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594> 私淑諸人

홀로 누군가를 본받으며 배우다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2-18 19:32:15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홀로 사(禾-2) 본받을 숙(水-8) 어조사 저(言-9) 남인(人-0)

맹자가 당대 사람들과 전혀 다른 인식, 혁명적인 사유를 했음은 “民爲貴, 社稷次之, 君爲輕”(민위귀, 사직차지, 군위경) 곧 “백성이 가장 귀하고, 사직은 그 다음이며, 군주는 가장 가볍다”는 표현에서 잘 드러난다. 공자조차 이런 인식에 이르지 못했고, 맹자 이후에도 이런 인식을 가진 지식인은 극히 드물었다. 심지어 신분제가 사라진 오늘날에도 신분제적 시각으로 시민이나 민중을 바라보는 자들이 있으니. 맹자는 대체 어떻게 해서 이런 사유를 할 수 있었던가? ‘絶學(절학)’했기 때문이다.

맹자가 누구로부터 배웠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다. 다만, ‘맹자’ ‘離婁 下(이루 하)’에 나오는 발언을 통해 짐작할 수 있다. “君子之澤五世而斬, 小人之澤五世而斬. 予未得爲孔子徒也, 予私淑諸人也.”(군자지택오세이참, 소인지택오세이참. 여미득위공자도야, 여사숙저인야) “군자의 유풍은 다섯 세대가 지나면 끊기고, 소인의 유풍도 다섯 세대가 지나면 끊긴다. 나는 공자의 문도가 되지 못했으나, 그 유풍을 이은 사람을 통해 공자의 학문을 본받았다.”

‘私淑(사숙)’이란 말은 여기서 비롯되었다. 사숙은 직접 만나서 배우지 않고 홀로 그 가르침을 본받으며 배우고 익히는 것을 뜻한다. 이로써 보면, 맹자는 특정한 인물에게서 배운 게 아니라 당시에 전하던 공자의 학문을 스스로 본받고 터득했음을 알 수 있다. 훌륭한 스승이 없었다는 그 점이 맹자로 하여금 스스로 터득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 셈이다.

스스로 터득했다는 것은 스스로 물음을 던지고 배울 뿐만 아니라 배운 바를 의심 없이 받아들이거나 따르지 않고 스스로 경험을 통해 옳음과 그름, 사실과 허구, 진실과 거짓 따위를 검증하며 깨달았다는 뜻이다. 그럴 수밖에 없었음은 군자나 소인의 유풍, 곧 감각적으로나 논리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취가 다섯 세대가 지나면 끊긴다고 한 말에 잘 드러나 있다. 이는 맹자가 공자의 學問(학문)과 斷絶(단절)되어 있었음을, 絶學(절학)의 상태에 있었음을 가리킨다. 그의 사상이 공자와 사뭇 다르고 독창적이었던 까닭도 여기에 있다. 고전학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오늘이슈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항 인근에 머물고 있는 ‘부캉이’ 이모티콘도 나왔다
  2. 2올해 임시·일용근로자 31년來 최소…40세 이상에 감소 집중
  3. 3부산·울산·경남 흐리고 비…26일 아침까지 이어져
  4. 4[부음]권영적(향년 90세) 부산시의회 (전)의장 별세
  5. 5[속보] 한동훈 “오세훈 무죄 판결에 참 다행스럽다 생각”
  6. 6창원 휴대전화 부품업체서 40대, 낙하물 맞아 숨져
  7. 7경기 안성 저수지 낚시터서 초등학생 물에 빠져 숨져
  8. 8법무장관 후보 검찰출신 박균택·양부남 2인 압축
  9. 9HD현대중공업 기본급 12만 원 인상 골자 올해 임단협 2차 잠정합의안 마련
  10. 10부산에서 광저우·샤먼으로 가는 직항 하늘길 처음 열렸다
  1. 1[속보] 한동훈 “오세훈 무죄 판결에 참 다행스럽다 생각”
  2. 2법무장관 후보 검찰출신 박균택·양부남 2인 압축
  3. 3김정은, 중국 6·25참전기념관서 “조중친선 영원히 계승”
  4. 4‘YS 오른팔’ 故최형우 빈소 조문한 김민석 “여야 넘어 성찰”
  5. 5울산 동구의회 의원 내년 월정수당 15% 인상
  6. 6[2026 국감 브리핑] 정동만 “부산에 금융·해양 공공기관 집중 배치해야”
  7. 7[2026 국감 브리핑] 이헌승 “재생에너지 확대로 기후환경 전기요금 반영 억눌러”
  8. 8[속보] 김정은, 중대장대회 지도.. "군사 혁명 다그치자는 것"
  9. 9[속보]통일부 “김정은 방중…오늘 신압록대교 통해 단둥 도착” 사망설 일축
  10. 10국힘 "與 신천지 개입설, 그토록 좋아하는 특검으로 밝히자"
  1. 1올해 임시·일용근로자 31년來 최소…40세 이상에 감소 집중
  2. 2부산에서 광저우·샤먼으로 가는 직항 하늘길 처음 열렸다
  3. 3‘책임경영 선언’ 정용진 이마트 대표 내정…신규임원 역대 최대
  4. 4'삼성고시' 24~25일 실시, 신입사원 연말 최종 선발
  5. 5SK하이닉스, 솔리다임 상장 중단…중복상장 논란에 주주 반발
  6. 6롯데 6개 계열사, 베트남 현지인력 채용 나선다
  7. 7고리 3·4호기 '계속운전 허가' 27일 재심의…승인 여부 촉각
  8. 8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7.8원… 전주보다 0.5원 ↓
  9. 9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10. 10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1. 1부산항 인근에 머물고 있는 ‘부캉이’ 이모티콘도 나왔다
  2. 2부산·울산·경남 흐리고 비…26일 아침까지 이어져
  3. 3창원 휴대전화 부품업체서 40대, 낙하물 맞아 숨져
  4. 4경기 안성 저수지 낚시터서 초등학생 물에 빠져 숨져
  5. 5법무장관 후보 검찰출신 박균택·양부남 2인 압축
  6. 6HD현대중공업 기본급 12만 원 인상 골자 올해 임단협 2차 잠정합의안 마련
  7. 7[속보] 236명 탑승한 제주행 항공기서 비행 중 보조배터리 연기
  8. 8중학생이 소화기로 진화 시도…부산 스터디카페서 불
  9. 9입 헹굴 물 안줬다고…대법 “음주측정결과 증거로 못써”
  10. 10스토킹 피해 신고 여성, 또 가해자에 살해…40대 남성 체포
  1. 1태풍 ‘참피’영향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 취소
  2. 2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3. 3만년 꼴찌 삼성 선두 ‘파란’…前 챔프 KCC 최하위 ‘수모’
  4. 4쇼트트랙 전설 최민정의 마지막 질주
  5. 5‘성폭행 의혹 제기’ 초교후배…기성용에 1억 배상해야
  6. 6‘높이’ 키운 BNK썸, 2년 전 영광 재현 노린다
  7. 7호랑이 발톱 세운 김도영…돌아온 사자 포효 최형우
  8. 8축구협회장 선거, 12월 18일 추진
  9. 9요트 하지민, 레이저급 정상…전국체전 16연패 역사 쓰다
  10. 10부산시설공단 여자핸드볼팀 전국체전 2년 연속 금메달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