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480> 崔杼弑其君

최저가 그 군주를 시해했다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9-09 19:24:07
  •  |   본지 27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성최(山-8) 북저(木-4) 죽일 시(弋-8) 그기(八-6) 임금 군(口-4)

영국의 에드먼드 버크(Edmund Burke, 1729∼1797)가 귀족, 성직자, 시민 세 신분에 이어 네 번째 사회적 세력으로 성장해가던 신문을 두고 ‘제4계급’이라 한 데서 ‘제4의 권력’이라는 말이 나왔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서구에서는 기자가 매우 근대적인 존재라 할 수 있겠으나, 동아시아로 오면 꼭 그렇지 않다.

널리 알려진 역사가 司馬遷(사마천)을 비롯해 그를 잇는 수많은 역사가도 기자나 다름이 없었고, 특히 우리 역사에서 고려와 조선 시대에 史草(사초)를 쓴 무수한 선비 즉 史官(사관)이 바로 記者(기자)였다. 그러니 이 나라에서 기자의 전통은 서구보다 훨씬 오래고 깊다 할만하다.

사관 곧 기자의 붓은 곧아야 한다. 그것을 ‘直筆(직필)’이라 한다. 붓대가 곧아야 한다는 말이 아니라 사실을 사실대로 써야지 사실을 굽혀서 쓰지 말라는 뜻이다. 그런데 직필이 쉬운 일은 아니다. 사관이 써야 할 것은 주요한 나랏일이었는데, 근대 이전에 나랏일은 최고 권력자인 군주와 늘 관련이 있었다. 그러니 자칫하면 사관의 지위, 심지어는 목숨까지 위태로워질 수 있었다.

춘추시대 제나라 莊公(장공)은 대부인 崔杼(최저)의 아내를 탐해 최저의 집을 드나들면서 공공연히 사통했다. 이를 원통하게 여긴 최저는 기회를 엿보다가 장공을 죽이고 景公(경공)을 세운 뒤 자신이 권력을 쥐었다. 이에 대해 제나라 太史(태사)가 竹簡(죽간)에 이렇게 썼다. “崔杼弑其君.”(최저시기군) “최저가 그의 군주를 시해했다.”

이에 최저는 태사를 죽였다. 태사의 아우 두 사람도 연이어 그렇게 썼다가 죽임을 당했다.(당시에는 태사의 직위가 세습되었다.) 태사의 또 다른 아우가 다시 그렇게 썼다. 그쯤 되자 최저도 더 이상 죽이지 못했다. 세 명의 사관이 직필을 위해 목숨을 내놓았다. 이는 그만큼 사실을 엄정하게 기록해야 함을 뜻하는데, 실제로 모든 사관이 그렇게 했다고는 말할 수 없다. 죽을까 두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날 이 땅의 기자들도 목숨을 걸어야만 직필할 수 있는 처지에 있는가?

고전학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오늘이슈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항 인근에 머물고 있는 ‘부캉이’ 이모티콘도 나왔다
  2. 2올해 임시·일용근로자 31년來 최소…40세 이상에 감소 집중
  3. 3부산·울산·경남 흐리고 비…26일 아침까지 이어져
  4. 4HD현대중공업 기본급 12만 원 인상 골자 올해 임단협 2차 잠정합의안 마련
  5. 5[속보] 한동훈 “오세훈 무죄 판결에 참 다행스럽다 생각”
  6. 6[부음]권영적(향년 90세) 부산시의회 (전)의장 별세
  7. 7중학생이 소화기로 진화 시도…부산 스터디카페서 불
  8. 8부산에서 광저우·샤먼으로 가는 직항 하늘길 처음 열렸다
  9. 9창원 휴대전화 부품업체서 40대, 낙하물 맞아 숨져
  10. 10경기 안성 저수지 낚시터서 초등학생 물에 빠져 숨져
  1. 1[속보] 한동훈 “오세훈 무죄 판결에 참 다행스럽다 생각”
  2. 2법무장관 후보 검찰출신 박균택·양부남 2인 압축
  3. 3‘YS 오른팔’ 故최형우 빈소 조문한 김민석 “여야 넘어 성찰”
  4. 4김정은, 중국 6·25참전기념관서 “조중친선 영원히 계승”
  5. 5[2026 국감 브리핑] 정동만 “부산에 금융·해양 공공기관 집중 배치해야”
  6. 6울산 동구의회 의원 내년 월정수당 15% 인상
  7. 7조국 “민주당 내부 권력투쟁에 사법개혁 적기 놓쳐”
  8. 8[2026 국감 브리핑] 이헌승 “재생에너지 확대로 기후환경 전기요금 반영 억눌러”
  9. 9법무장관 박균택·양부남 유력, 野 "李 죄 지우기 인선이냐"
  10. 10김정은 방중, 북중혈맹 과시, 경제협력 확대에 무게
  1. 1올해 임시·일용근로자 31년來 최소…40세 이상에 감소 집중
  2. 2부산에서 광저우·샤먼으로 가는 직항 하늘길 처음 열렸다
  3. 3CNN,“서울이 뉴욕이면 부산은 LA”…부산 조명
  4. 4[속보]‘부캉이’ 이틀 연속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인근서 관측
  5. 5‘책임경영 선언’ 정용진 이마트 대표 내정…신규임원 역대 최대
  6. 6'삼성고시' 24~25일 실시, 신입사원 연말 최종 선발
  7. 7SK하이닉스, 솔리다임 상장 중단…중복상장 논란에 주주 반발
  8. 8‘가상자산 과세’ 또 유예될 듯…당정 거쳐 결론 전망
  9. 9국회 재경위 "종부세 개편 땐 임차인 세부담↑·수도권 집중 심화"
  10. 10롯데 6개 계열사, 베트남 현지인력 채용 나선다
  1. 1부산항 인근에 머물고 있는 ‘부캉이’ 이모티콘도 나왔다
  2. 2부산·울산·경남 흐리고 비…26일 아침까지 이어져
  3. 3HD현대중공업 기본급 12만 원 인상 골자 올해 임단협 2차 잠정합의안 마련
  4. 4중학생이 소화기로 진화 시도…부산 스터디카페서 불
  5. 5창원 휴대전화 부품업체서 40대, 낙하물 맞아 숨져
  6. 6경기 안성 저수지 낚시터서 초등학생 물에 빠져 숨져
  7. 7법무장관 후보 검찰출신 박균택·양부남 2인 압축
  8. 8[속보] 236명 탑승한 제주행 항공기서 비행 중 보조배터리 연기
  9. 9'시장 캠프·인수위 출신' 창원시 산하기관장 후보 4명 청문 줄줄이
  10. 10입 헹굴 물 안줬다고…대법 “음주측정결과 증거로 못써”
  1. 1태풍 ‘참피’영향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 취소
  2. 2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3. 3만년 꼴찌 삼성 선두 ‘파란’…前 챔프 KCC 최하위 ‘수모’
  4. 4쇼트트랙 전설 최민정의 마지막 질주
  5. 5‘성폭행 의혹 제기’ 초교후배…기성용에 1억 배상해야
  6. 6‘높이’ 키운 BNK썸, 2년 전 영광 재현 노린다
  7. 7호랑이 발톱 세운 김도영…돌아온 사자 포효 최형우
  8. 8축구협회장 선거, 12월 18일 추진
  9. 9요트 하지민, 레이저급 정상…전국체전 16연패 역사 쓰다
  10. 10부산시설공단 여자핸드볼팀 전국체전 2년 연속 금메달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