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늘 천(大-1)땅양(土-17)곧즉(刀-7)털호(毛-7)십분의 일 리(里-11)
우리는 흔히 ‘종이 한 장 차이’라는 말을 쓴다. 실력이나 성적 차이가 거의 없는 경우에 쓰는 말이지만, 그보다 훨씬 심오한 뜻이 있다.
즉, 위기와 기회, 선과 악, 이익과 손해, 성공과 실패 따위 수천, 수만 리나 멀리 떨어진 듯 보이는 상반된 둘, 양극단에 놓인 둘이 뜻밖에 매우 가까이 있다는, 그리하여 찰나 순간에도 얼마든지 뒤바뀔 수 있다는 그런 뜻도 담고 있다. 毫釐之差(호리지차, 털끝만 한 차이)가 곧 天壤之差(천양지차, 하늘과 땅 차이)요, 천양지차가 곧 호리지차라는 말이다.
세상사는 지극히 미세한 움직임과 참으로 거대한 움직임 사이에서 요동한다. 미세하다고 소홀히 할 수 없고, 거대하다고 난감해할 필요도 없다. 그게 그거다. 모두 도의 작용이요 도의 모습이라는 말이다. 그저 그 움직임을 따라 함께 움직이면 된다. 물론 말이야 쉽지, 실제로 그렇게 하기가 그리 쉬운가? 그렇다, 어렵다. 그러나 천양지차로 보이는 어려움과 쉬움의 차이도 호리지차에 불과할 수 있음을 잊지 말기를!
‘문자’ ‘도원’에 나온다. “執道以御民者, 事來而循之, 物動而因之. 萬物之化, 無不應也; 百事之變, 無不耦也. 道者, 虛無平易淸靜柔弱純粹素樸, 此五者, 道之形象也.”(집도이어민자, 사래이순지, 물동이인지. 만물지화, 무불응야; 백사지변, 무불우야. 도자, 허무평이청정유약순수소박, 차오자, 도지형상야) “도를 잡고서 인민을 다스리는 사람은 일이 오면 그것을 따르고, 만물이 움직이면 그것에 말미암을 뿐. 그는 온갖 것의 변화에 응하지 않는 것이 없고, 온갖 일의 변화에 짝하지 않는 일이 없다. 도란 허무하고 평이하며 청정하고 유약하며 순수소박하니, 이 다섯 가지는 도의 형상이다.”
인민을 위하고 다스리겠다면서 도를 거스르는 자들은 언제나 있어 왔다. 그들의 장기는 무슨 일이든 복잡하게 만들고 어렵게 하는 데 있다.
무엇이든 쉽게 할 수 있다고 말하는 자는 사기꾼이요, 어느 때나 어렵고 힘들다면서 저만 잘사는 자는 정치가다. 그 사이에서 전문가를 자처하며 해법을 제시하지만 제 문제도 처리하지 못하는 자들이 지식인이고!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