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사는 곳은 세검정(서울 종로구)이다. 김신조 일당이 고 박정희 대통령을 습격하려고 침투했던 길목이다. 예부터 지금까지 교통 요지다. 서대문, 은평구, 성북구를 잇는 곳에 있어 교통량이 비교적 많다.
서울 광화문 광장 조성 계획에 따라 이곳의 교통 흐름도 큰 영향을 받는다. 광화문 일대에서 큰 집회가 벌어지는 토요일에는 청와대 쪽으로 진행하기 어려워 고립된다. 이런 영향으로 집값은 비교적 낮다. 이 지역 주택 소유자의 꿈은 무엇일까. 바로 지하철 역사 건설이다. 그래야 집값이 오른다.
이 지역 전임 국회의원은 정세균 국무총리이고 현재 지역구 의원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다. 정 총리는 국회의원 임기 마지막까지 지하철 건설 설명회를 열어 지하철 건설을 약속했다. 국토교통부 정책 책임자까지 불렀다. 이 대표 역시 지난 총선 선거운동 때에는 펼침막을 세검정과 인근 평창동 일대에 내걸어 지하철 건설을 약속했다. 공교롭게도 정 총리와 이 대표는 동남권 허브공항(가덕신공항) 건설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정 총리는 2012년 7월 5일 “동남권 신공항의 최적지는 가덕도”라고 발언한 적이 있다. 그런 정 총리가 지난달 16일 대정부질문 때에는 “문재인 대통령 공약이 아니다”고 답변해 파문을 일으켰다. 동남권 신공항은 문 대통령이 10년 전부터 총선과 대선 때마다 약속한 사안이다.
대통령 공약집 세부사항에 ‘가덕도에 꼭 짓겠습니다’는 문구가 없다고 공약이 아니라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실무 공무원 입장에서 그런 보고서를 총리에게 올릴 수는 있겠지만 이를 총리가 그대로 받아서 발언하면 곤란하다.
지역신문 서울 파견 기자 시각에서 보면 세검정과 평창동 교통 체증 해결책은 역설적이지만, 지역 균형 발전이다. 지방도 잘 살게 해주면 굳이 서울에 거주할 필요가 없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서울 과밀화는 해소되고 결국에는 세검정 일대의 교통 체증은 풀릴 것이다. 교통 과밀 지역 인근에 신도시를 만들고 그 해결책으로 지하철을 놓는다는 것은 미봉책이다. 기계·화학·금융·해양 중심지인 부울경에서도 제대로 된 안전한 공항이 필요하다. 다시 말하지만 김해공항 문제는 2002년 김해 돗대산 항공기 추락 사건 때문에 불거졌다. 지역 균형 발전, 24시간 안전한 공항 건설 관점에서 바라봐주기 바란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