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 하 (人-5)바랄 기 (月-8)없을 무 (火-8)재앙 화 (示-9)

노자의 마지막 일갈은 다음과 같다. “夫無道而無禍害者, 仁未絶, 義未滅也. 仁雖未絶, 義雖未滅, 諸侯以輕其上矣. 諸侯輕上, 則朝廷不恭, 縱令不順. 仁絶義滅, 諸侯背叛, 衆人力政, 强者陵弱, 大者侵小. 民人以攻擊爲業, 災害生, 禍亂作, 其亡無日. 何期無禍也!”(부무도이무화해자, 인미절, 의미멸야. 인수미절, 의수미멸, 제후이경기상의. 제후경상, 즉조정불공, 종령불순. 인절의멸, 제후배반, 중인력정, 강자릉약, 대자침소. 민인이공격위업, 재해생, 화란작, 기망무일. 하기무화야!)

“무릇 도가 없으면서 재앙을 입지 않는 것은 아직 어짊이 끊어지지 않고 올바름이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록 어짊이 아직 끊어지지 않고 올바름이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해도 제후들은 그 때문에 왕을 가볍게 여길 것이다. 제후들이 왕을 가볍게 여기면 조정의 신하들도 공손하지 않고 내린 명령을 따르지 않게 된다. 어짊이 끊어지고 올바름이 사라지면, 제후들은 등지고 저버리며 사대부들은 무력으로 정치하여 힘센 자가 약한 자를 깔보고 큰 자가 작은 자를 침범하게 된다. 이에 민중은 공격을 일삼고 재해가 발행하며 화란이 일어날 것이니, 머지않아 망하게 된다. 이러고서 어찌 재앙이 없기를 바라겠는가!”

왕조 시대에 무도하고 부덕한 왕이 재앙을 입지 않은 것은 선왕들이 남긴 어짊의 餘韻(여운)이 어렴풋이나마 울리고 있고 올바름의 殘香(잔향)이 가시지 않아서다. 그러나 민주주의 정치에는 선왕들이 없어 무도하고 부덕한 정권은 당장 과보를 받는다. 하나둘 부정과 부패가 드러나면서 정권은 흔들리고, 철밥통 공무원들은 눈치를 보면서 제 보신에만 신경을 쓸 것이다. 정쟁은 날로 격화되고 문제와 폐단은 점점 쌓여갈 것이다. 이런 혼란을 틈타 가진 자와 힘센 자는 더욱 사리사욕을 챙길 것이고, 못 가진 자와 약한 자는 더욱더 시름겨워할 것이다.

마침내 민중의 불신과 원망이 터져 나와 “민중이 공격을 일삼는다”는 말이 현실로 나타난다. 2016년의 촛불시위는 민중의 그 여리여리한 공격이 무도하고 포악한 정권에게 얼마나 묵직하고도 강력한 철퇴일 수 있는지를 여실하게 보여준 일이다.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