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라 국(口-8) 있을 유(月-2) 사나울 맹(犬-8) 개구(犬-5)
‘한비자’의 이야기는 이어진다. 술 빚는 솜씨도 좋고 손님을 깍듯하게 대하는데도 술이 팔리지 않고 쉬고 있었으므로 이를 괴이하게 여긴 주인은 그 까닭을 알 만한 마을의 어른 楊倩(양천)을 찾아가 물었다. 양천이 물었다. “汝狗猛耶?”(여구맹야?) “자네 집의 개가 사나운가?” 술집 주인이 대답했다. “狗猛, 則酒何故而不售?”(구맹, 즉주하고이불수?) “개가 사납습니다만, 술이 팔리지 않는 것과 무슨 관계가 있습니까?”
양천은 “人畏焉”(인외언) 곧 “사람들이 무서워한 것이네”라고 말하며, 이어 이렇게 말했다. “혹시 어린아이에게 돈을 쥐어주고 술병을 들고 가서 술을 사 오게 시킨다면, 개가 뛰쳐나와서는 아이를 물어뜯을 것이네. 이것이 술이 쉬고 팔리지 않는 이유라네.”
가게를 지키라고 두었던 개가 도적에게 그 사나움을 드러내지 않고 손님들에게 드러내고 있었으니, 술이 팔리지 않아 쉬는 것도 당연하다. 이와 같은 일이야 인간사에 비일비재하다. 의도와 전혀 다르게 일이 흘러가는 것 말이다. 이는 권한을 주더라도 잘 살피고 잡도리하지 않으면 고양이에게 생선 가게 맡긴 꼴이 되기 십상임을 보여준다. 그런데 이런 일이 나랏일에서 벌어진다면? 그게 공익을 해치고 인민을 억압하며 두려움에 떨게 만든다면? 생각만 해도 오싹해지는데, 그런 일들이 지금 대한민국에서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 검찰과 언론에 의해서.
한비자는 덧붙였다. 시대가 달라졌으니, ‘군주’를 ‘국민’으로, ‘대신’을 ‘검찰’이나 ‘언론’으로 바꾸어 읽어 보라. “夫國亦有狗, 有道之士懷其術而欲以明萬乘之主, 大臣爲猛狗迎而齕之, 此人主之所以蔽脅, 而有道之士所以不用也.”(부국역유구, 유도지사회기술이욕이명만승지주, 대신위맹구영이흘지, 차인주지소이폐협, 이유도지사소이불용야) “나라에도 개가 있다. 도리를 아는 선비가 법술을 품고서 그것으로 전차 만 대를 가진 나라의 군주를 일깨우려 해도 대신이 사나운 개처럼 달려들어 물어뜯는다. 이것이 군주의 눈과 귀가 가려지고 협박당하는 까닭이고, 도리를 아는 선비가 쓰이지 않는 이유다.”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