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446> 不出戶知

문을 나서지 않고도 천하를 안다고?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7-23 19:27:12
  •  |   본지 2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아닐 불(一-3) 나갈 출(凵-3) 문호(戶-0) 알지(矢-3)

천지도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한 처방을, 센 처방이든 극약 처방이든 똑같은 처방을 오래 계속 쓰지 않는데, 사람은 그렇지 않다.천지는 이미 처방한 것이 통하지 않으면 잘못되었다는 것을, 이미 처방한 것으로 말미암아 병증이 또 달라졌음을, 같은 처방을 계속 해봐야 耐性(내성)이 생겨서 더욱더 효과가 없을 뿐만 아니라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음을 아주 잘 안다.

그래서 똑같은 처방을 거듭 쓰지도 않으며 오래 쓰지도 않는다. 아무리 효과가 있더라도.

그런데 인간은 효과가 있든 없든 같은 처방을 계속 고집한다. 그 처방도 사람마다 다르다. 제각각 자신의 처방이 가장 적절하고 효과적이라면서 우긴다. 그렇게 해서 나온 것이 諸子百家(제자백가)요 百花齊放(백화제방)이며, 불교니 기독교니 이슬람교니 하는 종교이다.

왜 그토록 많은 처방이 존재하는지를 잠시라도 생각해 본다면, 천지가 같은 처방을 오래 쓰지 않은 까닭을 확연하게 느끼고 알 텐데.

너른 땅을 밟고 살지만 인간의 생각과 사유는 그리 넓지 못하다. 탁 트인 하늘을 이고 살지만 그 마음은 결코 트여 있지 못하다. 오히려 좁디좁은데다 꽉 막혀 있다. 좀 배워서 무얼 아는 수준이 됐다 싶으면, 오히려 졸아들어 있다. 거듭 불에 올려둔 찌개처럼. 그리하여 천지가 쏟아낸 그 많은 것 가운데 하나, 萬物(만물) 가운데 一物(일물)에 지나지 않거늘 逸物(일물)이라 자부하면서 아집과 독선에 빠져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한다. 어디 그뿐인가. 끊임없이 일어나는 私慾(사욕)에 맥없이 주저 않고, 도덕이니 윤리니 운운하느라 僞善(위선)의 탈을 쓰고 있는 줄도, 아니 그 탈이 제 살처럼 되어버린 줄도 모른다.

어쩌면 인간은 그 많은 지식과 말의 감옥에 갇혀버렸는지도 모른다. 온갖 처방전을 다 들여다보지만, 정작 현실의 문제, 실상은 돌아다보려고도 않는다.

그럼에도 “不出戶, 知天下; 不闚牖, 見天道”(불출호, 지천하; 불규유, 견천도) 곧 “문을 나서지 않아도 천하를 알고, 창을 내다보지 않아도 천도를 보네”라는 노자의 말을 뇌까리는 꼴이라니.

고전학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2. 2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3. 3“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4. 4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5. 5[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6. 6‘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7. 7“택시부제 풀었더니 매출이 쑥”…밀양시, 시범운영 거쳐 전면 해제
  8. 8“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9. 9김해시민 민생회복지원금, 2주 만에 지급률 80% 돌파
  10. 10시민이 만든 '부캉이' 공공 자산으로…부산시, 상표권 독점 막는다
  1. 1‘교정시설 조성 지원 특별법’ 발의…부산구치소·교도소 통합 뒷받침
  2. 2[속보] “전두환 내란 아냐” 김태규 ‘제명 촉구 결의안’의결
  3. 3부산 국힘 “보좌진 유죄 선고…전재수 시장, 시민에 사과해야”
  4. 4김민석 부산 찾아 “전재수 시정 성공시키겠다”
  5. 5[속보]우크라 외무 “한국 중요해…외교적 오해 해결바라”
  6. 6李대통령 “우크라, 상대국 원수 거짓말쟁이 만들어…사과 거부시 추가 조치”
  7. 7국힘, 중수청 앞서 “범죄자 천국될 것” 여론전(종합)
  8. 8靑 “이 대통령 ‘불의의 사고’ 표현, 부상 장병 위로한 것…북한 면죄부 주려는 것 아냐”
  9. 9李 “김지용, 친윤 아닌 반윤 검사” 중수청장 청문 요청키로
  10. 10이 대통령,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 청문요청안 재가
  1. 1“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2. 2삼성중공업, 올해 LNG운반선 20척 수주. 글로벌 경쟁력 입증
  3. 3동래 플래그십 문 연 ‘르노’…미래차 R&D센터 내년 오픈
  4. 4북극 누빈 아라온호, 항로예측 기틀 마련
  5. 5최태원, 9440억 규모 SK 지분 매각 결정…노소영 재산분할액과 같은 규모
  6. 6신한은행 해킹 서버서 “‘중국어 AI 침투도구’ 흔적 발견”
  7. 7국민·하나·부산은행도 당했다…금융권 해킹 피해 확산(종합2보)
  8. 8"건보료 재정누수 심각…1000만원 초과 고액체납 2배 급증"
  9. 9대선주조 부산 문화 앞장…‘부산국제록페스티벌’ 8년째 후원 행보
  10. 10신한銀 2만5000명 고객정보 털렸다…당국 조사
  1. 1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2. 2“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3. 3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4. 4‘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5. 5“택시부제 풀었더니 매출이 쑥”…밀양시, 시범운영 거쳐 전면 해제
  6. 6김해시민 민생회복지원금, 2주 만에 지급률 80% 돌파
  7. 7시민이 만든 '부캉이' 공공 자산으로…부산시, 상표권 독점 막는다
  8. 8전재수 ‘되돌릴 수 없는 해양수도 기반 조성’ 선언
  9. 9부산중수청 문 여는데 아직 공사중…외부 출입통제도 어려워
  10. 10아침기온 경남 7도, 부산 15도…2일부터 쌀쌀해진다
  1. 1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2. 2KLPGA 대회 처음 부산서 여는 HJ重… “지역과 상생할 것”
  3. 3메치고 쏘고…한국 유도·양궁 ‘금빛 데이’
  4. 4한국 여자 양궁 단체전 인도에 져 은메달…8연패 무산
  5. 5성적 부진·단장 공백·감독 결별·구단주 경고…김해FC ‘사중고’
  6. 6자존심 지켰다…남자 양궁 리커브 단체전서 금메달
  7. 7LoL 대표팀, 대만 꺾고 아시안게임 금메달…무실 세트 제패
  8. 8HJ중공업, 8∼11일 KLPGA 챔피언십 대회 주최…부산서 처음 열려
  9. 9돌아온 금빛 주역들, 프로야구 막판 순위·타이틀 경쟁
  10. 10해볼 만하다…女축구, 8년 만의 AG 메달 도전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