라 좋다, Busan is good!’인 이유
수산자원, 잘 이용하고 관리해야
기자수첩 [전체보기]
학교 신축 공기지연, 노조 탓만 할 수 있나요?
김해시장, 소통행정 이후가 중요하다
김갑수의 생각 [전체보기]
한국은 여기까지다
안전하게 내려오는 방법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3차 세계화, 우리는 괜찮을까
‘죽어도 자이언츠’를 보면서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선인장 가시와 ‘나의 불안전 불감증’
민심, 그 숨은그림찾기의 비밀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문화자산을 물려받는다는 것
토착화한 망자를 위한 노래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먼저 온 미래’ 영도에서 2030 부산 해법 찾기
‘부산’이라는 아이 어떻게 키우겠습니까
도청도설 [전체보기]
총기 난사
마스크 안 벗는 이유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너무나 완벽한 음식 식해
여러분 모두 미식가 되세요!
사설 [전체보기]
도시철도 노인 무임승차, 국비 지원 필요하다
영도에서 ‘부산형 워케이션’ 가능성 확인하자
세상읽기 [전체보기]
부산진 수상비행장을 아세요?
자동차산업, 정의로운 산업전환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 지출의 원칙과 난방비 지원
의사 인력 확충의 올바른 방법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새로운 해양시대
노아 방주의 실천적 교훈
이해인 수녀 '기도의 창가에서' [전체보기]
수평선을 바라보며 동백꽃을 사랑하며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한반도에 새로운 국제질서가 등장하고 있다
위태로운 중국의 미래
인문학 칼럼 [전체보기]
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신정과 설날 사이의 단상
장병윤의 대안 모색 [전체보기]
다시 블랙리스트
정치인의 언어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근고지영
단석산 신선사의 목탁소리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새해엔 선거개혁 위한 결단 기대한다
정치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이태원 연가
특별기고 [전체보기]
내 고향은 부산입니더!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노엘합창단
절대음감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당 김은호의 ‘매란방’
풍곡 성재휴의 ‘배암 나와라’
CEO 칼럼 [전체보기]
초고령 선진국에 걸맞은 변화
자율주행의 위기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