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히려 유(田-0)뒤집을 반(又-2)손수(手-0)어조사 야(乙-2)
흔히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말들을 하는데, 타고난 기질이나 습관으로 말미암아 스스로 변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뜻이리라. 한 개인도 그러할진대 하물며 막강한 권력을 가진 조직이라면, 쉽게 변할 수 있겠는가? 그 조직을 강력하게 만들어준 방식에 문제가 생긴다 한들, 특히 그 방식이 권력의 원천이라면, 바꾸거나 버리는 일을 기꺼이 할 수 있겠는가? 내부의 비판도 차단하는 상황이라면, 외부에서 변화와 혁신을 요구한들 받아들이려 하겠는가? 거부와 반발, 저항은 필연이리라. 지금 한국 검찰이 그렇게 버티고 있다.
‘맹자’ ‘公孫丑上(공손추상)’에 흥미로운 대화가 나온다. 제자 공손추가 스승 맹자에게 “제나라에서 주요한 자리를 맡으신다면, 管仲(관중)과 晏嬰(안영)이 이룬 일을 다시 해낼 수 있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관중과 안영은 춘추시대에 제나라의 탁월한 정치가들이었다. 관중은 30년 동안 재상 자리에 있으면서 제나라를 단번에 패권 국가로 만들었고, 안영은 昏君(혼군)들이 연이어 재위하면서 혼란해진 정치 상황 속에서 현명한 판단과 지조로써 위기를 극복해나갔다. 이 두 인물은 오늘날에도 중국인들이 추앙한다. 그런데 맹자는 그들이 이룬 일을 하찮게 보았다.
그러자 의아해진 공손추가 물었다. “관중은 그 임금을 패자가 되게 했고, 안영은 그 임금을 널리 드러냈습니다. 그래도 관중과 안영이 한 일은 할 만한 게 아닙니까?” 이에 대해 맹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以齊王, 由反手也.”(이제왕, 유반수야) “그때 제나라를 가지고 王道(왕도)를 펴는 건 손바닥 뒤집는 것과 같이 쉬운 일이었네.”
당시는 왕도는커녕 覇道(패도)를 이루는 것도 쉽지 않은 때였는데, 아무리 부강한 제나라라 해도 왕도를 펴는 일은 지극히 어려웠다. 거의 모든 사람이 그렇게 생각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럼에도 맹자만 “손바닥 뒤집는 일”로 여겼으니, 이보다 狂傲(광오)한 말이 또 있을까? 타당한 이유나 근거도 없이 한 말이라면, 시샘 가득한 虛張聲勢(허장성세)라 조롱을 받으리라.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