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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가짜뉴스와 필사

  • 정상도 기자 jsdo@kookje.co.kr
  •  |   입력 : 2023-10-15 19:23:13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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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에 전쟁의 먹구름이 짙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은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 보복전으로 비화하고 있다. 한치 앞을 예단할 수 없는 일촉즉발 그 자체다. 전쟁 참화는 어린이와 여성에게 더한 고통이다. 누구를 위한 전쟁이냐는 울부짖음을 포성이 압도한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는 이스라엘 서남부 좁고 긴 직사각형 모양 땅이다. 세종시와 비슷한 365㎢ 면적에 거주민은 230만 명가량으로 세계 최고 인구밀집지 중 하나다. 이스라엘은 65㎞ 분리장벽을 설치, 이동의 자유를 제한하고 생필품 반입도 통제해왔다. 세계 최대 ‘지붕 없는 감옥’으로 불리는 이유다. 이스라엘 지상군 투입이 얼마나 많은 희생자를 낼지 가늠하기 어렵다.

첨예한 전장의 파열음은 세상을 둘로 쪼갰다.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쪽도,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쪽도 목소리를 높이지만 뾰족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 와중에 소셜미디어(SNS)를 타고 온갖 가짜뉴스가 판친다. 종군기자까지 목숨을 잃는 혼란스러운 상황이니 거짓과 참을 구별하기조차 쉽지 않다. 분명한 건 이스라엘이든 하마스든 실제 전황만큼 여론전에 사활을 걸고 있으며, 옛 트위터인 X나 틱톡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이 확성기 노릇을 한다는 점이다. 오죽하면 유럽연합이 X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와 메타 최고경영자 마크 저커버그에게 공개적으로 유해정보 차단 강화를 촉구했을까 싶다.

우리나라라고 예외는 아니다. 잔혹한 총격과 납치 정황, 폐허로 바뀐 가자지구 등 조작된 정보에 노출된 청소년이 많다. 거대 플랫폼의 알고리즘이 쏟아내는 오염된 정보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셈이다. 전쟁은 삶과 죽음의 갈림길로 무고한 사람을 내몬다. 그 극단적인 상황은 결코 구경거리가 아니다. SNS의 바다에서 벗어나 왜 전쟁이 일어났는지, 21세기 인류에게 평화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이유는 차고 넘친다.

이스라엘이나 하마스나 그들이 숭배하는 신의 섭리는 인간을 위한 것이다. 여기에 인간의 지혜가 모아져 오늘을 이뤘다. 서양 문화의 모태가 이럴진대 동양이라고 다르지 않다. 그 신의 섭리에 순응하고 이를 받들겠다는 인간의 의지가 경전으로 오롯하다. 신의 말씀은 곧 인간의 손으로 정리됐고, 옮겨 적으며 퍼졌다. 필사(筆寫)다. SNS에서 거품을 벗겨내고, 중동의 전쟁을 냉정하게 분석하려면 사고력과 통찰력이 필요하다. 자판을 두드리는 손가락 놀림이 아니라 진중한 엉덩이의 힘이 받쳐줘야 가능하다.

정상도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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