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툴 쟁(爪-4) 작을 소(小-0) 까닭 고(
攵-5) 성낼 분(心-4)
임진왜란에서 또 일제 강점 하에서 조선 인민이 얼마나 자발적으로 의병을 조직하고 응병했는지, 지금 일본의 정치가들과 우익 세력은 모르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간과하고 있는 것일까? 아마 둘 다일지도 모르겠다. 하도 오랫동안 역사를 왜곡하다 보니, 알아야 할 것을 모르게 된 것도 있고, 일본은 神國(신국)이라는 뿌리 깊은 관념과 먼저 서구화되고 패권 국가가 되어 조선을 식민지화했던 경험에 사로잡혀 교만을 떨어내지 못해서 간과한 것도 있다.
일본 정부와 우익은 또 그 국민은 일본의 불행이 태평양 전쟁의 패전에 있다고 여기겠지만, 나는 그 패전과 폐허 위에서 짧은 기간에 이룩한 경이로운 경제 성장이 불행이라 생각한다. 오래도록 艱難辛苦(간난신고)를 겪으면서 過誤(과오)를 되씹고 통절한 반성을 하며 교만을 떨쳐낼 수 있는 기회, 참으로 인류 평화에 기여할 강국으로 나아갈 수 있는 換骨奪胎(환골탈태)의 기회를 놓쳐버렸기 때문이다. 너무 이르게 부국이 되는 바람에 오히려 교만이 더 커졌다고나 할까.
세계 2위 경제 대국이 되었을 때, 일본의 교만은 하늘을 찔렀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리라. 반면, 세계 최빈국으로 떨어졌다가 일본의 원조로 간신히 경제 성장을 하던 한국은 1997년 외환위기를 맞아 나락으로 떨어졌다. 그런데 웬걸, 그 ‘朝鮮人(조센징)’들이 합심하여 참으로 짧은 기간에 위기를 극복하더니 어느새 일본을 추월할 정도로 성장해버렸다. 게다가 시민은 자발적이고 평화적인 시위로 일본에 호의적이던 대통령과 정부를 몰아내고 눈엣가시 같은 정부를 세웠다. 잊고 싶고 숨기고 싶은 역사문제가 다시 수면에 떠올랐다.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는 일조차 쉽지 않은 판국에 일본의 우월과 교만에 균열이 날 조짐이 보이니, 아베와 그 일당은 어설픈 짓을 감행했다. 수출 규제와 화이트리스트 배제! 경제 전쟁을 선포한 셈인데, ‘문자’에서 말한 ‘忿兵(분병)’이다. “爭小故, 不勝其心, 謂之忿.”(쟁소고, 불승기심, 위지분) “사소한 것을 다투다가 제 마음을 이기지 못하는 것을 ‘성내는 전쟁’이라 한다.”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