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501> 喬木也非衣

검찰은 교목이지 옷이 아니다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10-09 19:15:25
  •  |   본지 27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높이 솟을 교(口-9) 나무 목(木-0) 어조사 야(乙-2) 아닐 비(非-0) 옷의(衣-0)

문재인 대통령은 19대 대선에서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을 공약으로 내걸었었다. 올해 4월 검경 수사권 조정안과 공수처 도입에 관한 법안이 ‘신속처리 안건’에 지정되면서 검찰개혁에 탄력이 붙으려 하자, 당시 문무일 검찰총장은 수사권 조정에 대해 반대 뜻을 강하게 표명했다. 5월 16일, 기자간담회에서 문무일 검찰총장은 이 법안들이 “형사사법체계의 민주적 원칙에 부합하지 않고, 국민의 기본권 보호에 빈틈이 생길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수사권을 경찰에 넘겨주는 것을 염두에 둔 말인데, 가소롭기 그지없는 억지다.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 검찰 가운데서 한국 검찰처럼 수사권과 기소권을 독점한 곳은 없다. 두 가지 권한을 틀어쥐는 순간 막강한 권력이 되어 검사 재량에 따라 공소를 제기하는 ‘기소편의주의’를 제어할 수단이 거의 없게 된다. 실제로 공익과 국익을 해친 정치권력과 재벌의 수많은 위법 행위에 대한 수사 및 기소를 검찰은 얼마나 任意(임의)와 恣意(자의)로 해왔던가? 자신의 권한을 남용하고 오용한 데 대해 어떤 검사도 처벌을 받은 적이 없지 않은가.

또 그날, 문무일 검찰총장은 검찰이 정치권력에 흔들린 것이 아니냐는 기자 질문에 대해 입고 있던 양복 재킷을 벗어 흔들면서 “뭐가 흔들립니까? 옷이 흔들립니다. 어디서 흔드는 겁니까?”라고 말했다. 이는 검찰이 중립을 지키고자 했으나 늘 정치권력이라는 외풍이 가만두지 않았다는 것을 말하고자 함이리라. 그런데 옷은 가벼워 누구나 흔들 수 있다. 굳이 정치권력이 아니라도. 검찰 조직이나 그 권력이 옷처럼 가볍다는 말인가? 참으로 그러한가?

맹자의 표현을 따르면, 검찰은 喬木(교목)이다. 몸통이 굵고 곧으며 높이 자란 교목은 왕실에 버금가는 권력을 가진 가문을 이른다. 나무라서 외풍에 흔들리지만, 교목이라 함부로 흔들리지 않으며 휘둘리는 일은 더욱 없다. 정권의 숱한 교체에도 막강한 권력을 유지해 온 검찰이 어찌 교목이 아닌 한낱 옷이겠는가. 喬木也非衣(교목야비의)!

고전학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캉이가 남기고 갈 ‘북항 활성화·기후 대응’ 숙제
  2. 2세입자 보증금 안 준 前 금정구의원…추가 피해 확산
  3. 3구·군 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논란, 부산 5곳 폐지 결정…4곳은 “고수”
  4. 4부산국제영화제 11년 만에 ‘관객 20만’ 재돌파
  5. 5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6. 6아파서도, 부적응도 아니다…고교 자퇴 71% ‘내신 세탁용’
  7. 7민주항쟁사 한 폭에 담은 작가 “부마정신 헌법에”
  8. 8[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9. 9부산TP 수장 중기부 승인…신임 기관장들 내주 취임
  10. 10‘신뢰 시그널’ 없는 증시…외인 이달만 18조 투매
  1. 1[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2. 2北,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2종 시험발사(종합)
  3. 3‘신천지 與 입당 정황’ 친청계 반발…“김 대표, 조사 과정 제대로 밝혀라”(종합)
  4. 4北 "전날 동해서 2종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
  5. 5신임 靑 비서실장에 임광현 국세청장(종합)
  6. 6김민석 격주 부산행 PK 민심잡기…부마항쟁 기념식 찾는다
  7. 7강훈식 다음 수순은 서울시장 출마?(종합)
  8. 8이 대통령 "부마항쟁 헌법 조문화, 이제는 실천할 때"
  9. 9김민석, 강훈식 서울시장 후보론에 “가능성 열려있다”
  10. 10李 대통령 지지율, 2주 전보다 소폭 오른 44%…부정 평가 49%
  1. 1부산TP 수장 중기부 승인…신임 기관장들 내주 취임
  2. 2‘신뢰 시그널’ 없는 증시…외인 이달만 18조 투매
  3. 37.5% 폭락 ‘녹아내린 코스피’…7000서 7일 만에 5500으로(종합)
  4. 4누리호 탄 군집위성, 발사 14시간 만에 첫 지구 촬영 성공
  5. 540돌 수산무역협회도 부산시대 연다
  6. 6모건스탠리 “고물가 고착화 위험에 한은 내달 금리 올릴 듯”
  7. 7부산항에 석유 보세구역…북극항로 선박연료 생산·공급
  8. 8AI 투자 회의론 고개…글로벌 반도체주 ‘먹구름’
  9. 9커피향 가득한 미래 작가들 ‘사랑방’
  10. 10주가지수- 2026년 10월 15일
  1. 1부캉이가 남기고 갈 ‘북항 활성화·기후 대응’ 숙제
  2. 2세입자 보증금 안 준 前 금정구의원…추가 피해 확산
  3. 3구·군 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논란, 부산 5곳 폐지 결정…4곳은 “고수”
  4. 4아파서도, 부적응도 아니다…고교 자퇴 71% ‘내신 세탁용’
  5. 5민주항쟁사 한 폭에 담은 작가 “부마정신 헌법에”
  6. 6“장림항 레저보트 철수명령 정당” 대법 확정
  7. 7예고 임용강사·학원장 겸직, 전국서 부산예고 가장 높아
  8. 8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16일
  9. 9거짓자백 받았나…法, 17년전 ‘창원 택시기사 살인’ 재심청구 인용
  10. 10불법정치자금 수수 혐의, 배재정 전 의원 실형 구형
  1. 1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2. 2득점은 킹, 리바운드는 롱…KCC 살릴 ‘믿을맨’ 찾았다
  3. 3자금 숨통 틔웠다…LIV골프 살아날까
  4. 4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5. 5[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6. 6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7. 7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8. 8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9. 9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10. 10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