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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와 현장] 부산·대구 너무 다른 식수대응 /조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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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초와 하순, 낙동강을 원수로 한 수돗물을 마시는 부산과 대구에는 각각 유사한 언론보도가 있었다. 바로 낙동강 원수와 정수시설을 거친 정수 모두에서 과불화화합물(PFASs)이 다량 검출됐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이후 반향과 결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부산은 수돗물을 생산 및 정수, 공급하는 시상수도본부가 대응 자료를 배포하는 데 그쳤다. 그런데 대구는 시민의 뜨거운 관심으로 ‘대구 수돗물’이 순식간에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검색어 1위를 석권한 데 이어 국민청원 게시판에 관련 청원글이 100개가량 올라왔다. 이에 놀란 대구시와 환경부는 당장 대책 자료를 내놓았으나 화난 대구시민의 마음을 가라앉히지는 못했다. 생수 사재기가 계속 이어지고 대구시 및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왔다.

급기야 환경부 차관이 대구시 달성군 매곡정수장을 급거 방문했다. 차관은 대구시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들과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당장 ▷매일 정수장 물 성분분석 후 시민에 공개 ▷활성탄 교체주기 단축 ▷과불화화합물 수질오염물질 설정·배출 규제 등을 대책으로 내놨다. 그 자리에는 지역 국회의원도 한걸음에 달려와 지역의 관심을 대변했다. 현재 대구시 홈페이지에는 일주일에 3회 수돗물의 과불화화합물 농도 검사결과가 공개되고 있다.

어디서부터 이런 차이가 났을까. 우선 시민을 보자. 대구시민들은 1991년 페놀사건을 비롯해 각종 오염사고 등으로 인한 트라우마 때문인지, 수돗물 안전성 논란에 극심한 우려와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대구시와 지역 국회의원도 기민하게 대처했다. 지역 국회의원은 정수장 현장을 방문해 정부를 강력하게 질타하고 재발방지를 촉구했다. 급기야 대구 시장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은 사태에 대해 공개 사과를 했고 정부에 취수원 이전과 상시 모니터링체계 구축 등을 요구했다. 대구시는 3년 전부터 취수원을 구미공단 상류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데 이달 말께 ‘취수원 이전 추진단’까지 발족할 예정이다.

일부에서는 이런 대구시를 두고 ‘쇼’에 불과하다며 과소평가하기도 한다. 그러나 ‘쇼’라도 좋다. 부산은 이런 적이 있을까. 안타깝게도 1990년대 후반 ‘2002년 낙동강 수계법’ 제정을 위해 힘을 모은 이후로는 볼 수 없다. 지역 국회의원들은 여야 할 것 없이 관련 내용을 시에 질의조차 하지 않았다.
국제신문은 지난해 11월 낙동강 원수의 오염도 심화와 물이용부담금 사용의 불합리성을 지적한 ‘물이용부담금 15년 이대론 안 된다’를 시작으로 이달 현재까지 기사와 사설 등 50건에 달하는 보도를 통해 낙동강 원수의 수질 개선과 취수원 다변화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부산은 대구와 달리 시민의 93%, 말 그대로 대부분이 낙동강을 원수로 한 수돗물을 마신다. 그런데도 대체 상수원 하나 갖고 있지 않다. 30년 가까이 지지부진한 취수원 다변화가 하루빨리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시민의 불안을 유발하려는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 국민은 누구나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공급받을 권리가 있다. 식수는 굳이 설명하지 않더라도 사람의 건강은 물론, 생명과 직결돼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낙동강 최하류에 있다는 이유로, 지역 내 대체상수원이 없다는 이유로 수도권 등 타 지역보다 오염된 물을 먹거나 오염 우려로 불안에 떨어서야 되겠는가. 가만히 있어서는 누구도 부산을 위해 움직여주지 않는다.

사회1부 차장 cor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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