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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403> 道德感情

누구나 공감하는 보편적인 감정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5-23 19:14:33
  •  |  본지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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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도(辵-9) 덕덕(彳-12) 느낄 감(心-9) 뜻정(心-8)

노자는 甚(심)에 담긴 뜻을 “甚愛必大費”(심애필대비)라는 구절로 더 자세하게 풀어냈는데, 여기에는 자연스런 감정이라도 알맞음을 벗어나면 도리어 해롭다는 뜻이 담겨 있다. 사람은 누구나 좋아함과 싫어함, 기쁨과 슬픔, 사랑과 미움, 시기와 용서 따위 감정을 갖는다. 이런 감정이 그 자체로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남들과 어울려 살아가야 하는 상황에서는 지나치지 않아야 한다.

우리가 흔히 경험하듯이 감정대로 했을 때, 과연 얼마나 이로웠던가?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지 않았던가? 대개의 사람이 바라며 얻고 싶어 하는 돈과 명예, 좋은 직장과 높은 자리 따위를 생각해 보라. 그런 것을 감정대로 해서 얻을 수 있는가? 좋은 직장을 얻으려고 면접을 보러 가서 제 감정대로 하는 사람이 있는가? 제 감정을 있는 대로 다 드러내고서도 부자가 되거나 권력을 얻은 자가 있던가? 적어도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라도 감정을 억누르며 조절하지 않는가?

지구상에서 인류가 가장 번성한 종이 된 까닭은 단순히 종족 번식을 잘했기 때문이 아니다. 크고 작은 다양한 공동체를 이루어 살면서 대립과 갈등을 최소화하고 다른 사람들과 서로 어울려서 잘 살 수 있는 길을 찾아냈기 때문이다. 감정대로 해서는 안 된다는 것, 감정대로 하면 잠깐이야 나에게 이롭지만 길게 내다보면 해롭다는 것, 남에게 해를 끼치면 결국 공동체가 위태로워져서 나의 생존도 위협받는다는 것 따위를 경험하고 알았던 것이다. 인류의 모든 철학과 종교가 공통으로 내세우는 것이 바로 이것, 道德感情(도덕감정)이다.
도덕 감정이 있기에 사람은 감정이 일어날 때 그 감정에 빠지지 않고 대상이나 상황을 파악하여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적절하게 행동한다. 국적도 인종도 문화도 다른 사람들과 아무런 어려움 없이 공감하는 것도 이 도덕 감정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 감정대로만 하다가는 보편적인 도덕 감정을 거스르게 되고, 그러면 노자가 말한 대로 “必大費”(필대비) 곧 “반드시 큰 대가를 치른다.”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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