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481> 上有皇天

저 위에 하늘이 있습니다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9-10 19:14:58
  •  |   본지 2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위상(一-2) 있을 유(月-2) 임금 황(白-4) 하늘 천(大-1)

‘태종실록’에 나온다. 太宗(태종) 1년(1401) 4월 29일의 기록이다.

태종이 便殿(편전)에서 정사를 보았다. 史官(사관) 閔麟生(민인생)이 들어오려고 하자 도승지 朴錫明(박석명)이 말리면서 말했다.

“어제 洪汝剛(홍여강)이 섬돌 아래까지 들어왔었는데, 주상께서 말씀하시기를 ‘無逸殿(무일전) 같은 곳이면 사관이 들어와 좌우에 있어야겠지마는, 편전에는 들어오지 말라’고 하시었다.”

그러나 민인생은 임금의 뜻을 담은 傳旨(전지)를 받은 바 없다고 하면서 끝내 뜰로 들어왔다.

태종이 그를 보고 말했다. “사관이 어찌하여 여기까지 들어왔는가?”

민인생이 대답했다. “전일에 門下府(문하부)에서 사관이 좌우에 입시하기를 청했는데, 윤허하셨습니다. 신이 그 때문에 들어왔습니다.”

태종이 명을 내렸다. “편전에는 들어오지 말라!”

민인생은 머뭇거림도 없이 이렇게 말했다. “비록 편전이라 하더라도 대신이 일을 아뢰고 경연의 강론을 하는데 신과 같은 사관이 들어오지 못한다면, 그 일을 어떻게 갖추어 기록하겠습니까?”

태종은 웃으면서 말했다. “이곳은 내가 편안하게 쉬는 곳이니, 들어오지 않는 것이 옳다.”

이어서 이렇게 말했다. “史筆宜直書. 雖在殿外, 豈不得聞予言?”(사필의직서. 수재전외, 기불득문여언?) “사관의 붓은 곧게 써야 한다. 비록 편전 밖에 있더라도 어찌 내 말을 듣지 못하겠느냐?”

이에 민인생이 대답했다. “臣如不直, 上有皇天.”(신여불직, 상유황천) “신이 곧게 쓰지 않는다면, 저 위에 하늘이 있습니다.”

편전에 들이지 않으려는 태종과 들어가려는 사관 민인생의 맞겨룸이 여간 손에 땀을 쥐게 하지 않는다. 태종이 비록 웃으면서 말했다 해도 그 뜻은 강고했다.

그러나 그 못지않게 민인생의 뜻도 완강했다. 민인생이 말한 ‘皇天(황천)’은 天道(천도)와 백성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었다.

고전학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다 쓰지도 못하는데…어르신 품위유지비 늘린 중구
  2. 2기장군수실 1층 이전 놓고 직원 반대 우세
  3. 3양산 구불구불 새미기고개 대체길 뚫리나
  4. 4“정체성 부재” 비판 많은 ‘부산이즈굿(Busan is Good)’ 손본다
  5. 5부산 아파트 매매 침체일로…해운대·수영·동래만 웃었다
  6. 66일 부산국제영화제 팡파르…사상 첫 화요일 개막
  7. 7연일 노무현 때리는 한동훈, 박정희 띄우는 주진우…檢 출신들 속내는
  8. 8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9. 9“내가 국회의원 당선시켜” 사하구체육회장 정치개입 정조준
  10. 10“감독님이 먹으라고” 정수진, 내막 폭로…유도회 “선수관리·운영체계 점검” 사과
  1. 1연일 노무현 때리는 한동훈, 박정희 띄우는 주진우…檢 출신들 속내는
  2. 2‘맹탕 청문’ 의식 부산시의회, 교통·시설公 송곳검증 벼른다
  3. 3부울경 펀드인데 절반가량은 수도권 투자…제도취지 무색
  4. 4軍 “北 지뢰 터져 장병 부상” 결론…군사분계선 이남 제거작전 돌입(종합)
  5. 5장동혁, 육영수 생가 방문…‘암살자(들)’로 진보 맹공
  6. 6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7. 7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8. 8[속보] 李 대통령 지지율 37.4%.. 민주 42.5%, 국힘 38.4%
  9. 9[속보] ‘실탄 없이 경계 근무’ 사례 추가 확인, 국방부 기관 경고 방침
  10. 10‘盧 수사’ 與-한동훈 논쟁 확전…“석고대죄하라”-“성역화 말라”
  1. 1부산 아파트 매매 침체일로…해운대·수영·동래만 웃었다
  2. 2해킹 피해 신한은행 2만5727건 vs 우리·농협 0건…금융기관 ‘보안 체력’이 갈랐다
  3. 3지역상품 우선구매 ‘부산이 삽니다’ 민간 확산 드라이브
  4. 4누리호 7일 발사 앞두고 6일 기립(종합)
  5. 5증권·산업계도 AI 해킹 포비아…휴일 반납 하고 긴급 점검
  6. 6기업 보유 토지 공시지가 공시 의무화…‘땅부자’ 상장사 수면 위로
  7. 7[한 손 뉴스] 양양 송이 ㎏당 171만 원…생산량 줄어 역대 최고가
  8. 8SNS레시피가 제품으로…농심 스낵 ‘너구링’ 선봬
  9. 9“북항 더 핫하게” 시민과 명소화 모색
  10. 10어선원 직불금, 60일 승선하면 받는다
  1. 1다 쓰지도 못하는데…어르신 품위유지비 늘린 중구
  2. 2기장군수실 1층 이전 놓고 직원 반대 우세
  3. 3양산 구불구불 새미기고개 대체길 뚫리나
  4. 4“정체성 부재” 비판 많은 ‘부산이즈굿(Busan is Good)’ 손본다
  5. 5“내가 국회의원 당선시켜” 사하구체육회장 정치개입 정조준
  6. 6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6일
  7. 7김해시의원 활동비는 1만 원 깎였다
  8. 83년 표류 창원 제2국가산단…LH 사업비 낮추나
  9. 9출소 한 달 만에 또…유치장 난동 40대 징역형
  10. 10“디지털농업·특화브랜드로 청년농부 유입 이끌 것”
  1. 1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2. 2“감독님이 먹으라고” 정수진, 내막 폭로…유도회 “선수관리·운영체계 점검” 사과
  3. 3불안한 모레노호 우즈벡전 반등할까
  4. 4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5. 5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6. 6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7. 7“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8. 8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9. 9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10. 10‘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