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415> 切磋琢磨

자른 듯 간 듯 쫀 듯 다듬은 듯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6-10 19:04:33
  •  |   본지 27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자를 절(刀-2) 갈차(石-10) 쫄탁(玉-8) 문지를 마(石-11)

참 기이하게도 사람들은 가지면 가질수록 만족을 모르고 더 가지려 하면서 무언가를 배울 때는 아주 작은 것 하나를 아는 것으로도, 아니 설핏 아는 것으로도 만족하며 더 배우려 하지 않는다. 요컨대 만족해도 될 만할 때는 만족하지 못하고 만족해서는 안 될 때는 만족해버린다. 가진 것이 넉넉한 많은 사람이 행복하게 살지 못하는 것도, 나름대로 배웠다고 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문제 하나 해결하지 못해서 힘들어하고 괴로워하는 것도 그 때문이 아닐까?

공자가 자공에게 “가난하면서도 즐길 줄 알고, 가멸면서도 예의를 좋아하는 것만 못하다”고 말했을 때, 그 말은 가난해도 행복하게 살 수 있으며 부유하다면 그에 걸맞은 덕을 아울러 갖추어야 한다는 뜻이었다. 물론 그렇게 하려면 여간 어렵지 않다. 그러나 어렵기는 해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어쩌면 생각만 바꾸면 생각보다 쉬울 수 있다. 가령, 내 재산이 얼마나 되는지, 통장에 잔고가 얼마나 있는지를 들여다보듯이 자신의 지혜와 덕성을 그렇게 들여다본다면 말이다.

어쨌든 공자는 부유한 자공에게 작은 깨달음, 자잘한 실천에 만족하지 말라는 뜻에서 그런 말을 해주었는데, 자공도 단박에 그 말뜻을 알아듣고는 이렇게 말했다. “詩云, ‘如切如磋, 如琢如磨!’ 其斯之謂與?”(시운, ‘여절여차, 여탁여마!’ 기사지위여?) “시에서, ‘자른 듯 간 듯, 쫀 듯 다듬은 듯하구나!’라고 하였는데, 이를 말씀하신 겁니까?”

흔히 “切磋琢磨, 大器晩成”(절차탁마, 대기만성)이라 말하는데, 큰 그릇을 이루려면 오랜 시일 동안 쉼이 없이 갈고 닦고 쪼고 다듬어야 한다는 뜻이다. 큰 지혜와 덕성을 갖추는 일이나 큰일을 해내는 일은 그만큼 고된 여정을 거쳐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런데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는, 빈부를 떠나 번듯하고도 떳떳하게 살기 위해서는 그런 여정을 거쳐야 한다. 배우기를 게을리 하지 않으며 작은 앎에 만족하지 않는 것, 그것이 진정한 만족을 얻는 길이다. 그래야 노자가 말했듯이 “可以長久”(가이장구) 곧 “길게 오래갈 수 있다.”

고전학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서 미분양 1군 브랜드 486가구 통째 전세로 공급(종합)
  2. 21만석으로 줄여라? BPA 초라한 아레나돔 고집
  3. 3가덕 첫삽 끝내 연내로 후퇴…당정 “공사비 8500억 증액”(종합)
  4. 4김해공항 10개월째 수장 공백…제2 출국장 부분 운영 여전
  5. 5[사설] 신세계타운, 센텀시티의 새 도약과 부산의 미래 이끌길
  6. 6선거법 위반 혐의 양산시 특보 숨진 채 발견
  7. 7“국제신문 위기는 민의 위기” 지역사회 잇단 지지
  8. 8선박 2척 버티기…수영만요트장 재개발 착수 해 넘기나
  9. 9“지광은 국제신문 떠나라” 직원 빗속 상경투쟁
  10. 10면접 보고 그날 합격 통보…BIFC 채용행사
  1. 1820조 예산전쟁 개막…여야 ‘3대 메가·미래기금’ 격돌 예고
  2. 2박수영 ‘국쫌만’ 300회…888건 민원 풀어
  3. 3주민자치회 정식 출범 원년…유럽 모범사례 현장을 가다
  4. 4‘주민대표’가 건축 세부사항까지 의견…지방의회 심사 반영
  5. 5“7개 정당 19명 치열하게 토론…대화·설득으로 의견 일치 봐”
  6. 6민주, 조희대 ‘계엄 동조’ 여부 정조준
  7. 7서범수 의원, 농지 훼손·환경오염 막는 강화 법률 개정안 발의
  8. 8이 대통령 '순방 외교' 공방, '돼지 눈엔 돼지" 표현 논란도
  9. 9사천 공군기지 훈련기 공중 충돌 뒤늦게 알려져…부상자 없어
  10. 10北, 집속탄두 위력 과시…‘축구장 18개 면적’ 초토화
  1. 1부산서 미분양 1군 브랜드 486가구 통째 전세로 공급(종합)
  2. 21만석으로 줄여라? BPA 초라한 아레나돔 고집
  3. 3가덕 첫삽 끝내 연내로 후퇴…당정 “공사비 8500억 증액”(종합)
  4. 4면접 보고 그날 합격 통보…BIFC 채용행사
  5. 5편의점 번진 요거트 인기…세븐일레븐 ‘요즘’과 맞손
  6. 6부산은행 김해공항점 계속 운영
  7. 7중산층 10명 중 4명 벌이 줄었다
  8. 8롯백 편집숍 ‘시시호시’ 부산 감성 입었다
  9. 9조선 빅3 공동납품망 완성…부산 기자재 플랫폼 안착(종합)
  10. 10캐릭터로 동심 공략하고, 어른 향수도 자극하고
  1. 1김해공항 10개월째 수장 공백…제2 출국장 부분 운영 여전
  2. 2선거법 위반 혐의 양산시 특보 숨진 채 발견
  3. 3“국제신문 위기는 민의 위기” 지역사회 잇단 지지
  4. 4선박 2척 버티기…수영만요트장 재개발 착수 해 넘기나
  5. 5“지광은 국제신문 떠나라” 직원 빗속 상경투쟁
  6. 6경비·미화 넘어 AI·관광 전문가로…은퇴 뒤 더 빛나는 삶
  7. 7여전한 특수학교 님비 “주민체육시설 끼워 짓자” 고육책
  8. 8국힘 과반 양산시의회, 민감한 3개 안건 부결 왜?
  9. 9대학·마을에 스며든 이전 기관…지자체는 정주지원 화답
  10. 10“부산형 상병수당, 고령노동자도 줘야”
  1. 1“좋은 젊은 피 많아…잠재력 극대화”
  2. 2단거리 최강馬 위너클리어 짜릿한 역전승…국제신문배 우승
  3. 3“실책·기복 없어야 강팀…거인 맞춤 훈련 강화할 것”
  4. 4삼성, KIA 6-1 꺾고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
  5. 5BNK, 여자농구 개막전 ‘디펜딩챔프’ KB 완파
  6. 6‘친정 팀 복귀’ 이동욱 감독, “기본기 다져 승리하는 팀으로 만들겠다”
  7. 7“AG 환희 잊고…리그 첫 경기부터 승수쌓기 총력”
  8. 8마침내…밀워키, 월드시리즈 첫 우승(종합)
  9. 9괜찮을까…모레노호, ‘96라인’·손흥민 모두 품었다
  10. 10여자프로농구 절반이 女감독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