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뉴스와 현장] 청춘들이 ‘부산이 좋다’고 말할 기회를 주자

  • 유정환 기자 defiant@kookje.co.kr
  •  |   입력 : 2023-02-15 19:33:06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기자가 ‘기업’ 파트를 담당한 2006년 일이다. 취재하다 만난 부산의 한 정보기술(IT)업체 직원 A(20대) 씨는 무척 힘겨워했다. 아침 일찍 출근해 온종일 일하고도 손에 쥐는 월급은 200만 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A 씨는 “친구도 제대로 만나지 못하고 밤새우는 일이 부지기수지만 손에 쥐는 돈은 170만 원이 전부다. 이렇게 살기에는 내 청춘이 너무 아깝다”고 말했다. 그러더니 오래 지나지 않아 서울행을 택했다.

당시 부산 IT업체가 주력으로 삼은 분야는 전산 관리, 웹 기반 홈페이지 구축, PC 게임 등이다. 2012년 카카오톡과 연동해 출시된 ‘애니팡’이 3500만 건이 넘는 다운로드 수를 기록하며 ‘국민 게임’으로 등극하기 약 5년 전이다. 또 지금은 없어져야 할 산물인 ‘열정페이’가 당연했던 시절이어서 A 씨뿐만 아니라 대부분 직장인이 겪는 문제로 치부되기 일쑤였다. “억울하면 좋은 회사 가지…”라는 분위기였다.

17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 부산은 여전히 수도권으로 유출되는 인재를 어떻게 하면 붙들어 둘 수 있을지 걱정하는 처지다. 지역 대학의 경쟁력은 해마다 추락하고, 르노코리아자동차 등 일부 업체를 제외하면 그럴듯한 대기업이 없는 상황도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부산 연제구 한 클라우드 전문 업체를 방문하면서 달라진 부산의 IT 환경을 엿볼 수 있었다. 업체 직원들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신입사원 평균 연봉이 3000만 원 중·후반대라고 했다. 복리후생을 포함하면 4000만 원 안팎이 될 터다. 꿈의 직장이라 불리는 금융권에는 못 미치지만, 평균적인 연봉을 받는 직장과 비교하면 꽤 괜찮은 수준이다. 부산상공회의소가 지난해 6월 발표한 ‘부산지역 MZ세대 구직자와 기업의 일자리 인식 조사’ 결과 구직난이 발생하는 구간이 연봉 3000만 원 수준임을 고려하면, 이보다 1000만 원가량 더 받는 셈이다. 당시 조사에서 MZ세대 10명 중 8명(77.5%)은 부산에서의 취업을 희망했다.

더욱 눈길을 끈 것은 본사와 부산지사 간 임금·복리후생이 동등하게 책정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수도권은 물가가 비싼 만큼 어느 정도 수준에서 반영되는 것은 묵인할 수 있는 정도지만 그마저도 차별하지 않았다.

최근 5년간 굵직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5곳이 부산에 자회사를 설립했다. 소프트웨어 기업통합시스템(ERP) 전문 기업인 ‘더존비즈온’이 2017년 스타트를 끊었다. 이어 클라우드 업체 ‘베스핀글로벌’ ‘메가존클라우드’ ‘클루커스’, 정보보안 업체 ‘윈스’까지 부산으로 와 인재 양성에 나서고 있다. 동남권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한편 부산 울산 경남 30여 개 대학에서 배출되는 인재를 활용하겠다는 취지다. 전문 인력을 키워놓으면 대기업들이 ‘웃돈’을 얹어주고 데려가는 ‘웃픈’ 현실을 타개하고자 하는 이들 업체의 몸부림이기도 하다.

부산시와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은 이와 연계해 2021년 ‘부산디지털혁신아카데미(BDIA)’를 가동했다. ICT 분야 고급 인력을 양성하고 인재 역외 유출을 방지하고자 훈련 기관들과 연계해 추진하는 채용 연계형 교육 지원 사업이다. 지난해에는 해운대 센텀벤처타운 5, 6층에 전용 교육장을 개소하기도 했다. 개소식에서 박형준 시장은 “2026년까지 5년간 총사업비 1500억 원을 투입해 연간 2000명 내외로 모두 1만 명의 고급 ICT 인력을 양성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와 궤를 같이해 지역 투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시 김귀옥 투자유치과장은 “최근 부산으로 이전하고 싶어 하는 기업의 투자가 이어지면서 올해 목표인 4조 원 투자 유치를 무난히 넘길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부산이 동남권 경제 거점으로 다시 살아날 조짐을 보인다. 이에 맞춰 시는 부산을 젊은 인재가 떠나는 도시가 아닌 찾아오는 도시로 만들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판교를 잇는 ‘부교(부산형 판교)’를 조성하고 나아가 판교와 맞짱 뜨는 부산으로 키워야 한다. 그때가 되면 굳이 슬로건으로 강조하지 않아도 시민 입에서 자연스럽게 ‘부산이라 좋다(Busan is good)’가 나오지 않을까.

유정환 경제부 차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 2번째 통폐합大 나오나…부경대-해양대 논의 물꼬
  2. 2산은 부산이전에 몽니…민주당 도 넘었다
  3. 3예비후보 등록 D-6…부산 與 주자들 속속 출마 가시화
  4. 4‘감자바이러스’ 토마토 덮칠라…부산 강서구 재배농 공포 확산
  5. 5부산 초교 저출산·인구 유출 직격탄…내년 신입생 2000명 이상 감소 전망
  6. 6다대 옛 한진중 터 개발 ‘부산시 심의’ 관문 넘었다
  7. 7음주운전 걸릴까…BMW 버리고 달아난 30대 뺑소니범
  8. 8“4년 후 지역병원 병상 남아돈다” 부산시 신·증설 제한 예고
  9. 94만5000여 신선식품 집결…1000대 로봇이 찾아 포장까지
  10. 10[이원 기자의 영화 人 a view] ‘3일의 휴가’ 김해숙과 신민아
  1. 1산은 부산이전에 몽니…민주당 도 넘었다
  2. 2예비후보 등록 D-6…부산 與 주자들 속속 출마 가시화
  3. 3에어부산 분리매각, 與지도부 힘 싣는다
  4. 4野 “총선용 개각” 송곳검증 예고…與 “발목잡기용 정부 공세 안돼”
  5. 5“이념 편향 해소” vs “압수수색 남발”…대법원장 후보 자질 놓고 여야 공방
  6. 6부산시의회 예결특위, 7일부터 내년도 예산안 종합심사
  7. 7[4·10총선 해설맛집] 매번 금배지 바뀐 ‘온천천 벨트’ 연제, 치열한 쟁탈전 예고
  8. 8선거구획정위 "부산 북강서갑.을. 강서 분구, 남구 합구"안 제출 (종합)
  9. 9[속보]선거구획정위 "부산 북구갑·을·강서 3곳으로 분구, 남구 합구"
  10. 10與 원내부대표 저출생 문제에 “나 혼자 산다·불륜 드라마가 기여”
  1. 1다대 옛 한진중 터 개발 ‘부산시 심의’ 관문 넘었다
  2. 24만5000여 신선식품 집결…1000대 로봇이 찾아 포장까지
  3. 3창립 70주년 삼진어묵, 세계 K-푸드 열풍 이끈다
  4. 4부산 농산물값 14.2% 급등…밥상물가 부담 커졌다(종합)
  5. 5“안티에이징 화장품 전문…K-뷰티 중심이 목표”
  6. 6부산시, 해양·금융 등 9개 전략산업 집중 육성
  7. 7中企공제기금 부·울 기업에 ‘단비’
  8. 8韓 3분기 성장률 0.6%…세 분기 연속 플러스
  9. 9주가지수- 2023년 12월 5일
  10. 10"공급과잉 해운시장 2026년부터 조금씩 해소, 니어쇼어링 글쎄"
  1. 1부산 2번째 통폐합大 나오나…부경대-해양대 논의 물꼬
  2. 2‘감자바이러스’ 토마토 덮칠라…부산 강서구 재배농 공포 확산
  3. 3부산 초교 저출산·인구 유출 직격탄…내년 신입생 2000명 이상 감소 전망
  4. 4음주운전 걸릴까…BMW 버리고 달아난 30대 뺑소니범
  5. 5“4년 후 지역병원 병상 남아돈다” 부산시 신·증설 제한 예고
  6. 6부산시 “14일부터 카페 등에 야생동물 전시 금지”
  7. 7음주 사망사고 징역 10년…이례적 중형
  8. 8부산울산경남, 흐리고 낮엔 포근
  9. 9고양이 20여 마리 죽인 20대…“부동산 투자 실패 스트레스 탓”
  10. 10오늘의 날씨- 2023년 12월 6일
  1. 1부산, 수원FC와 3년전 뒤바뀐 운명 되돌린다
  2. 2빅리그 데뷔 전에 대박 친 19세 야구선수
  3. 3BNK 썸 안혜지 빛바랜 16득점
  4. 4조규성 덴마크서 첫 멀티골…리그 득점 3위
  5. 5이소미 LPGA 퀄리파잉 시리즈 수석합격 도전
  6. 6롯데 용병타자 5명 압축…신시내티 출신 외야수 센젤 유력
  7. 7천당과 지옥 넘나든 손흥민…최강 맨시티와 무승부
  8. 8"02년생 동기들의 활약에 큰 자극받아", 롯데 포수 유망주 손성빈을 만나다.[부산야구실록]
  9. 9한국, 대만 선발에 꽁꽁 묶여 타선 침묵
  10. 10우즈 “나흘간 녹을 제거했다”
우리은행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세계유산에 대한 오해 풀기
‘싱가포르다움’을 위한 그들의 선택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수학의 점과 물리의 점
아무도 모르는 카르텔에 갇힌 韓 R&D 투자 철학
국제칼럼 [전체보기]
‘지식 콘텐츠 챌린지’에 도전하기
기고 [전체보기]
잊고 지냈던 나림 선생과의 재회…깊고 넓은 숲의 울림이 찾아왔다
조선산업과 인공지능
기자수첩 [전체보기]
김해외국인노동자센터 예산삭감 재고를
교권회복 시킨다더니…교육부, 교사 집단연가에 으름장
김갑수의 생각 [전체보기]
꼰대세상
파격적 세대교체를 소망한다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농부는 굶어 죽어도, 씨앗은 안고 죽는다
‘달’ 대신 ‘손가락’만 보세요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연례행사 노벨상에 유감 있다면
양말 뒤집어 신기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전통음악 교육 활성화를 기대하며
예술과 공간이 만난 신개념 방중악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노인을 위한 공연장은 없다
부산 스포츠 ‘마 함 해보입시더’
도청도설 [전체보기]
롯데오카도 첫발
독수독과 이론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밤과 몽블랑
참새구이와 어묵
사설 [전체보기]
부산국제영화제 혁신안에 담아야 할 자성과 비전
도 넘은 부산 교권침해…이마저 빙산의 일각 아닌가
세상읽기 [전체보기]
웃음은 의외로 강력하다
노인빈곤, 국민연금 개혁과 정년연장이 답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국가 정치가 절실한 이유
실손의료보험 청구간소화와 의료민영화
이해인 수녀 '기도의 창가에서' [전체보기]
저무는 11월에 - 턴 투워드 부산
환대에 대한 생각들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독일을 보면서 곱씹어보는 교훈
골짜기 세대
인문학 칼럼 [전체보기]
사라진 낙동강 뱃길
을숙도 갈숲이 전하는 말
장병윤의 대안 모색 [전체보기]
오! 홍범도
야만의 과학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펫팸족과 신성장동력 펫코노미
베로나 아레나 오페라 페스티벌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진짜 ‘영남 스타’가 되려면
잼버리 파행을 부산엑스포 전화위복으로!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처음이란 무엇인가? 조지아 와인
사랑의 묘약, 와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부산의 위대한 도전은 계속 된다
수산업 몰락 재촉하는 후쿠시마 방사능 선동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미니멀 음악
12음기법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윤재 이규옥의 ‘고진감래’
화가 장욱진이 온다
CEO 칼럼 [전체보기]
호모 프롬프트 시대와 부산 MICE 산업
스타트업정신으로 무장한 창업가들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