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603> 片言折獄

몇 마디 말만 듣고도 송사를 처리하다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3-02 19:56:40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한쪽 편(片-0) 말언(言-0) 가를 절(手-4) 송사 옥(犬-11)

아이를 둘로 나누라고 한 솔로몬의 명령에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이 기겁했을 것임은 不問可知(불문가지). 하물며 두 여인은 어떠했겠는가?

그런데 두 여인의 태도는 사뭇 달랐다. 한 여인은 “임금님! 산 아이를 저 여자에게 주시고, 제발 죽이지 말아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반면에 다른 여인은 “어차피 내 아이도 안 되고 네 아이도 안 될 테니, 나누어 갖자!”라고 말했다. 다들 알다시피, 솔로몬의 판결은 이러했다. “산 아이를 죽이지 말고, 양보한 여자에게 주라. 저 여자가 참된 어머니다!”

자, 이제 솔로몬의 판결은 나왔다. 難題(난제) 가운데서도 난제라 할 송사를 단번에 해결해버렸다. 그야말로 電光石火(전광석화)와 같은 一刀兩斷(일도양단)이다. 신하들과 백성은 모두 놀라면서도 두려웠을 것이다. 이렇게 거침이 없이 대담하게 또 지혜롭게 난제를 처리하다니. 솔로몬 이외에 누가 이렇게 할 수 있을까?

‘논어’ ‘顔淵(안연)’편에 공자가 子路(자로)를 두고 한 말이 떠오른다. “片言可以折獄者, 其由也與!”(편언가이절옥자, 기유야여!) “몇 마디 말만 듣고도 옥사를 처리할 수 있는 자, 그건 유(자로)일 것이다!” 자로는 배운 것이 몸에 익을 때까지 우직하게 실행하면서 한 걸음 한 걸음 더디게 나아간 사람으로, 어리석어 보일 정도로 곧고 굳세었다. 그 덕분에 편견이나 선입견이 없이 전체를 한눈에 보는 직관을 길렀다. 그 직관은 몇 마디 말만 듣고도 송사를 공명정대하게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었다.

그러면, 솔로몬은 어떻게 그런 판결을 내릴 수 있었던 것인가? 솔로몬은 親母(친모)를 가리려 하지 않았다. 그건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었다. 아예 관점을 바꾸었다. “孰爲親母”(숙위친모) 곧 누가 친모냐 아니냐가 아니라 “孰可以養”(숙가이양) 곧 누가 아이를 잘 기를 수 있느냐 없느냐로 ‘참된 어머니’를 가리려 했다. 여인 곧 어미의 입장을 버리고, ‘아기의 처지’에서 사안을 본 것이다. 절묘하지 않은가? 그러나 그 절묘함은 열린 눈과 마음이 찾아낸 中(중) 곧 알맞음일 뿐이다. 고전학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은행점포 영업시간 30분 단축…내년 4월부터 9시30분 개점(종합)
  2. 25배까지 뛴 불꽃축제 숙박료…지긋지긋한 ‘바가지’
  3. 3‘부캉이’ 보낸다…29일 선박·워터펌프로 외해 유도(종합)
  4. 4기장의 1/10…부산 북구 참전수당 월 2만 원 ‘서러운 대접’
  5. 5“보조금 심의 결정권자는 나” 부산 중구 부구청장 논란
  6. 6에코델타시티 마을버스…강서 17년 만에 새 노선
  7. 7찜질방·호텔 빈대 출몰에 화들짝…관광도시 부산 이미지 훼손 우려
  8. 8큰 日날 뻔한 韓야구…日 아마추어 상대로 3-1 설욕전
  9. 9방호복·지뢰덧신 살펴보는 국회 국방위원들
  10. 10靑 “北포로 비공개 합의 부인 강력 유감” 우크라에 사과 요구(종합)
  1. 1靑 “北포로 비공개 합의 부인 강력 유감” 우크라에 사과 요구(종합)
  2. 2“BPA, 1년간 1조원대 채권 발행…항만공사 통폐합 강행 땐 빚 전가”
  3. 3“피지컬AI 항만 실증사업, 광양항 아닌 부산항서 해야”
  4. 4李 지지율 2주째 상승 37.9%…양당 지지도 오차범위 접전
  5. 5여야 만난 강신철 국방부 장관 “北 지뢰 확인 땐 상응 조치…은폐 없다”(종합)
  6. 6靑 재제청 요구 거부 조희대 “국감서 밝히겠다”(종합)
  7. 7부산시 ‘도시계획’ 조직개편 여파…시의회 상임위 간 신경전
  8. 8‘인천대 교수 임용 특혜 의혹’ 유승민 딸, 입건없이 10개월째 수사만
  9. 9이재명 대통령 넘어선 민주당 지지율에 분열 확대
  10. 10한동훈 ‘지뢰폭발’ 대여공세 주도…복당론 선긋는 장동혁과 대립각
  1. 1은행점포 영업시간 30분 단축…내년 4월부터 9시30분 개점(종합)
  2. 2부산서 하루 더…오버나잇 크루즈 성황
  3. 3HJ중공업 조선업계 첫 올해 임단협 타결
  4. 4안주고 덜준 보험금, 5년간 1000건 육박
  5. 53년물 국고채 4.1% 돌파…美 금리 급등 여파
  6. 6빚 갚으려고 또 빚…카드론 대환 23%↑
  7. 7“금융위 경험·네트워크로 부산 금융생태계 강화”
  8. 8부산 유주택 신혼 반토막…‘6억 초과’ 보유는 2.5배 급증(종합)
  9. 9시중銀, 부울경 전략산업 금융 확대…지역銀 영역침범 우려도
  10. 10AI로 ‘해상 교통 혼잡도’ 예측한다
  1. 15배까지 뛴 불꽃축제 숙박료…지긋지긋한 ‘바가지’
  2. 2‘부캉이’ 보낸다…29일 선박·워터펌프로 외해 유도(종합)
  3. 3기장의 1/10…부산 북구 참전수당 월 2만 원 ‘서러운 대접’
  4. 4“보조금 심의 결정권자는 나” 부산 중구 부구청장 논란
  5. 5에코델타시티 마을버스…강서 17년 만에 새 노선
  6. 6찜질방·호텔 빈대 출몰에 화들짝…관광도시 부산 이미지 훼손 우려
  7. 7약발 없는 바가지 대책…인센티브·숙박세로 실효성 키워야
  8. 8김해 아이돌봄 대기 5개월…부모 속타네
  9. 9부산대 양산캠 유휴부지, 양산시도 나섰다…개발 TF 꾸려 대응
  10. 10약사 면허 빌려 28억 부당이득…환수 거부에 法 “토해내라” 쐐기
  1. 1큰 日날 뻔한 韓야구…日 아마추어 상대로 3-1 설욕전
  2. 2중국에 두 번 진 이민성호, 이번엔 벼른다
  3. 3수영·탁구·사격 부진…양궁이 ‘금빛 갈증’ 풀어줄까
  4. 4큰 日낸 女핸드볼…결승서 일본 꺾고 8년 만에 우승
  5. 5오상욱 끝냈다…펜싱 男 단체 우승…승마 남동헌, 12년 만에 정상 탈환(종합)
  6. 6안세영, 천위페이도 가볍게 압승…결승 진출
  7. 7K-농구 황금시대…남녀 동반 우승, 3대3도 첫 金(종합)
  8. 8이강인·황인범 활용법 찾아라
  9. 9안세영, 세계 5위 가볍게 압도하며 4강행…사상 첫 2연패 도전
  10. 10[속보]강준이, AG 스케이트보드 ‘금빛 트릭’…한국 사상 첫 金
  • 2026 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
  • 국제골프아카데미
  • 부산국제마라톤
  • 어린이청소년경제아카데미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