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자 할 욕 (欠-7) 이롭게 할 리 (刀-5) 그것 지 (丿-3) 써이(人-3) 해칠 해(宀-7)

전국시대에 발달한 冶金術(야금술)과 製鍊(제련) 기술은 농업 생산량을 비약적으로 증가시키기도 했지만 예리한 무기를 만들 수 있는 강철을 제조하는 데에도 쓰였다. 鐵器(철기)라는 利器(이기)는 생산을 늘리는 데 이로운 기구이면서 생명을 죽이는 예리한 凶器(흉기)이기도 했다. 이렇듯 인류가 발명한 기술은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 기술이면서 죽음을 부르는 기술이기도 했다.

‘문자’ ‘微明(미명)’에서 말했다. “事或欲利之, 適足以害之; 或欲害之, 乃足以利之.”(사혹욕리지, 적족이해지; 혹욕해지, 내족이리지) “일을 하다 보면 혹 이롭게 하려던 것이 도리어 해롭게 되는 경우가 있고, 혹 해롭게 하려던 것이 오히려 이롭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일을 하다 보면 이롭다고 여겼던 것이 도리어 쓸모가 없거나 심지어는 해롭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인류가 찾아낸 갖가지 기술과 그 기술로 만든 물건들도 그러하다. 흔히 기술이나 물건은 價値中立的(가치중립적)이라 여기지만, 이는 실상을 왜곡하거나 호도하는 것일 뿐이다. 기술이나 물건이 인간과 전혀 관계없이 존재하는 것이 아닌 바에야 어찌 가치중립적일 수 있겠는가? 철저하게 價値偏向的(가치편향적)이라고 해야 마땅하다.

근대는 산업화의 시대라 불리지만, 더 정확하게는 기술 혁신의 시대라 할 수 있다. 영국이 산업혁명을 앞서 일으킬 수 있었던 것은 과학과 기술의 발달 덕분이었다. 영국은 그 기술로 증기선을 만들고 火器(화기) 따위를 거듭 개량하면서 인도를 정복하고 아프리카를 침략해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이 됐다. 식민지의 풍부한 자원을 값싸게 확보해 그것으로 만든 상품을 비싸게 되팔아 부유해졌다. 이렇게 부강해진 영국은 과연 태평성세를 누렸던가? 그 국민도 모두 풍요로워졌던가? 경제적 불평등은 심해졌고, 노동자들은 저임금에 과도한 노동으로 신음했다. 찰스 디킨스(Charles Dickens, 1812∼1870)의 ‘올리버 트위스트’는 그런 현실을 통렬하게 비판한 소설이다. 기술이든 기물이든 이롭기만 한 것은 없다.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