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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와 현장] 부산 스포츠 ‘마 함 해보입시더’

  • 유정환 기자 defiant@kookje.co.kr
  •  |   입력 : 2023-11-15 19:33:10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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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일주일 전(지난 6일) 스포츠팀장을 맡을 때만 해도 주변의 부러움을 샀다. 내년에는 부산이 ‘핫(hot)’한 스포츠 도시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먼저 롯데는 올해 7위로 가을야구에 실패했지만 내년에는 우승할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이 컸다. 두산 베어스 감독 시절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고 3번이나 우승을 일궈낸 ‘우승 청부사’ 김태형 감독을 영입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김 감독은 두산의 코치들을 대거 롯데로 데려와 수비 불안에 시달리는 롯데선수들에게 기초부터 차근차근 가르치고 있다. 각 부문 코치들이 수비코치의 이력이 있는 것은 이러한 분위기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롯데 자이언츠에 입사해 홍보팀장 운영팀장을 거친 신임 박준혁 단장의 파격 선임도 김 감독과 뜻을 모아 ‘2024시즌 대도약’을 이뤄보자는 롯데의 분위기와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다. 롯데는 1984년과 1992년 우승한 이후 올해까지 31년간 우승을 맛보지 못한 상태다.

축구도 부산 연고인 부산 아이파크가 한 게임만 이기면 자력으로 K리그1에 진출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부산 아이파크는 K리그1 4회 우승(1984, 1987, 1991, 1997)과 FA컵 우승(200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 리그 우승(1985~1986)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전통의 명문 구단이었다. 2021년 K리그2로 밀렸지만 이제는 제자리를 찾을 때가 된 것이다.

농구 역시 전창진 감독의 KCC이지스가 전북 전주에서 부산으로 연고를 옮길 때만 해도 기대가 컸다. 가을 야구가 무산된 상황에서 부산의 스포츠 팬들이 의지할 수 있는 피난처 같은 팀이 되길 기대했다. 지난달 1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올 시즌 KBL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우리 팀을 제외한 우승 후보’ 질문에 10개 팀 감독 중 7명(70%)이 KCC의 이름을 써낼 정도로 분위기도 좋았다. 기존 허웅 이승현 라건아 등 최고의 선수에 이어 지난해 최우수선수(MVP) 최준용까지 FA(자유계약선수제도)로 영입했다. 또 새 외국인 선수로 알리제 드숀 존슨까지 들어오며 최강의 라인업을 꾸렸다.

야구 축구 농구가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키며 ‘내년에는 뭔가 일을 낼 것’이라는 분위기가 조금씩 무르익어갔다. 하지만 최근 상황을 보면서 ‘장밋빛 2024년은 허상인가’ 하는 생각이 앞선다. 지난 14일 롯데 자이언츠의 배영빈(23)이 음주 운전에 적발되고도 구단에 알리지 않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뭇매를 맞았다. 배영빈은 올 시즌 육성선수로 입단해 타율 0.313(16타수 5안타)을 기록할 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긴 기대주였다. 하지만 음주운전으로 김해 상동구장에서 마무리 훈련에 열을 올리고 있는 롯데에 찬물을 끼얹었다. 면허취소 수준으로 알려진 것을 고려하면 한국야구위원회(KBO) 상벌위원회에서 1년 실격 처분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 내년 전력에 도움이 되지 않을 공산이 크다.

부산 아이파크는 그나마 사정이 좀 낫다. 지난 12일 전남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3 3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전남에 0-3으로 완패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오는 26일 시즌 마지막 경기인 충북청주와의 홈경기에서 이기기만 하면 K리그1로 자력 승격이 이뤄진다.

KCC이지스는 지난 14일 강원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주 DB 프로미와의 원정경기에서 87-85로 패했다. 지난 3일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전 이후 4연패의 수렁에 빠지면서 순위는 8위까지 밀렸다. 팬들 사이에서는 “구단에서 팍팍 밀어주고, 허웅 라건아 최준용 존슨 등 최강의 라인업을 구축하고 저렇게 못하기도 힘들다”는 악평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은퇴한 이대호 선수는 최근 발간한 에세이집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에서 ‘남아 있는 동료들과 후배 선수들이 팬과 한 마음이 되어 절대 포기하지 않고 1점만 더 내고 1점만 더 막아내면 롯데자이언츠 3번째 우승은 멀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희망의 메시지를 남겼다. 감독과 선수들에게 부탁한다. ‘불멸의 투수’ 최동원 선수를 떠올리며 “마 함 해보입시더.”

유정환 스포츠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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