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521> 國有猛狗

나라에도 사나운 개가 있다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11-06 18:57:21
  •  |   본지 27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나라 국(口-8) 있을 유(月-2) 사나울 맹(犬-8) 개구(犬-5)

‘한비자’의 이야기는 이어진다. 술 빚는 솜씨도 좋고 손님을 깍듯하게 대하는데도 술이 팔리지 않고 쉬고 있었으므로 이를 괴이하게 여긴 주인은 그 까닭을 알 만한 마을의 어른 楊倩(양천)을 찾아가 물었다. 양천이 물었다. “汝狗猛耶?”(여구맹야?) “자네 집의 개가 사나운가?” 술집 주인이 대답했다. “狗猛, 則酒何故而不售?”(구맹, 즉주하고이불수?) “개가 사납습니다만, 술이 팔리지 않는 것과 무슨 관계가 있습니까?”

양천은 “人畏焉”(인외언) 곧 “사람들이 무서워한 것이네”라고 말하며, 이어 이렇게 말했다. “혹시 어린아이에게 돈을 쥐어주고 술병을 들고 가서 술을 사 오게 시킨다면, 개가 뛰쳐나와서는 아이를 물어뜯을 것이네. 이것이 술이 쉬고 팔리지 않는 이유라네.”

가게를 지키라고 두었던 개가 도적에게 그 사나움을 드러내지 않고 손님들에게 드러내고 있었으니, 술이 팔리지 않아 쉬는 것도 당연하다. 이와 같은 일이야 인간사에 비일비재하다. 의도와 전혀 다르게 일이 흘러가는 것 말이다. 이는 권한을 주더라도 잘 살피고 잡도리하지 않으면 고양이에게 생선 가게 맡긴 꼴이 되기 십상임을 보여준다. 그런데 이런 일이 나랏일에서 벌어진다면? 그게 공익을 해치고 인민을 억압하며 두려움에 떨게 만든다면? 생각만 해도 오싹해지는데, 그런 일들이 지금 대한민국에서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 검찰과 언론에 의해서.

한비자는 덧붙였다. 시대가 달라졌으니, ‘군주’를 ‘국민’으로, ‘대신’을 ‘검찰’이나 ‘언론’으로 바꾸어 읽어 보라. “夫國亦有狗, 有道之士懷其術而欲以明萬乘之主, 大臣爲猛狗迎而齕之, 此人主之所以蔽脅, 而有道之士所以不用也.”(부국역유구, 유도지사회기술이욕이명만승지주, 대신위맹구영이흘지, 차인주지소이폐협, 이유도지사소이불용야) “나라에도 개가 있다. 도리를 아는 선비가 법술을 품고서 그것으로 전차 만 대를 가진 나라의 군주를 일깨우려 해도 대신이 사나운 개처럼 달려들어 물어뜯는다. 이것이 군주의 눈과 귀가 가려지고 협박당하는 까닭이고, 도리를 아는 선비가 쓰이지 않는 이유다.”

고전학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고수하던 4개 구·군, 결국 폐지
  2. 2[속보] 대통령비서실, 30억 들여 월평균 11회 여론조사…내용은 비공개
  3. 3부산시 “북항에 5만 석 돔 아레나” 유치의향서 제출
  4. 4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5. 5지광, 국회 동행명령 끝내 불응…여야 “즉시 고발”
  6. 6이태원 악몽 겪고도…서면 ‘만취길’ 대응 탁상공론
  7. 7“르노 부산, 글로벌 개발·생산거점” 쐐기
  8. 8영도 중리해변 알박기 텐트, 1개 더 늘었다
  9. 9[눈높이 사설] 부캉이가 알려준 부산관광의 새로운 가능성
  10. 10주민이 낸 감사청구서, 피감부서로 떠넘긴 부산시
  1. 1[속보] 대통령비서실, 30억 들여 월평균 11회 여론조사…내용은 비공개
  2. 2지광, 국회 동행명령 끝내 불응…여야 “즉시 고발”
  3. 3조현, 한미관계 난기류 우려에 “벨트 단단히 매면 돼”
  4. 4민주 “조희대 국정조사 실시”…국힘 “탄핵보다 더 비열”
  5. 5[뭐라노] 지광, 국회 동행명령 끝내 불응…여야 “즉시 고발”
  6. 6국힘 “공소취소 특검 전에 3+1 조작 특검 국조부터”
  7. 7"악의적 가짜뉴스" 민주당, ‘김혜경 여사 골프 의혹제기’ 주진우 고발
  8. 8박수영 의원, 민원해결 창구 6년간 300회 운영
  9. 9인권위, 김병기 전 보좌관 제기 '국수본 수사 지연으로 인권침해' 진정 각하
  10. 10국감 출석 거부한 지광(국제신문 대주주)에 국회 ‘동행명령’(종합)
  1. 1“르노 부산, 글로벌 개발·생산거점” 쐐기
  2. 2애플 ‘아이폰듀오’ 화면 결함 인정, 무상 교체 방침(종합)
  3. 3SK하이닉스, 2026년 3분기 경영실적 발표…매출 104조, 영업이익83조
  4. 4부산국제금융진흥원장 최병호
  5. 5올해 1~9월 부산 순유출 인구 5800명…2년새 절반 축소
  6. 6부산시 벤처펀드 받은 유망기업 ‘쑥쑥’…IPO 도전
  7. 7SK하이닉스 메모리 위기론 일축…“2029년까지 D램·HBM 완판”
  8. 8이형일 "2028년 100인 이상 사업장 퇴직급여 사외적립 의무화"
  9. 9내년 상반기 재가동…한빛 등 7기도 연장 속도(종합)
  10. 10강연 통역하고 요금 모니터링…관광·마이스산업 AI 바람
  1. 1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고수하던 4개 구·군, 결국 폐지
  2. 2부산시 “북항에 5만 석 돔 아레나” 유치의향서 제출
  3. 3이태원 악몽 겪고도…서면 ‘만취길’ 대응 탁상공론
  4. 4영도 중리해변 알박기 텐트, 1개 더 늘었다
  5. 5[눈높이 사설] 부캉이가 알려준 부산관광의 새로운 가능성
  6. 6주민이 낸 감사청구서, 피감부서로 떠넘긴 부산시
  7. 7[한 손 뉴스] 변호사 업무 재개한 홍준표, 대선 경선 관계자 변호 맡아(종합)
  8. 8동부산 시민 만난 전재수 “산은 유치·동남투자공사 동시 추진”
  9. 9“국제신문 회생 더이상 미룰 수 없어”…전재수 시장, 지광에 공식서한 보내
  10. 10법원 “부하직원 횡령, 감독 안 한 상급자 견책 정당”
  1. 1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2. 2‘무관의 제왕’은 옛말…케인 발롱도르 품었다
  3. 3‘은퇴 기로’ 손아섭, 2년 만에 NC로…3000고지 향한 행진 계속
  4. 4허구연 KBO 총재, 3연임 사실상 성공
  5. 5K리그2 준PO 12월 2일 개최
  6. 6김해FC, 제6대 사령탑에 설기현 감독 선임
  7. 7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 이동욱·단장 이택근(종합)
  8. 8올해 딱 한 번 지고 66번 이겼다
  9. 9똑똑한 ‘데이터 야구’와 수비 강화…개혁의 칼 뽑은 롯데
  10. 10차준환 계보 잇는 피겨 왕자 서민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