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바를 민(
攵-7) 써이(人-3) 구할 구(水-2) 그지(丿-3)
증삼이 “任重而道遠”(임중이도원) 곧 “해야 할 일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고 말한 것은 그 자신의 자질이 모자라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자신이 가야 할 길을 명확하게 인식했기 때문이다. 그런 미련한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 분명히 스승을 본받고 스승으로부터 배웠을 것이다. 공자가 말하지 않았던가, “好古, 敏以求之者也”(호고, 민이구지자야) 곧 “옛것을 좋아하여 재바르게 구하는 사람일 뿐”이라고.
옛것을 좋아한다고 해서 과거로 회귀하려 했다고 여기면 곤란하다. 우리가 자신을 돌아보고 세상을 이해하며 갈 길을 찾아야 할 때, 그 실마리와 밑천이 되는 것은 예로부터 전해온 지혜와 지식이다. 그 지혜와 지식을 좋아한다는 것은 무비판적으로 옛날을, 전통과 관습을, 통념과 고정관념을 따른다는 뜻이 아니다. 거기서 즐거이 시작한다는 뜻일 뿐이다. 그 지혜와 지식이 지금 이 시대에 여전히 유용한지, 앞으로도 가치가 있는지는 바로 ‘나 자신’이 검증해야 할 문제다. 그러면, 어떻게 검증할 것인가?
역시 공자의 말이 실마리다. 敏以求之(민이구지), 재바르게 구하는 것! ‘논어’ 첫머리에 나오는 “學而時習之”(학이시습지) 즉 “배우고 그것을 때맞게 해보는 것”에서 시작한다. 읽고 듣고 배운 것으로는 안 된다. 스스로 해보는 것, 실천이 따라야 한다. 실천을 통해서 비로소 그 참뜻을 알게 되므로. 이것으로도 모자란다. 제대로 써먹어야 한다. 이를 공자는 “敏於事”(민어사) 곧 “일을 재바르게 한다”라고 표현했다.
민(敏)은 흔히 ‘민첩하다’라고 풀이하는데, 이런 풀이는 동작이 빠른 것을 나타낼 뿐이다. 본래는 올곧고 바른 마음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일이나 맡은 일을 적극적으로 한다는 뜻이다. 약삭빠르게 하는 것이 아니며, 일을 제대로 알고서 간절하게 바라던 일이었던 것처럼 하는 것이다. 배움이든 일이든 이런 자세로 해야 한다. 증삼은 이를 배웠고 실천하려 했다. 그게 범부의 허약한 태를 벗고 참으로 重(중)한 삶을 살만한 사람으로 거듭나는 길이었기 때문이다.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