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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283> 爲之於亡有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12-06 20:16:58
  •  |   본지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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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위(爪-8) 그지(丿-3) ~에어(方-4)없을 무(亠-1)있을 유(月-2)

“유년기, 청소년기, 청년기로 나뉜 3단계 교육과정 중에서도 학생들을 교실에 앉혀놓고 교사가 주도하여 교과서 위주로 실시하는 이론적인 교육과정은 갈수록 길어지면서 시험에 합격하여 학위와 졸업장과 자격증 따위를 획득해야 한다는 견해에 따라, 오직 이런 견해에 따라서, 학생들이 졸업 후 선택해야 할 진로와 성년기로 진입할 때 겪을 혼란이나 직업생활도, 그들이 머지않아 던져질 현실세계도, 우리가 활동하는 사회이자 그들에게 적응하든지 아니면 순응해야 한다고 가르칠 사회도, 인간이라면 누구나 치를 수밖에 없는 사회적 투쟁도, 그들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나 그들이 마땅히 구비하고, 무장하고, 훈련하고, 단련했어야 할 소양을 유지하기 위해 치러야 할 투쟁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최악의 교육방법, 부자연스럽고 반사회적 체제의 응용, 실습교육의 한없는 유예, 기숙사제도, 인위적인 복습과 기계적인 주입, 탈진으로 귀결되는 과도한 시험공부만 학생들에게 강요해왔다.”

한국 공교육에 대한 적실하고도 통렬한 비판으로 읽히지 않는가? 최근 불거진 성적 조작과 학생종합기록부 비리는 말 그대로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 위의 글은 프랑스의 철학자 이폴리트 텐(Hippolyte Taine, 1828∼1893)이 1891년에 내놓은 ‘현대의 제도’에 나온다. 그러니까 100년도 더 전의 프랑스 교육에 대한 지적인데, 21세기에 한국 교육이 그러한 전철을 밟고 있다는 사실은 참으로 놀랍고도 신기하다. 텐은 이렇게 덧붙였다.

“이런 프랑스의 학교들은 젊은이들에게 사회생활에 잘 대처하고 적응할 자질을 부여하기는커녕 그런 자질을 빼앗고 있다. 그 결과 그들이 사회에 진출해도 대부분은 첫걸음부터 실패를 겪는 연속적인 좌절의 경험은 오래도록 괴롭히는 상처와 앙금으로 남거나 때로는 살아갈 의욕마저 박탈해버린다.”

노자는 “爲之於其亡有也”(위지어기무유야) 곧 “생겨나기 전에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잘못되기 전에 바로잡아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잘못되어서 폐단이 쌓이는데도 바로잡지 못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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