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던 부산 수영만 요트경기장 재개발 사업이 첫 삽을 떴다. 지난 24일 부산시는 수영만 요트경기장에서 민간투자사업 착공식을 개최했다. 재개발 사업에는 1584억 원이 투입되며 사업시행자는 아이파크마리나㈜다. 시는 2027년 말 준공을 목표로 하며, 사업시행자는 준공 후 30년간 운영한다. 새롭게 조성되는 요트경기장에는 해상 317척과 육상 250척을 합친 567척 규모의 최신식 계류시설이 만들어진다. 이 밖에 요트전시장 클럽하우스 복합문화·상업시설 시민친수공간 등이 조성돼 해양문화복합공간으로 변모한다. 부산의 미래 먹거리인 해양레저관광산업의 요람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부산 해운대구 수영만 요트경기장 전경. 국제신문 DB

수영만 요트경기장 전면 재개발은 40년 만이고, 2014년 3월 시와 민간사업가 실시협약을 처음 체결한 이후 11년 만이다. 1986년 아시안게임 요트 경기를 위해 건립된 이 시설은 낡아 재개발 목소리가 꾸준히 나왔다. 그러나 앵커 시설인 호텔 건립 문제가 발목을 잡으면서 장기간 표류했다. 호텔 건립 문제로 시는 2016년 사업시행자 지정을 취소했고 이후 아이파크마리나는 행정소송에 이겨 사업자 지위를 회복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문제가 된 호텔 부지는 해강초 정문에서 직선 거리로 91m 떨어져 있어 상대정화구역에 해당한다. 사업자는 부산시교육청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의 호텔 건립 승인을 얻지 못했고 소송에서도 패소했다. 호텔 위치를 서쪽 방파제 쪽으로 이전했지만 이번엔 인근 아파트 주민이 조망권 침해를 이유로 반발했다. 결국 호텔 건립을 포기하는 대신 상업시설을 대폭 확대해 사업이 다시 추진됐다.

해양레저를 지향하는 시설에 호텔이 빠진 것은 아쉽다. 그래도 상업시설과 요트클럽동의 규모를 확장하고 레스토랑과 실내외 수영장 등을 조성해 휴양시설의 외형을 갖춘 것은 다행스럽다. 인근 주민과의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완충역할을 하는 녹지 공간을 늘리고 친수공간도 설치한다. 주차장을 개방하는 한편 인근 방파제에 야간 경관조명을 설치하는 등 주민친화적 시설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했다. 다만, 애초 7개월이었던 공기가 20개월로 늘어나 요트사업자들이 반발한다. 시와 민간사업자는 갈등을 줄이고 조속히 사업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다.

부산은 올해 외국인 관광객 300만 명 달성이 확실시된다. 최근 부산을 찾는 관광객이 늘고 있지만 서울과 제주에 비해 볼거리와 놀거리가 부족하다는 이야기는 아픈 지적이다. 부산만의 특색을 살릴 수 있는 것이 바로 해양레저관광 분야다. 최근 수영만 요트경기장에서 수륙양용버스가 성공적으로 시험 운항을 마쳤고 수영만 권역(광안리~수영강~해운대)을 오가는 해상관광택시 운항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요트탈래가 선정되는 등 해양레저관광 콘텐츠가 싹을 틔우고 있다. 재개발 사업이 완료되면 수영만을 거점으로 한 요트 관광이 부산의 새로운 해양레 콘텐츠로 부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