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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뇌력 키우기 4원칙 ‘잘먹기’

박지욱 신경과전문의·메디컬티스트

  • 박지욱 신경과전문의·메디컬티스트
  •  |   입력 : 2025-01-16 19:23:17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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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좋게 하기 위해 일부러 머리를 쓰고, 열심히 운동하고, 잘 자고, 그리고 잘 먹어야 한다.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먹어야 할까? 골고루 잘 먹으면 된다. 하지만 뇌를 생각하면 더 많이 먹어야 하는 음식과 덜 먹어야 하는 음식이 있다. 이제부터 한번 알아보자.

2024년 여름, 유명한 의학 학술지 ‘랜싯(Lancet)’이 내놓은 14가지 치매 위험 인자를 살펴보면 저학력, 고혈압, 신체 활동 부족, 사회적 고립, 과음, 대기 오염, 흡연, 비만, 머리 부상, 우울증, 당뇨, 청력 상실, 높은 LDL-콜레스테롤, 시력 손실이다. 이 14가지를 모두 예방하거나 치료하면 치매 발병률이 45%나 떨어진다.

특히 나쁜 것 두 가지는 청력 상실과 LDL-콜레스테롤로 각각 치매 위험을 7%씩이나 올린다. 청력 상실은 당장 귀에 이어폰을 꽂고 큰 소리로 음악을 듣는 것부터 중단해 예방하고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 비만을 해결하기 위해 손을 써야 한다. 이렇게 노력하면 치매 예방은 물론이고 성인병 조절도 되니 일거양득이다.

적게 먹어야 할 것부터 살펴보면 척 볼 때 너무 달거나, 기름지거나, 짠 음식들이다. 지방이 많은 육류, 당분이 듬뿍 들어간 주스, 달달한 디저트, 크림이 버무려진 빵과 과자, 달고 기름진 케이크, 패스트푸드, 가공육, 젓갈류…. 맛있는 음식 대부분이 해당한다.

젊고 활동적일 때는 크게 상관없지만, 나이가 들고 기초 대사량이 떨어지면 몸에 들어온 과도한 당분과 지방은 에너지원으로 쓰이지 못하고 대부분 체내 지방으로 저장된다. 피하 지방, 내장 지방이 되어 뱃살이 된다. 간에도 쌓여 지방간을 만들고, 이것도 모자라 혈관 벽에 들러붙어 동맥경화증을 만든다. 뇌혈관에 동맥경화증이 생기면 뇌세포가 죽는다. 우리의 잘못된 식습관은 비만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동맥경화증 뇌졸중 치매 발생의 발병과 촉진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기억하자.

혈관 속에 떠다니는 기름기와 LDL-콜레스테롤을 낮추기 위해서는 지방(비계)이나 LDL-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을 줄이는 것이 좋다. 달걀노른자 오징어 멸치 새우알 장어 삼겹살 소시지 베이컨 돼지기름 버터 생크림 치즈 등을 자제한다. 그렇다고 고기를 먹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가능하면 지방이 적은 살코기(퍽퍽하고 맛은 좀 없는) 위주로 먹으면 좋다. 조리 방법도 중요하다. 굽거나 튀긴 것보다는 삶거나 쪄 먹으면 고기 속에 있던 기름기를 많이 없앨 수 있다.

동물성 단백질 섭취원도 네 발 달린 동물(붉은 살코기)보다는 두 발 달림 짐승인 가금류(흰 살코기)나 생선이 더 좋다. 동물성 단백질 섭취가부족하면 콩이나 두부를 먹어도 좋다. 단백질 섭취가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운동 때문이다. 운동을 하면 근육이 자라는데 이때 단백질 공급이 부족하면 근육이 잘 생기지 않는다. 그래서 뇌력을 키우기 위해 운동을, 운동 효과를 높이기 위해 단백질도 잘 먹어야 한다.

혈압이 높으면 뇌혈관이 빠른 속도로 망가지므로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는 칼륨도 좋다. 신선한 과일과 채소에 많다. 바나나 귤 오렌지 시금치 감자 단호박에 많다. 먹기도 좋고 맛있고 구하기도 쉽다. 칼슘이 풍부한 음식도 도움이 되는데 콩 팥 두부 저지방우유 요구르트 멸치 해조류 등이다. 마그네슘이 많은 음식인 녹황색 식물 견과류 잡곡 시금치 깻잎 등도 챙겨 먹으면 좋다. 그 외 견과류, 저당·저지방 유제품도 뇌 건강에 좋다.

이걸 다 기억할 수 없을 테니 골고루 먹고, 맛있는 음식은 덜 먹고, 맛없는 음식은 더 많이 먹고, 농부나 어부의 밥상처럼 푸성귀나 해조류가 많은 식단을 차려 먹는 것으로 기억하자.

싱겁게 먹어야 한다. 고혈압 당뇨병 노인은 식염 변동에 민감하다. 소금이 많이 든 음식들은 외식 메뉴들이다. 칼국수 우동 라면 피자 찌개 젓갈 등등에는 혈압을 올리는 나트륨이 의외로 많다. 얼큰한 국물에는 소금이 많다. 국물은 마시지 말고, 싱겁게 먹고, 간식도 가능하면 먹지 말자.

술은 어떨까? 적당량의 음주는 좋다고들 하는데 일단 뇌의 입장에서 보면 알코올은 신경독이다. 알코올은 뇌의 균형 유지(몸은 물론이고 마음도 포함), 기억력 언어 판단력에 지장을 준다. 과음하면 넘어져 다치기도 쉽다. 머리를 다치면 나중에 인지 기능에 손해 막심이다. 다치지 않아도 지속적인 과음은 뉴런(신경세포)을 상하게 만든다. 알코올은 담배와 함께 쉽게 접하는 치매 촉진 물질이다. 과음하면 다음 날 혈압도 많이 오른다. 주변에 술 때문에 인생 황혼기를 망치는 사람들을 본다. 음주에 대해 너무나도 관용적인 주변의 태도가 멀쩡한 사람을 망치게 한다.

그래도 꼭 먹겠다면 하루 섭취 알코올 용량은 30㎖ 정도다. 소주 2잔, 맥주 1병, 와인 200㎖, 50도 위스키 60㎖에 해당한다. 여성이나 저체중이라면 그 절반만 허용한다. 모임에 가서 분위기 내려고 술을 마셔도 집에 갈 때에는 술이 깨는 것이 좋다. 그러려면 술을 딱 두 잔 마신 후로는 계속 물을 마신다. 술을 마시면 안주도 먹게 되고 그러다 보면 늦은 시간에 기름진 음식으로 배를 채우니 몸에도 나쁘다. 여러 면에서 절제의 미덕을 키우는 새해 맞으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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