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아(戈-3) 곧즉(刀-7) 물수(水-0) 어조사 야(乙-2)
우리나라 식당에서는 다른 나라 식당에서는 볼 수 없는 글귀를 곧잘 보게 된다. “물은 셀프입니다!” 요즘 누구나 쓰는 휴대전화나 컴퓨터의 번역기를 돌리면, 영어로는 “Water is self!”가 된다. 한국 사람이야 본디 셀프(self)가 셀프서비스(self-service)의 줄임말이고, 따라서 이 구절이 “물은 스스로 가져다 마시세요”라는 뜻임을 알지만, 한국어나 한국 문화를 잘 모르는 외국인이라면 고개를 갸웃하며 의아하게 여길 것이 분명하다. 아니, 어떻게 물이 셀프 곧 자신이나 자아가 된단 말인가?
그런데 우리가 일상에서 별생각 없이 관용적으로 쓰는 “물은 셀프입니다”를 노자가 듣는다면, 무릎을 탁 치며 탄복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셀프는 물이다”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고 말하겠지만. 왜 그런가? 우리 몸이 그대로 ‘물’이기 때문이다. 어디 사람뿐이랴. 다른 동물도 마찬가지다. 뼈와 살, 다양한 기관이 몸을 구성하고 있다지만, 수분 함량이 70% 이상이라는 점은 몸이 곧 물이요 나 자신이 물이라 해도 틀리지 않다.
갓난아기의 몸은 말랑말랑할 뿐 아니라 온몸이 매끄럽고 촉촉한 것이 그야말로 물기 덩어리라 할 수 있다. 老化(노화)를 여러 가지로 설명할 수 있겠는데, 물기가 점점 줄어드는 것이라 해도 된다. 아예 물기가 없어져 버린 몸이 바로 주검이다. 게다가 몸의 기능이 원활하게 작동하기 위해서는 몸속 혈액이나 기운 또한 쉼 없이 흐르고 흘러야 하며, 먹고 마시는 것도 모두 물 흐르듯 흐르면서 흡수되기도 하고 배출되기도 해야 한다.
몸의 생물학적 작용뿐 아니라 우리 삶 자체도 물과 같다. “水流而不止”(수류이불지)라. 흐르고 흐르며 그치지 않는 것이 물인 것처럼 삶도 그러하다. 흔히 시간이 흐른다고 하지만, 기실 우리 삶이 흐르고 흐른다. 삶이 멈추는 순간, 그것은 그대로 죽음이다. 생물학적으로든 사회적으로든 말이다. 누구나 停滯(정체)를 싫어하는데, 흐르지 않고 멈춘 상태는 죽음과 다르지 않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이러하므로 “我則水也”(아즉수야) 곧 “나는 물이다”라고 할 수 있지 않겠는가?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