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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573> 有敎無類

가르칠 때 사람을 가리지 말라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1-19 18:45:40
  •  |  본지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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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는 민족국가의 시대다. 나라마다 자기 민족의 융성을 추구했고, 이를 위해 산업화에 힘썼다. 민족 융성과 산업화를 위해서는 모든 국민이 그에 걸맞은 능력을 갖출 필요가 있었고, 그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이른바 국민 교육을 실시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국민 교육은 민주 시민을 양성하기 위해 시작된 것이 결코 아니었음에도 결론적으로는 주인 노릇을 할 시민을 기르는 구실을 해왔다.

오늘날 교육은 모든 시민의 권리가 되었지만, 인류의 문명사를 돌아보면 교육은 누구에게나 주어진 권리가 결코 아니었다. 처음 민주주의가 시작되었다는 그리스의 아테네에서도 배움은 귀족의 전유물이었다. 하물며 왕이나 황제가 專制(전제)하며 통치했던 곳에서는 두말할 것도 없다. 인류의 문명사는 어쩌면 배울 권리, 배우는 사람의 범위가 확장되어 온 역사였다고 말해도 과언은 아니다. 왕에서 귀족 또는 성직자로, 귀족 또는 성직자에서 민중으로.

동아시아 역사에서 신분에 관계없이 누구나 배울 수 있다고 선언하고 실행한 최초의 인물은 孔子(공자)다. 그 자신 몰락한 귀족의 사생아나 다름이 없었던 공자는 어려서부터 당시 지식이 집약되어 있던 禮樂(예악)을 배우는 데 힘썼다. 공자는 예악의 붕괴를 탄식했지만, 그 붕괴가 공자처럼 기득권에서 밀려나 있던 존재에게는 도리어 기회를 제공해주었다. 한낱 노예나 다름이 없던 민중도 배워서 역량을 발휘해 신분을 세탁할, 이른바 ‘개천에서 용이 나올 수 있는 시대’가 열렸던 것이다.

‘논어’ ‘述而(술이)’편에 “自行束脩以上, 吾未嘗無誨焉”(자행속수이상, 오미상무회언) 곧 “말린 고기 한 묶음 이상을 들고 스스로 찾아온 자라면, 내 가르치지 않은 적이 없다”고 한 공자의 말이 나온다. 가난하고 미천한 자라도 배우려는 뜻을 품고 최소한의 예의를 갖춘 자라면, 누구나 가르쳤다는 말이다. 그래서 제자들에게도 “有敎無類”(유교무류) 곧 “가르칠 때 사람을 가리지 말라”고 말했다. 오늘날 교육을 돈벌이로 여기는 자들이 귀담아들어야 할 말이기도 하다.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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