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싸움 병(八-5) 주동자 주(丶-4) 어지러울 란(乙-12) 실마리 수(首-0)
오늘날 기자들은 저 왕정 시대의 사관에 견주어보면, 훨씬 더 안전한 상황 속에서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매우 큰 권력을 누리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에 걸맞게 史筆(사필) 곧 直筆(직필)을 휘두르고 있는가? 사관 민인생이 했던 “臣如不直, 上有皇天”(신여불직, 상유황천) 곧 “신이 곧게 쓰지 않는다면, 저 위에 하늘이 있습니다”는 말뜻을 제대로 알기나 할까?
9월 2일의 ‘조국 기자간담회’는 이 땅의 언론과 방송의 실상, 기자들의 자질과 수준을 여실하게 보여주는 슬프고도 참담한 笑劇(소극)이었다. 가장 기본적인 사실 확인도, 탐문과 취재도 없이 ‘의혹’만으로 허위 보도를 반복적으로 재생산하는 데 앞장섰던 중견 기자들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풋내기 기자들만 나타나 어설픈 꼭두각시 노릇만 했다. 질문이랍시고 휴대폰을 들여다보며 더듬더듬 읽는 그 꼴들은 참으로 가관이었으니, 기자간담회가 끝나자마자 ‘근조 한국언론’과 ‘한국언론 사망’이라는 검색어가 인터넷 포털을 뜨겁게 달군 것은 당연했다.
그날, 기자로서 자괴감에 몸을 떤 기자가 몇이나 있었을까? 한국 언론에 사망 선고를 내린 주체가 곧 ‘皇天(황천)’인 시민이요 민중임을 알고 두려워하며 반성한 기자가 몇이나 있었을까? 왜 ‘기레기’라 불려왔는지, 왜 그렇게 불려도 마땅한지 통절하게 자인한 기자가 몇이나 있었을까? 기레기들 스스로 기자로 換骨(환골)할 수 있을까? 지난 10여 년간 보여준 기자들의 자질과 행태를 돌아다보면, 선뜻 고개를 끄덕이기가 어렵다.
‘문자’ ‘도덕’에 나온다. “夫失道者, 奢泰驕佚, 慢倨矜傲, 見余自顯自明, 執雄堅强, 作難結怨, 爲兵主, 爲亂首.”(부실도자, 사태교일, 만거긍오, 현여자현자명, 집웅견강, 작난결원, 위병주, 위란수) “무릇 도를 잃은 자는 분수를 넘으면서 교만하고 또 오만방자하게 굴면서 쓸데없는 것을 드러내며 스스로 뛰어나다고 뽐내고, 수컷 티를 내며 강함만을 고집하고, 말썽을 일으키며 원한을 맺고, 다툼의 주동자가 되고 혼란의 빌미가 된다.”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