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502> 由反手也

손바닥 뒤집는 일과 같이 쉽다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10-10 20:16:38
  •  |   본지 2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오히려 유(田-0)뒤집을 반(又-2)손수(手-0)어조사 야(乙-2)

흔히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말들을 하는데, 타고난 기질이나 습관으로 말미암아 스스로 변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뜻이리라. 한 개인도 그러할진대 하물며 막강한 권력을 가진 조직이라면, 쉽게 변할 수 있겠는가? 그 조직을 강력하게 만들어준 방식에 문제가 생긴다 한들, 특히 그 방식이 권력의 원천이라면, 바꾸거나 버리는 일을 기꺼이 할 수 있겠는가? 내부의 비판도 차단하는 상황이라면, 외부에서 변화와 혁신을 요구한들 받아들이려 하겠는가? 거부와 반발, 저항은 필연이리라. 지금 한국 검찰이 그렇게 버티고 있다.

‘맹자’ ‘公孫丑上(공손추상)’에 흥미로운 대화가 나온다. 제자 공손추가 스승 맹자에게 “제나라에서 주요한 자리를 맡으신다면, 管仲(관중)과 晏嬰(안영)이 이룬 일을 다시 해낼 수 있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관중과 안영은 춘추시대에 제나라의 탁월한 정치가들이었다. 관중은 30년 동안 재상 자리에 있으면서 제나라를 단번에 패권 국가로 만들었고, 안영은 昏君(혼군)들이 연이어 재위하면서 혼란해진 정치 상황 속에서 현명한 판단과 지조로써 위기를 극복해나갔다. 이 두 인물은 오늘날에도 중국인들이 추앙한다. 그런데 맹자는 그들이 이룬 일을 하찮게 보았다.

그러자 의아해진 공손추가 물었다. “관중은 그 임금을 패자가 되게 했고, 안영은 그 임금을 널리 드러냈습니다. 그래도 관중과 안영이 한 일은 할 만한 게 아닙니까?” 이에 대해 맹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以齊王, 由反手也.”(이제왕, 유반수야) “그때 제나라를 가지고 王道(왕도)를 펴는 건 손바닥 뒤집는 것과 같이 쉬운 일이었네.”

당시는 왕도는커녕 覇道(패도)를 이루는 것도 쉽지 않은 때였는데, 아무리 부강한 제나라라 해도 왕도를 펴는 일은 지극히 어려웠다. 거의 모든 사람이 그렇게 생각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럼에도 맹자만 “손바닥 뒤집는 일”로 여겼으니, 이보다 狂傲(광오)한 말이 또 있을까? 타당한 이유나 근거도 없이 한 말이라면, 시샘 가득한 虛張聲勢(허장성세)라 조롱을 받으리라.

고전학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법기수원지 추가 개방, 양산시 손 놨나”
  2. 2부산 철마 한우 싸다 싸
  3. 3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4. 4[포토에세이] 노랗게 물든 문광저수지 은행나무길
  5. 5부캉이 일단 외해 내보냈다(종합)
  6. 6“우리가 알던 그 시절 SM 맛” 이수만표 흥행 공식 또 적중…돌풍 속 잡음도
  7. 7한화오션, 부산 R&D 확대…설계·연구인력 채용도
  8. 8돗자리 앉아 흥겨운 트로트 즐겨요
  9. 9집값 상승 이끈 ‘수영리버·비치벨트’…부산판 한강벨트 주목
  10. 10부산도시철 7년 만에 멈춰서나…22일 노사 최종교섭
  1. 1더 밀릴 수 없다…지지율 위기에 정면돌파 택한 당청
  2. 2김용범·김현지 국감 증인채택 무산
  3. 3우크라 공관원 추가 철수에 국힘 반발
  4. 4‘청문 부적격’ 기관장들 임명 기류…田시장-시의회 협치 두번째 뇌관
  5. 5지광(국제신문 대주주) 만난 부산노동청장 “체임 방치 땐 강력 조치”
  6. 6부산시 국감서 전재수 시장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설전
  7. 7부산교통공사 사장 임명, 시설공단은 보류… 협치 여지 남긴 전재수
  8. 8'소장품 셀프 출품'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사의 표명
  9. 9울산시 국감, 시장 발언에 국힘 의원들 퇴장
  10. 10제미나이에 물었다는 이 대통령, 野 "제미나이에 국정 의존, 처참한 수준"(종합)
  1. 1한화오션, 부산 R&D 확대…설계·연구인력 채용도
  2. 2집값 상승 이끈 ‘수영리버·비치벨트’…부산판 한강벨트 주목
  3. 3SB선보, 대선조선 인수 마침표…‘SB대선’ 닻 올렸다
  4. 4비정규직 58만명 역대 최대…부산 노동자의 42%(종합)
  5. 5市, 불꽃축제 앞둔 광안리서 바가지 근절 캠페인
  6. 6타 지역 줄어드는데 부산 5.9%↑…고령화 여파도
  7. 7동남권 해양ICT 육성…해운AX·북극항로 개척 협력
  8. 8‘모두의 창업’ 2기 가동…부울경 1135명 레이스
  9. 9선박 배기가스 저감·밸브제어로 두각…AI 관제 신사업으로 영토 확장
  10. 10주가지수- 2026년 10월 21일
  1. 1“법기수원지 추가 개방, 양산시 손 놨나”
  2. 2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3. 3부캉이 일단 외해 내보냈다(종합)
  4. 4부산도시철 7년 만에 멈춰서나…22일 노사 최종교섭
  5. 5부산대·교대 통합 온도차…부실 보고 질타도
  6. 6데이터센터 몰리는 사하구…주민 갈등 줄일 조례 탄생
  7. 7부산시 신임 기획조정실장, 하민상 공수처 담당관 임용(종합)
  8. 8창원 병원 혈액투석실 C형 간염 14명 집단감염
  9. 9생곡소각장·퐁피두 등 전·현 시정 공방…울산 국힘 퇴장 파행
  10. 1022일 출근길 기온 ‘뚝’…부울경 최저 2~9도
  1. 1호랑이 발톱 세운 김도영…돌아온 사자 포효 최형우
  2. 2‘높이’ 키운 BNK썸, 2년 전 영광 재현 노린다
  3. 3축구협회장 선거, 12월 18일 추진
  4. 4요트 하지민, 레이저급 정상…전국체전 16연패 역사 쓰다
  5. 5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6. 6유럽 강호 맞서는 김시우·임성재
  7. 731세 데이터 분석가, 최연소 MLB 구단 사장됐다
  8. 8"2026 AG 여자유도 계체실격, 남자 계체명단만 확인해 발생"
  9. 9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10. 10전설 수지 수산티 넘은 전설…안세영 47번째 우승 ‘세계新’(종합)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