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591> 絶學亡憂

배움을 끊어야 걱정이 없어진다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2-13 19:04:20
  •  |   본지 2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끊을 절(糸-6)배움 학(子-13)없을 무(亠-1)걱정 우(心-11)

이미 배우고 익힌 것으로도 감당할 수 있는 일만 겪는다면, 참 좋으련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앞으로 일어날 일들, 다가올 사태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그렇지 못하다. 대화 상대의 표정이나 평소 사이가 좋던 이의 언행이 갑작스레 변하는 경우, 한창 진행하고 있는 일이 느닷없이 변경되거나 별안간 변수가 생기는 경우, 늘 믿고 있었던 사람에게서 뒤통수를 맞게 되는 경우, 그러한 경우에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당황하며 누군가를 탓하고 말 것인가? 허둥대다가 아주 그르칠 것인가? 아니면, 사태의 핵심을 파악해서 헤치고 나갈 것인가?

知止(지지)! 멈출 줄 알아야 한다! 왜 멈추라고 하지 않고, 멈출 줄 알아야 한다고 했을까? 모른 채로 멈추는 것은 억지요 버둥질이며 헛된 애씀이다. 멈추어야 함을 알아야 제대로 멈추고 참으로 차분해질 수 있다. 차분해져야 나를 어지럽히는 것들도 고요하게 가라앉는다. 고요하게 가라앉으면 편안하게 사태를 살펴볼 수 있다. 그때에 비로소 생각을 제대로 해서 사태의 본질을 꿰뚫어 보고 길을 찾아낸다. 이런 접근 방식의 요체는 배우고 익힌 것들,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지식과 정보를 내려놓는 일이다. 노자가 말한 ‘絶學(절학)’이다.

‘대학’의 한 문장을 가지고 왜 이렇게 사설을 늘어놓으며 주희까지 비판의 도마 위에 올려놓았는가는 ‘도덕경’ ‘죽간본’ 23장 때문이다. “絶學亡憂. 唯與呵, 相去幾何? 美與惡, 相去何若? 人之所畏, 亦不可以不畏.”(절학무우. 유여가, 상거기하? 미여악, 상거하약? 인지소외, 역불가이불외) “배움을 끊어야 걱정이 없어진다. ‘그렇다’와 ‘그러냐’는 얼마나 떨어져 있나? 아름다움과 추함의 거리는 얼마나 되나?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것을 나 또한 두려워하지 않을 수 없다.” 絶學亡憂(절학무우)! 참 절묘한 말이다. “배움을 끊으면 걱정이 없어진다”가 아니라 “배움을 끊어야 걱정이 없어진다” 배움을 끊는 일이 참으로 어려우나, 그렇다고 저절로 걱정이 없어지지 않는다. 걱정거리를 없애고 걱정할 일이 없도록 하려면 배움을 끊어야 한다.

고전학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다 쓰지도 못하는데…어르신 품위유지비 늘린 중구
  2. 2기장군수실 1층 이전 놓고 직원 반대 우세
  3. 3양산 구불구불 새미기고개 대체길 뚫리나
  4. 4“정체성 부재” 비판 많은 ‘부산이즈굿(Busan is Good)’ 손본다
  5. 5부산 아파트 매매 침체일로…해운대·수영·동래만 웃었다
  6. 6연일 노무현 때리는 한동훈, 박정희 띄우는 주진우…檢 출신들 속내는
  7. 76일 부산국제영화제 팡파르…사상 첫 화요일 개막
  8. 8“내가 국회의원 당선시켜” 사하구체육회장 정치개입 정조준
  9. 9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10. 10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6일
  1. 1연일 노무현 때리는 한동훈, 박정희 띄우는 주진우…檢 출신들 속내는
  2. 2‘맹탕 청문’ 의식 부산시의회, 교통·시설公 송곳검증 벼른다
  3. 3부울경 펀드인데 절반가량은 수도권 투자…제도취지 무색
  4. 4軍 “北 지뢰 터져 장병 부상” 결론…군사분계선 이남 제거작전 돌입(종합)
  5. 5장동혁, 육영수 생가 방문…‘암살자(들)’로 진보 맹공
  6. 6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7. 7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8. 8[속보] 李 대통령 지지율 37.4%.. 민주 42.5%, 국힘 38.4%
  9. 9[속보] ‘실탄 없이 경계 근무’ 사례 추가 확인, 국방부 기관 경고 방침
  10. 10국힘 "北 지뢰 안치우면 우리 군이 치우겠다니, 이 무슨 황당무계한 소리"
  1. 1부산 아파트 매매 침체일로…해운대·수영·동래만 웃었다
  2. 2지역상품 우선구매 ‘부산이 삽니다’ 민간 확산 드라이브
  3. 3해킹 피해 신한은행 2만5727건 vs 우리·농협 0건…금융기관 ‘보안 체력’이 갈랐다
  4. 4증권·산업계도 AI 해킹 포비아…휴일 반납 하고 긴급 점검
  5. 5누리호 7일 발사 앞두고 6일 기립(종합)
  6. 6“북항 더 핫하게” 시민과 명소화 모색
  7. 7기업 보유 토지 공시지가 공시 의무화…‘땅부자’ 상장사 수면 위로
  8. 8SNS레시피가 제품으로…농심 스낵 ‘너구링’ 선봬
  9. 9[한 손 뉴스] 양양 송이 ㎏당 171만 원…생산량 줄어 역대 최고가
  10. 10어선원 직불금, 60일 승선하면 받는다
  1. 1다 쓰지도 못하는데…어르신 품위유지비 늘린 중구
  2. 2기장군수실 1층 이전 놓고 직원 반대 우세
  3. 3양산 구불구불 새미기고개 대체길 뚫리나
  4. 4“정체성 부재” 비판 많은 ‘부산이즈굿(Busan is Good)’ 손본다
  5. 5“내가 국회의원 당선시켜” 사하구체육회장 정치개입 정조준
  6. 6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6일
  7. 73년 표류 창원 제2국가산단…LH 사업비 낮추나
  8. 8김해시의원 활동비는 1만 원 깎였다
  9. 9출소 한 달 만에 또…유치장 난동 40대 징역형
  10. 10“디지털농업·특화브랜드로 청년농부 유입 이끌 것”
  1. 1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2. 2“감독님이 먹으라고” 정수진, 내막 폭로…유도회 “선수관리·운영체계 점검” 사과
  3. 3불안한 모레노호 우즈벡전 반등할까
  4. 4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5. 5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6. 6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7. 7“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8. 8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9. 9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10. 10‘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