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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593> 相剋相生

서로 억누르면서 서로 살린다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2-17 18:47:57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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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상(目-4) 이길 극(刀-7) 살릴 생(生-0)

맹자가 살았던 시대는 태어나면서부터 신분이 정해져 있었다. 남을 다스리기 위해 태어난 사람들 곧 왕족과 귀족으로 이루어진 지배층, 그리고 다스림을 받기 위해 태어나 갖가지 생산에 종사해야 했던 사람들 곧 민중으로 이루어진 피지배층.

민중이라 해서 오늘날 말하는 민중이 아니다. 당시에는 노예나 다름이 없었고, 존재감 따위는 운운할 가치조차 없었던 존재다. 민중의 ‘民(민)’은 본디 한쪽 눈이 찔려 애꾸눈이 된 노예나 피지배 부족민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지배층 사람들이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을 가리킬 때는 ‘人(인)’을 썼다. 人(인)은 지배층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지배를 받는 사람, 아니 사람 아닌 존재는 民(민)이었던 것이다. 그런 시대에 民(민)을 사람으로 보았다면, 나아가 그런 民(민)에게서 人(인)이 얻어먹는 존재라고 했다면, 실로 혁명적인 발상이자 인식의 전환 아닌가?

맹자는 이렇게도 말했다. “或勞心, 或勞力. 勞心者治人, 勞力者治於人.”(혹노심, 혹노력. 노심자치인, 노력자치어인) “어떤 이는 마음으로 애쓰고, 어떤 이는 힘으로 애쓴다. 마음으로 애쓰는 자는 남을 다스리고, 힘으로 애쓰는 자는 남의 다스림을 받는다.” 여전히 다스리는 자와 다스림을 받는 자로 나누었지만, 다스림을 받는 자도 다스리는 자도 서로 애쓴다는 점에서는 다르지 않다고 맹자는 봤다. 달리 말해 民(민)과 人(인)을 대등하게 봤으며, 서로 기대 살아가는 즉 寄生(기생)하는 존재로 보았던 것이다.

동아시아인의 사유에 깊이 뿌리내린 五行(오행)의 관념은 木(목)·火(화)·土(토)·金(금)·水(수) 다섯 가지가 相剋(상극)과 相生(상생)의 관계에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나무는 흙을 이기고 흙은 물을 이긴다는 따위가 상극이고, 나무는 불을 살리고 불은 흙을 살린다는 따위가 상생이다. 상극과 상생의 관계를 아우르는 말이 곧 寄生(기생)이다. 人(인)은 民(민)을 억누르지만 민을 살리는 정치를 하고, 民(민)은 人(인)을 뒤집어엎지만 인을 먹여 살리는 경제 활동을 하니 말이다.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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