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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259> 夢溪筆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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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11-08 20: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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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 몽(夕-11)시내 계(水-10)붓 필(竹-6)말씀 담(言-8)

역사학자들이 오래도록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의문이 있다. 왜 18세기까지 세계 최강의 제국이었던 중국이 19세기 중반에 터진 아편전쟁에 영국에 패배하고 몰락의 길을 걸었는가? 화약과 나침반, 인쇄술 따위 선진 문물을 유럽인들에게 전해주었으면서 왜 정작 자신들은 자본주의로 나아가지 못했는가? 유럽의 르네상스보다 앞서 학문과 지식, 예술에서 찬란한 문화를 이어가고 있었으면서 왜 근대 앞에서 머뭇거렸는가?

혹시 ‘夢溪筆談(몽계필담)’이라는 책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가? 제목으로 봐서는 무슨 소설이나 잡설을 쓴 책 같은데, 실은 인문과학과 자연과학을 한데 담은 책이다. 중국 北宋(북송) 때의 과학자이자 정치가였던 沈括(심괄, 1031∼1095)이 저술했다. 전체 609항목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 가운데서 189항목이 수학, 천문역법, 지질, 물리, 화학, 생물, 의약, 工程技術(공정기술) 등 자연과학에 관한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무미건조하고 딱딱하게 서술되어 있지 않으며 수준도 결코 낮지 않다. 오히려 상당한 수준의 내용을 흥미진진하게 서술하고 있어 놀랍기까지 하다.

심괄의 ‘몽계필담’은 과학적이고 창조적인 식견이 곳곳에서 번뜩이는 저술이다. 磁針(자침, 자기장의 방향을 알아내기 위해 자석으로 만든 나침반의 바늘)의 偏角(편각)을 발견한 것, 볼록거울과 오목거울의 광학적 성질에 대한 설명, 물체의 체적을 계산해 내는 수학적 방법 등은 당시 인류의 과학으로는 획기적이었다. ‘몽계필담’은 송대에 이미 중국의 학술과 과학이 서구 유럽보다 훨씬 앞선 수준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책이다. 그런데 왜 서구 열강 앞에서 그토록 무기력하게 무너졌는가?
송나라가 멸망한 뒤 몽골의 원나라는 교역망을 전 세계로 뻗쳤다. 주원장의 명나라가 들어서면서 해안을 봉하는 海禁(해금) 정책을 폈어도, 만주족의 청나라가 들어섰을 때도, 중국은 변함없이 세계 최강의 경제 대국이었다. 적어도 18세기 중기까지 중국은 유럽인들이 동경하던 나라였다. 그렇게 크고 강대했던 중국은 왜 허망하게 무너졌으며, 20세기 말에 다시 일어서기까지 무려 150여 년이나 걸렸을까?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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