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488> 於良足矣

나 장량은 만족스럽다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9-22 19:01:51
  •  |   본지 24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어조사 어(方-4) 좋을 량(艮-1) 만족할 족(足-0) 어조사 의(矢-2)

상산의 네 현자는 이렇게 말했다. “竊聞太子爲人仁孝, 恭敬愛士, 天下莫不延頸欲爲太子死者, 故臣等來耳.”(절문태자위인인효, 공경애사, 천하막불연경욕위태자사자, 고신등래이) “삼가 들으니, 태자께서는 사람됨이 어질고 효성스러우며 사람을 공경하고 선비를 사랑하여 천하에 목을 빼고 태자를 위해 죽고자 하지 않는 이가 없다고 하므로 신들이 온 것입니다.”

고조 유방이 태자의 자질이나 능력, 행실을 몰랐을 리 없건만 천하에 명성이 자자한 네 명의 현자가 나서서 이렇게 말하고 있으니, 마냥 부정할 수도 없었다. 이쯤 되면 태자를 폐위하는 일은 물 건너간 것이나 다름이 없다. 결국 고조도 척부인에게 “짐이 태자를 바꾸려 했으나, 저 네 사람이 보좌하여 태자의 측근이 다 이루어졌으니 어찌할 수 없게 되었소”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고조가 사사로운 애정 때문에 태자를 바꾸었다면, 이제 막 건국된 漢(한) 제국은 일대 혼란에 휩싸였을 것이 분명하다. 다행하게도 책사인 장량이 있어 그 혼란을 미리 막을 수 있었다. 건국에 큰 공을 세우고 권력자들 가까이 있었던 장량은 늘 삼가며 처신했던 덕분에 신망을 잃지 않으면서 천수를 누릴 수 있었다. 그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었다.

“今以三寸舌爲帝者師, 封萬戶, 位列侯, 此布衣之極, 於良足矣. 原棄人間事, 欲從赤松子.”(금이삼촌설위제자사, 봉만호, 위열후, 차포의지극, 어량족의. 원기인간사, 욕종적송자) “이제 세 치 혀로 황제의 軍師(군사)가 되어 식읍이 만 호요 지위가 제후의 반열에 올랐으니, 이는 가난한 선비가 이를 수 있는 최고의 지위로 나 장량은 만족스럽다. 그러므로 세속의 일은 버리고 적송자를 따르고자 한다.”

장량은 천하 쟁패를 끝내고 새로운 제국을 세우는 데 일조했을 뿐더러 그 자신도 제후가 되었으니, 공을 이루었다 할 만하다. 공을 이루고서 만족하기란 참으로 어려우나, 장량은 그 어려운 일을 했다. 그리하여 전설 속 신선인 적송자를 따라 오곡을 먹지 않고 마음을 비우며 몸을 가벼이 하는 데 힘썼다.

고전학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HD현대중공업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 부결노사 갈등 커질 듯
  2. 2금융권 광범위 AI 공격 “해킹 시도 더 많을 수도”
  3. 3“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4. 4“이래서 당첨 힘들었나”… 최근 5년간 민간아파트 부정 청약 1699건
  5. 5[속보] “법 위반한 적 없어” 김상욱 울산시장 첫 경찰 출석
  6. 6“술값 내라” 여러 차례 여자친구 때릴 듯 위협한 20대 집유
  7. 7오세훈, 영화 암살자(들) ‘탄흔 티켓’에 “문화 품격 훼손”
  8. 8"차명계좌 적발, 작년 이후 총 3471건…NH농협 가장 많아"
  9. 9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둘러싼 한·미 불협화음 언제까지 이어지나
  10. 10[속보]민주당, 국힘 집회에 “극우 유튜버들 박수 세례에 중독된 장동혁”
  1. 1오세훈, 영화 암살자(들) ‘탄흔 티켓’에 “문화 품격 훼손”
  2. 2[속보]민주당, 국힘 집회에 “극우 유튜버들 박수 세례에 중독된 장동혁”
  3. 3[단독]서지영 “기보, 본사는 부산에 두고 부산 기업은 심각한 홀대"
  4. 4李대통령, 금융기관 개인정보 유출에 “철저 조사 지시”
  5. 5김민석 “차기 총선 주 싸움터는 한강 아니라 낙동강”
  6. 6李대통령, ‘정청래 그만 괴롭히라’는 글에 “괴롭힌 거 아냐”
  7. 7軍 “北,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 발사”
  8. 8추미애 “김지용, 언제든 국민과 정의에 등 돌릴 수 있는 자”
  9. 9靑, 北 탄도미사일 발사에 긴급회의…“안보리 위반, 즉각 중단 촉구”
  10. 10‘교정시설 조성 지원 특별법’ 발의…부산구치소·교도소 통합 뒷받침
  1. 1금융권 광범위 AI 공격 “해킹 시도 더 많을 수도”
  2. 2“이래서 당첨 힘들었나”… 최근 5년간 민간아파트 부정 청약 1699건
  3. 3"차명계좌 적발, 작년 이후 총 3471건…NH농협 가장 많아"
  4. 4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둘러싼 한·미 불협화음 언제까지 이어지나
  5. 5정부의 농축산물 할인 지원 예산 급증… 재정 부담 가중될 듯
  6. 6미래대응기금, 국감 쟁점 부상…국회 "재원 지속가능 의문"
  7. 7SK지주 최태원 지분율 3% 하락…최 회장 재산분할 자금 충당
  8. 8카카오 월4900원 멤버십 출시…네이버 쿠팡과 3파전
  9. 9웰컴저축은행도 정보유출…법인고객 정보 2200건 추정
  10. 101244회 로또복권 1등 18명…당첨금 16억469만 원
  1. 1HD현대중공업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 부결노사 갈등 커질 듯
  2. 2[속보] “법 위반한 적 없어” 김상욱 울산시장 첫 경찰 출석
  3. 3“술값 내라” 여러 차례 여자친구 때릴 듯 위협한 20대 집유
  4. 4AI 성착취물 텔레그램방 ‘그놈’…잡고 보니 경찰관
  5. 5부산·울산·경남 일부 비…낮 최고 23∼26도
  6. 6울산바위 배경으로 사진 찍다 추락한 70대 등산객 숨져
  7. 7ADHD 치료제 처방 2년 새 38% 급증…“공부 잘하는 약 없어”
  8. 82026 진주남강유등축제 화려한 개막…18일까지 ‘빛의 향연’
  9. 9“차량 흔들린다” 술 취해 소화기로 버스기사 폭행한 60대
  10. 10"친구가 총기 들고 탈영"…허위 신고한 20대 벌금 500만 원
  1. 1“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2. 2‘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3. 3[속보] '짜릿한 역전극' 14세 최지운, AG 요트 소년부 금메달
  4. 4이우석,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金…단체전까지 2관왕
  5. 5태권도 송다빈, 여자 67㎏초과급 금메달…겨루기 첫 金 수확
  6. 6한국, AG 남자 축구 4회 연속 금메달…결승 한일전 1-0 승리
  7. 7서채현, 아시안게임 스포츠클라이밍 여자 리드 금메달
  8. 8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9. 9KLPGA 대회 처음 부산서 여는 HJ重… “지역과 상생할 것”
  10. 10메치고 쏘고…한국 유도·양궁 ‘금빛 데이’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