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을 무(火-8)깨끗할 렴(广-10)부끄러워할 치(心-6)사람 자(耂-9)

오늘날 중국인이 가장 심한 욕으로 쓰는 것이 ‘왕빠단’이다. ‘忘八蛋’(망팔단)으로도 쓰고 ‘王八蛋’(왕팔단)으로도 쓰는데, ‘여덟 가지를 잊은 놈!’이라는 뜻이다. 여덟 가지란 무엇인가? 관중이 말한 ‘예의염치’ 넷에 ‘孝悌忠信’(효제충신) 넷을 더한 것이다. 이 여덟 가지가 없는 놈은 사람이 아니라는 말이다. 공자가 그렇게 목청 높여 禮樂(예악)을 부르짖었던 것도 관중이 예의염치 네 가지가 나라의 존망을 좌우한다고 역설한 것도 모두 이를 잃으면 세상이 어지러워지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그들이 살았던 춘추시대는 이 넷을 잃으면서 혼란이 점점 심해졌다. 그런데 구양수가 풍도를 평가하면서 이 네 가지를 들었으니, 하마 짐작할 만하다. 나머지를 들어보자.

“禮義, 治人之大法; 廉恥, 立人之大節. 蓋不廉, 則無所不取; 不恥, 則無所不爲. 人而如此, 則禍亂敗亡, 亦無所不至, 況爲大臣而無所不取, 無所不爲, 則天下其有不亂, 國家其有不亡者乎! 予讀馮道長樂老敍, 見其自述以爲榮, 其可謂無廉恥者矣. 則天下國家可從而知也.”(예의, 치인지대법; 렴치, 입인지대절. 개불렴, 즉무소불취; 불치, 즉무소불위. 인이여차, 즉화란패망, 역무소불지, 황어대신이무소불취, 무소불위, 즉천하기유불란, 국가기유불망자호! 여독풍도장락로서, 견기자술이위령, 기가위무렴치자의. 즉천하국가가종이지야)

“예의와 올바름은 사람을 다스리는 큰 법이고, 깨끗함과 부끄러워함은 사람을 세우는 큰 마디다. 깨끗하지 못하면 안 가지는 것이 없고, 부끄러워할 줄 모르면 못하는 짓이 없다. 사람이 이와 같으면 재앙과 난리, 패망을 겪지 않을 수 없는데, 하물며 대신이 되어서 안 가지는 것이 없고 못하는 짓이 없다면 천하가 어찌 어지럽지 않으며 국가가 어찌 망하지 않겠는가! 내가 풍도의 <장락로서>를 읽어보니, 그 스스로 영예를 누렸다고 적고 있어 참으로 깨끗함과 부끄러워함이 없는 자라 할 만하다. 그렇다면 천하와 국가가 어찌될 지 알 수 있겠다.” 구양수는 풍도를 한마디로 ‘염치라고는 없는 자’라 했다. 혼란이 극심했던 시기에 그것도 왕조가 네 번 바뀌는 동안에 대신의 자리를 줄곧 지켜왔으니, 그렇게 평가할 만도 하다.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