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 과(瓜-0) 밭전(田-0) 아닐 불(一-3) 들일 납(糸-4)신리(尸-12)
지난 8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본관 집현실에서 ‘공정사회를 향한 반부패정책협의회’를 주재했다. 여기에는 윤석열 검찰총장도 참석했다.
대통령은 검찰개혁과 관련해서 “이제부터의 과제는 윤석열 총장이 아닌 다른 어느 누가 검찰총장이 되더라도 흔들리지 않는 공정한 반부패 시스템을 만들어 정착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미심장한 발언에 대해 윤석열 총장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또 어떤 생각을 했을까?
이날에 앞서 지난 6일에 세월호 참사를 전면적으로 재조사하기 위해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이 꾸려졌다는 보도가 나왔다. 검찰 관계자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남은 의혹을 철저히 규명해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희생자 가족들과 많은 국민이 검찰의 재수사를 촉구해 왔음에도 들은 척도 하지 않던 검찰이 느닷없이 특별수사단을 꾸리다니! 당연히 환영해야 할 이 지시가 왜 찜찜하고 께름칙할까?
10월 하순에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전국적으로 일어났었던 촛불집회에 대한 계엄령 문건을 폭로했다. 거기에는 참으로 경악할 만한 내용이 구체적으로 상세하게 실려 있었다. 이어 11월 6일 오전에는 ‘계엄령 문건 수사 은폐 의혹’을 뒷받침할 녹음 파일을 입수했다고 밝혔다. 무력으로 국가를 전복하려 했던 이 내란 음모 사건 폭로에 대해서 이제껏 검찰에서는 아무런 반응이 없다. 조국 전 장관의 딸이 받은 표창장에 대해서는 수십 명을 동원해서 샅샅이 조사하고 수사한 검찰이 말이다. 더구나 지난해 서울중앙지검이 계엄령 문건 수사를 ‘불기소’로 중단하지 않았던가. 당시 지검장이 윤석열 아니었던가?
한국의 민주주의에 심대한 영향을 끼쳤을 지도 모를, 그 섬뜩한 사건은 제쳐두고 세월호 재조사만 지시하고 청와대에 들어갔다? 왜 별안간 “瓜田不納履, 李下不正冠”(과전불납리, 이하불정관) 곧 “오이 밭에서는 신을 고쳐 신지 않고, 오얏나무 아래에서는 관을 바로잡지 않는다”는 말이 떠오를까?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