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티 없을 순(糸-4) 깨끗할 수(米-8) 흴소(糸-4) 통나무 박(木-12)
조국 전 장관은 사퇴하면서 자신을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에 불과하다”고 표현했고, 그 역할을 다했으므로 이제 장관직을 내려놓는다고 말했다. 그의 말은 틀림이 없으리라. 사퇴 몇 시간 전에 검찰개혁안을 내놓았으니 말이다. 검찰 스스로는 결코 하려고 하지 않을 내용으로 가득한 그 개혁안, 진정한 검찰개혁을 위해서는 한낱 불씨에 지나지 않을 그 개혁안을 위해 그는 가족의 안위조차 제쳐두어야 했다.
조국 그는 참으로 ‘불쏘시개’처럼 허약하고 취약하기 그지없는 처지였다. 가족에 대한 검찰의 악착같은 수사와 조사, 검찰에 동조해 일방적으로 몰아 부치는 언론과 방송의 보도들, 근거 없고 확인되지 않은 무수한 비방과 의혹, 혐의 등에 휘둘리는 대중 앞에서 그와 그 가족은 風前燈火(풍전등화)나 다름이 없었다. 그럼에도 간신히 버텨온 그는 어떠한 원망도 하지 않았다. 자신과 가족을 몰아붙인 검찰과 언론에 대해서조차. 오히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온 가족이 만신창이가 돼 개인적으로 매우 힘들고 무척 고통스러웠습니다. 그렇지만 검찰개혁을 응원하는 수많은 시민의 뜻과 마음 때문에 버틸 수 있었습니다.”
맹자는 “君子不怨天, 不尤人”(군자불원천, 불우인) 곧 “군자는 하늘을 원망하지 않고 사람을 탓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원망하지도 탓하지도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고마움을 표하는 이는 대체 어떤 사람인가? 조국 교수가 겪지 않아도 될 그 艱難辛苦(간난신고)를 겪으면서 버틴 것은 그가 용맹하거나 굳세기 때문이 아니다. 나는 감히 말한다, 그는 노자가 말한 ‘柔弱(유약)’과 ‘純粹素樸(순수소박)’을 따른 사람이라고.
‘문자’ ‘道原(도원)’에서는 “柔弱者, 道之用也”(유약자, 도지용야) 곧 “부드러움과 약함은 도의 쓰임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했다. “柔者, 道之剛也; 弱者, 道之强也; 純粹素樸者, 道之幹也.”(유자, 도지강야; 약자, 도지강야; 순수소박자, 도지간야) “부드러움은 도의 굳셈이요, 약함은 도의 강함이며, 순수함과 소박함은 도의 뼈대다.”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