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601> 彼是方生

저것과 이것은 동시에 생겨나지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2-27 19:54:45
  •  |   본지 1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저것 피(彳-5) 이것 시(日-5) 바야흐로 방(方-0) 날생(生-0)

해병대 출신들이 자랑스레 외치는 “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다!”라는 구호처럼 사물에서도 “한 번 이것은 영원히 이것이고, 한 번 저것은 영원히 저것이다”라는 명제가 진리로 통할 수 있을까? 사실, “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다”라는 외침도 ‘영원할 수 없다’는 실상을 역설적으로 드러낸 표현에 불과하다. 흥미로우면서도 아찔한 것은 이런 표현이 은연중에 ‘해병대’와 ‘해병대 아닌 것’ 사이에 분명하고도 영원한 경계가 존재한다는 인식을 조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장자’ ‘제물론’을 다시 보자. “物無非彼, 物無非是. 自彼則不見, 自是則知之. 故曰, ‘彼出於是, 是亦因彼.’ 彼是方生之說也.”(물무비피, 물무비시. 자피즉불견, 자시즉지지. 고왈, ‘피출어시, 시역인피.’ 피시방생지설야) “사물에는 저것 아닌 게 없고, 사물에는 이것 아닌 게 없지. 저것에서 보면 알 수 없으나, 앎에서 보면 알 수 있지. 그래서 말하지, ‘저것은 이것에서 나오고, 이것 또한 저것에 말미암는다’고. 이는 저것과 이것이 동시에 생겨난다고 하는 논리지.”

우리의 觀點(관점)은 그야말로 하나의 點(점)이고, 視角(시각) 또한 하나의 角(각)일 뿐이다. 점은 線(선)도 아니고 面(면)도 아니다. 각은 圓(원)이 아닌 方(방) 즉 모에 불과하다. 이는 점의 위치에 따라, 각을 달리함에 따라 얼마든지 달리 볼 수 있고 다르게 부를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사실은 得道(득도)해야, 성인의 지혜를 갖추어야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참으로 일상적이고 상식적인 이 사실을 몰라서, 잊고 있어서 우리는 괴로워하고 걱정하며 부질없이 다툰다. 삶을 허비한다.

‘장자’에서 또 말한다. “因是因非, 因非因是. 是以聖人不由, 而照之於天, 亦因是也.”(인시인비, 인비인시. 시이성인불유, 이조지어천, 역인시야) “옳음은 그름에 말미암고, 그름은 옳음에 말미암지. 이렇기 때문에 거룩한 사람들은 이런 방법에 기대지 않고 하늘에 비춘다네. 이런 걸 ‘있는 그대로에 말미암는다’고 한다네.”

고전학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문 前 대통령 거제 생가 복원키로
  2. 2신세계, 센텀 롯데百 인수…쇼핑·문화·관광 복합타운 만든다(종합)
  3. 3신세계 야외주차장도 복합개발 속도…센텀 유통지형 요동
  4. 4팔만대장경 다시 판각…해인사 50년 대장정
  5. 5“영도 절영초 통폐합 추진 중단하라”
  6. 6고리원전에 가짜 베어링 납품 업체들, 1년째 수사 표류
  7. 7행사 한창인데 벡스코 정전…전력관리체계 도마(종합)
  8. 8“국제신문 살리는 게 지역 민주주의 지키는 일”
  9. 9부산시, 쿠팡 등 3곳 1630억 투자 유치
  10. 10김해 시내버스 개편…장유 등 23대 증차
  1. 1“영도 절영초 통폐합 추진 중단하라”
  2. 2“능인, 경영능력에 의문” 부산국힘 내주 지원안 머리 맞댄다
  3. 3국힘 부정선거론 다시 띄우기…민주 “선동에 열중” 비난
  4. 4李 비판 유시민에 김민석 “대응 불필요”
  5. 5송파 247만 장 검증, 신분확인·촬영요구로 시작부터 차질(종합)
  6. 6대한항공 말흐리기…실체없는 통합LCC 부산 허브
  7. 7국민의힘 곽규택 의원 등 동구 주요 당직자, 북항 돔구장 정부 공모 참여 환영
  8. 8[뉴스 분석] 종교인·언론사주가 국회 권위 훼손…도덕성 논란까지
  9. 9李 대통령 지지율 2%p 오른 46%…조희대 탄핵 반대 45%
  10. 10부울경 광역의회 협력강화 선언 “미래산업 함께 육성”
  1. 1신세계, 센텀 롯데百 인수…쇼핑·문화·관광 복합타운 만든다(종합)
  2. 2신세계 야외주차장도 복합개발 속도…센텀 유통지형 요동
  3. 3행사 한창인데 벡스코 정전…전력관리체계 도마(종합)
  4. 4부산시, 쿠팡 등 3곳 1630억 투자 유치
  5. 5삼성전자 분기 영업익 107조 역대 최대…반도체로만 106조(종합)
  6. 6미분양·빈집 누적…부산 안서도 주택 위기 제각각
  7. 7롯데, 영도대교 복원 인연 축제로 잇는다
  8. 8AI드론으로 참치 찾는 선박 부산 출항
  9. 9가계대출 금리 5% 턱밑…고정형 주담대 사상 첫 5% 뚫어
  10. 10‘덕후 천국’ 부산에 떴다…롯데百 전국 첫 IP 전문관
  1. 1문 前 대통령 거제 생가 복원키로
  2. 2팔만대장경 다시 판각…해인사 50년 대장정
  3. 3고리원전에 가짜 베어링 납품 업체들, 1년째 수사 표류
  4. 4“국제신문 살리는 게 지역 민주주의 지키는 일”
  5. 5김해 시내버스 개편…장유 등 23대 증차
  6. 6본사 비대위·퇴직자, 지광 고소…실질경영자에 ‘체불 책임’ 추궁
  7. 7“대화 거부한 건 대주주…당당하면 왜 국회서 소명 안 했나”
  8. 8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30일
  9. 9기말고사에 EBS 유사 문항, 처음 아니었다
  10. 10검증 체계 없는 유가보조금…줄줄 샌다
  1. 1괜찮을까…모레노호, ‘96라인’·손흥민 모두 품었다
  2. 2마침내…밀워키, 월드시리즈 첫 우승(종합)
  3. 3“AG 환희 잊고…리그 첫 경기부터 승수쌓기 총력”
  4. 4여자프로농구 절반이 女감독
  5. 5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6. 6모레노, 은퇴소동 ‘96라인’ 달랜다…대표팀 내홍 풀까
  7. 7부산시대 2년차 읏맨 “홈팬 응원에 성적으로 보답”
  8. 8밀워키, 창단 58년 만에 WS 우승…5차전서 4-1로 탬파베이 제압
  9. 9경남 생활체육 대축전 30일 개막…3일간 31개 종목 열전
  10. 10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